[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오바마 집권 2기… 정책 방향은?

입력 2012-11-09 07:55
굿모닝 투자의 아침 2부 - 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앵커 > 오바마 2기의 경제정책 전반에 대해 전망해보자. 가장 관심되고 있는 고용문제는 어떻게 될 것인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고용문제에는 두 가지가 겹쳐 있다. 전체적으로 거시경제 기조를 긴축이냐, 부양이냐로 정하는 것이 하나이고 산업정책이 관련된 문제가 있다.



일단 경기는 계속 부양책을 가져갈 것이다. 1기와 마찬가지로 2기의 거시경제 기조는 경기회복에 무게를 둘 것이다. 그 중 경기는 회복되더라도 체감경기를 개선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물가는 계속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 측면에서 고용문제가 굉장히 중요하다.



고용은 대체로 산업적인 정책 차원에서 잡아간다. 전통적으로 미국은 서비스분야에 경쟁력을 가지고 있지만 고용창출 계수가 높은 전통적인 제조업을 중시하고 수출을 이례적으로 최우선에 두는 거시경제 정책을 펼 것으로 보인다.



또 새롭게 고용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산업, 차세대 산업을 개발해야 한다. 이 분야는 증시전문가들이 많이 이야기한다. 에너지산업이나 자원개발 분야 등을 통해 고용창출 계수를 늘려갈 것으로 보인다. 또 정부만 고용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통화정책 측면에서도 주택시장은 고용창출 계수가 높은 분야다.



계속해서 양적완화 정책을 주택시장에 초점을 맞춰 추진해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고용문제를 개선해 집권 2기 마지막에는 체감경기를 위기 이전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 미국의 거시경제 정책이며 산업정책이다.



지금 주가가 그것을 반영하는 것 같다.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됐지만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여러 요인 중에서도 월가의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냉담한 분위기, 그 중에서도 주식을 많이 가지고 있는 부자들이 조세부담 때문에 그렇게 반응하는 것이다. 집권 2기에는 조세 문제를 상당히 강화할 것이다.



재정적자 문제, 재정절벽 문제가 월가에서 주가를 떨어뜨리는 가장 큰 이슈다. 두 가지 각도에서 잡아갈 것이다. 하나는 법정한도를 확대하는 문제, 이것은 의회와 승인을 거치는 문제가 있다. 공화당이 하원에서 다수를 차지하기 때문에 지금 난항을 보이면서 주가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어쨌든 우리가 이야기하는 공생적 게임 이론을 동원해 정부도 괜찮고 의회도 괜찮으며 국민들도 괜찮은 공생적인 게임 결과를 도출해낼 것이다. 상당한 난항이 예상된다. 그러므로 재정절벽을 줄이기 위해서는 역시 세금문제가 중요하다. 그런 관점에서 부자를 대상으로 버핏세는 불가피하게 신설할 것이다.



이것이 의회의 승인을 거치는 법정한도 확대의 결정적 요인이다. 그리고 극빈층이 오바마 대통령의 당선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므로 극빈층에 대한 지원이 강화될 것이다. 조세정책에서는 소득세 중에서 일정 소득수준 밑으로 갈 때는 오히려 지원해주는 각도에서 부의 소득세가 있다. 부의 소득세가 도입되거나 일부 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집권 2기에는 기업들이 중요하다. 공화당이 전통적으로 친기업 정책을 추진하지만 민주당이 집권 2기를 맞아 고용문제를 해결할 때 GDP 성장률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주역인 기업을 중시할 수밖에 없다. 기업의 왕성한 활동, 창조적 파괴정신 등을 위해 기업의 법인세를 대폭 인하해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정책을 펼 것이다.



앵커 > 이번 대선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내세운 건강보험, 낙태, 이민 정책이 당선에 큰 기여를 했다. 그만큼 큰 변화가 있을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양극화 문제가 심해질 때는 냉정한 자본주의보다는 온정적인 자본주의, 자본주의의 4.0 시대가 이번 오바마 대통령이 크게 이긴 결정적 역할을 했다. 온정적 자본주의는 대선을 향해 가는 우리나라의 세 후보들에게 상당 부분 시사점을 던져줄 것이다.



일단은 헬스케어 확대다. 오바마의 케어라고도 이야기한다. 국민건강보험 같은 것을 미 국민 전역에 확대하는 것이 온정적 자본주의에서 하나의 커다란 수단으로 나왔다. 미국사회에서는 낙태나 동성결혼 문제가 가장 이슈다. 이런 분야에 대해서도 유연한 입장을 취한 것이 이번 선거 결과에 나왔다. 이런 정책은 사회적 안전망 차원에서 계속 밀고 나갈 것이다.



마지막으로 미국이 다시 한 번 부흥하기 위해서는 인구가 중요하다. 그런데 미국의 출산율이 그만큼 따라주지 않고 있다. 과거 부시의 이민정책에서 실패했던 부분은 이민 관련 불법거주 등을 생각해 이민정책에 대해 소극적으로 갔던 것이다. 미국이 다시 한 번 일어나는데 인력이 중요하며 인적 자본이 중요하다는 차원에서 적극적인 이민 정책을 추진할 것이다.



