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투자의 아침 2부 - 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앵커 > 오바마 대통령의 연임에는 어떤 요인이 작용했는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득표율로 보면 근소한 차이지만 대통령선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선거인단수는 오바마 대통령이 300명 이상, 롬니 후보는 200명 이상으로 예측된다. 상당히 표 차이가 많이 났다. 압도적으로 오바마의 승리가 점쳐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네 가지다. 위기 과정에서 중산층이 밑으로 몰락한 과정에서 민주당의 지지층이 확대된 것이 결과적으로 가장 큰 요인이다. 또 이해관계가 있다고 해도 미 국민들은 마지막까지 선진국민의 의식을 보여줬다. 지금 금융위기가 완전히 극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권 교체가 되면 위기극복의 마지막 과제를 해결할 수 없다.
그래서 마지막 남아 있는 위기극복을 위해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자는 측면에서 힘을 실어줬다. 그리고 선거 막판에 통계조작 문제가 있었지만 미국의 선거결과에서 집권당을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인 경제고통지수에서 물가가 안정되어 있다. 고용통계가 상당히 중요하다. 선거 직전 9월, 10월의 실업률이 7%로 떨어진 것도 결과적으로 오바마 대통령이 승리한 결정적인 요인이다.
마지막으로 온정적 자본주의다. 이는 중하위 계층에 대해 건강보험이나 이민, 낙태, 부자에게 증세를 해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온정적 자본주의에 기초한 선거전략이 승리한 것이다. 이것이 압도적으로 승리한 배경이다.
집권2기 오바마 대통령의 가장 큰 과제는 당선 수락 연설에서도 가장 먼저 언급한 것이 남아있는 금융위기 과제를 극복하는 것이라고 했다. 금융위기 극복은 당초 예상보다 상당히 빠른 것이다.
이번 오바마 대통령의 당선도 일부에서는 금융위기 극복이 잘 안됐기 때문에 오바마의 당선을 점치는 시각이 부정적이었지만 선거 결과로 보면 금융위기 극복이 당초 예상보다 상당히 빠르지 않았느냐는 대목에 표를 던진 것으로 본다. 국제 시각에서 보면 금융위기를 유동성 위기, 시스템 위기, 실물경제 회복의 3단계로 본다. 이는 7부 능선을 지나간 것으로 본다.
남아있는 3부 능선에 대해 다 극복되지 않았느냐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당초 예상보다 빨리 극복했으면 그만큼 재정지출이 많아 적자나 국가채무가 누적된 것이고 돈이 많이 풀리면 물가는 안정되어 있지만 어딘가에 돈이 잠복되어 있기 때문에 물가의 기대심리가 상당히 높은 상태다. 이런 후유증을 처리하는 것을 보통 출구전략이라고 이야기한다.
출구전략과 남아 있는 극복과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마지막 3부 능선이 굉장히 어렵다. 고지를 점령할 때 7, 8부 능선은 비교적 쉽게 가지만 고지가 가까워질수록 힘들어진다. 바로 그 이야기에 해당된다. 남아 있는 3부 능선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많은 힘이 들 것이다.
앵커 > 금융위기에 이어 민감한 것은 재정적자와 국가채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다. 재정절벽이 오바마 대통령의 가장 큰 약점이라고 언급됐던 부분이다.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될 때는 증시나 경제적 측면에서 상당히 도움이 된다고 언급하면서도 결국 재정절벽 문제를 어떻게 해소할 것이냐에 대해 언급했다. 특히 어제는 오바마 대통령이 버냉키를 임명하고 통화정책 측면에서는 순조롭게 간다고 해도 재정절벽 문제가 관건이라고 언급했다.
그런 것을 오늘 미국증시에서 고스란히 반영한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되기는 했지만 재정절벽 문제가 불거지면서 오늘 비교적 미국의 주가가 많이 떨어졌다.
이론적 근거로는 이렇다. 오바마 대통령은 재정적자나 국가채무 문제에 대해 크루그먼 독트린을 추구한다. 이는 롬니가 선거 전략에 실패했던 부분이다. 어려울 때 긴축을 하면 더 어려워지지 않느냐, 특히 없는 사람이 더 어려워지지 않느냐는 각도에서 성장과 경기부양을 주장했던 오바마 대통령, 민주당의 선거전략이 표를 많이 얻는 것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재정정책을 강구하는 행정부 차원에서는 크루그먼 독트린대로 성장을 통해 경기를 부양한다면 재정절벽 문제가 해소될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법정 한도를 확대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법정한도를 확대하는 문제는 결국 의회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하원은 어떨까. 하원에는 공화당이 많다. 이를 통해 미국의 견제와 균형 원리가 잘 지켜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오바마 정부의 집권 2기를 맞아 최대 과제가 되고 있는 법정한도의 확대 문제에 대해서는 공화당이 다수를 차지한 하원의 결정적인 협조를 얻어야 한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박빙을 치르는 과정에서 공화당과 민주당 사이의 골이 깊어진 측면이 있다. 이런 점을 우려해 결과적으로 의회, 특히 하원의 승인을 얻기는 힘들지 않겠느냐는 각도에서 주가가 반응했다.
앵커 > 오바마 정부가 직접 관장할 사안은 아니지만 통화정책은 어떤 기준을 세울 것인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재정절벽 문제가 미국의 하원에서 승인이나 협조를 얻기 힘들다고 본다면 버냉키 의장은 남아있는 위기극복이나 경기회복을 위해서는 통화정책에 더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런 상황이 당분간은 지속될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흔들리고 있는 버냉키 의장, FRB의 권한에 대해 확실하게 의지를 표명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FRB는 미국의 연방준비제도 이사회의 통화정책을 관장하는 주무 부서다. 여기에 대한 역할을 보다 강조하고 관련된 친 오바마의 인사를 많이 배치시키지 않겠느냐는 쪽으로 가닥이 잡혀가는 상태다.
버냉키 의장은 본인의 의사와 관계 없이 2014년까지 기한이 되어 있기 때문에 그때까지는 충분히 버냉키의 임기가 보장되어 확실하게 역할을 하도록 오바마 정부가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FRB 통화정책에는 두 가지 기조가 있다.
하나는 초저금리를 유지하는 통화정책 기조다. 이는 대체로 집권 2기 동안 계속 유지되지 않겠느냐. 지금은 2015년으로 되어 있지만 그것을 연장시킬 것으로 본다. 또 한 가지는 계속 돈을 푸는 양적완화 정책에 대해서는 이미 무기한 양적완화 정책을 열어놓고 있지만 양적완화 정책에 대해 계속 의존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다.
앵커 > 현재 양적완화 정책을 그대로 이어간다면 글로벌 환율전쟁이 더욱더 거세질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들이 많다. 환율에 대해 어떻게 보는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어제 국내의 외환시장에서 고스란히 보여줬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한국의 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환율 1090원이 붕괴되어 1085원으로 원화 강세, 미 달러 약세의 모습이 고스란히 전개되고 있다. 통화정책에 보다 의존하고 금리를 더 이상 내릴 수 없는 상태에서 양적완화 정책을 펴면 달러 공급이 그만큼 증가한다.
사실상 오바마 대통령 입장에서는 집권 1기의 출범 초기에도 고용창출, 위기극복을 위해 수출이 중요하다고 해서 달러 약세 정책을 은근히 유지해왔다. 집권 2기의 남아있는 과제를 위해서는 전통적으로 경기를 부양시키고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수단이 없는 상태에서 결과적으로 달러 약세를 더 유지할 수밖에 없다. 돈을 풀더라도 풀린 돈을 환수하