대부분 정치경제학자는 향후 세계경제 질서는 다극화 속에서도 양극화 문제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양 극의 한 쪽은 미국이고 다른 한 쪽은 중국이다. 차이메리카 시대, G2 시대가 전개될 것으로 본다. 향후 세계경제 질서를 어떻게 이야기 하느냐면 양 극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과 미국 간 협력관계가 유지될 때는 세계경기가 회복된다. 갈등 관계에 있을 때는 세계경기가 침체된다고 할 만큼 새로운 지도부가 교체되면 양국의 경제 위상이 앞으로 더 증대될 것이다.



대부분 국가들이 외교정책이나 대외 경제정책의 중심점을 아시아의 중심으로 이동하고 이번에 오바마 대통령도 미국의 집권 2기의 대외 경제정책의 핵심은 과거 전통적인 유럽에서 아시아 중심으로 이동하겠다는 내용을 밝히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는 향후 중국과의 관계 설정에서 견제와 균형에 의해 협력과 갈등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앵커 > 오바마 행정부는 미국의 경제회복을 위해 통상정책 만큼은 종전보다 더 강도 높은 정책을 취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그런 예상이 나오는 이유는 무엇인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집권 2기의 오바마 정부에서는 통상압력 파고가 높아지는 것을 대비해야 한다. 집권 2기에서는 더 이상 연임할 수 없다. 그러므로 강력하게 자기 뜻을 펼칠 수밖에 없다. 그러면 좋은 평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미국의 위상을 다시 한 번 보여줄 것이다.



전통적으로 공화당이 스트롱 아메리카, 스트롱 달러 기조를 보였는데 민주당이 연임해 집권 2기에는 반드시 공화당이 주장했던 내용을 수용할 것이다. 그래서 통상압력의 파고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 중 고용문제는 수출산업 증대, 또 과거에는 효율성 차원에서 해외기업과 제품을 활용했지만 지금은 다소 질과 효율이 떨어지더라도 미국기업의 상품을 사용한다. 이런 자국 중심으로 진행될 것이다. 이런 각도에서 주요 국가, 특히 무역수지 관련해 적자를 많이 기록한 중국과 동아시아 국가 간 통상 마찰은 불가피할 것이다.



그 중 하나가 환율적인 측면에서는 달러 약세, 다른 측면에서는 반덤핑 관세와 같은 것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미국의 이익을 성취하고 미국 위상을 증대시키며 미 국민들의 고용을 자국산업 중심으로 하는 통상정책을 추진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통상압력의 파고는 증대할 것이다.



원달러환율이 그것을 고스란히 반영하며 1080원대로 가고 있다. 국내 외환시장이 자세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오바마 대통령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달러 약세를 유도해왔기 때문에 집권 2기에도 달러 약세 정책은 지속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집권 1기 때는 초기 징후를 보였던 글로벌 환율전쟁이 집권 2기에는 아주 가시화될 가능성이 있다. 왜냐하면 미국의 민주당 정부에서 스트롱 달러 문제가 고용문제보다 우선순위가 밀린다면 결과적으로 다른 국가 입장에서는 반발할 수밖에 없다. 집권 2기의 경제적 측면에서는 재정절벽과 함께 대외적인 측면에서 글로벌 환율전쟁을 최대 난제로 꼽고 있다.



앵커 > 가장 궁금한 것은 오바마 행정부와 우리나라와의 관계다. 2기와 우리와의 관계는 어떻게 보는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우리나라도 12월에 대선이 있다. 누가 당선되든 간에 한미 간 놓여 있는 통상관계를 볼 때 그렇게 큰 통상관계는 없다. 순수하게 한국과 미국일 때는 집권 2기가 되더라도 현 기조에서 그렇게 큰 변동은 없을 것이다.



다만 중국에 대한 여러 가지 통상압력의 파고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관점에서 중간자 차원의 한국은 두 나라의 통상 관계에서 상당 부분 지위가 바뀔 수 있다.



두 나라가 중심이 될 때는 직접적으로 통상압력이나 위안화 평가절상을 재고할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중간자로 활용하는 국가가 있다. 그런 측면에서 한국이 가장 적합한 국가다.



우리와 통상관계에서 큰 현안이 없다고 해도 중국에 대해 위안화 절상이나 한국의 원화 절상을 도모해 국제 무역에 있어서 상호 교역의 원칙, 상호 존중의 원칙 등이 있다. 미국이 중국에 대해 직접적으로 하기에는 마찰로 보일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한국에 먼저 이야기하고 중국에 최종적으로 가져가는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양국 간 통상의 현안 여부와 관계 없이 한국에 대해서는 통상 관계가 정립될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미국과 중국의 갈등 등에서 주도권 싸움이 예상된다. 한미 간 통상 현안과 관계 없이 통상압력의 파고와 원화 절상 압력은 높아질 것이다. 이런 것이 한국이 차기 정부에서 미국과의 관계, 중국과의 관계에서 균형적 관계를 가져가고 수출업체를 중심으로 단순히 통상현안이 아니라 이런 차원에서 대비해나가는 선제적인 기업경영 정책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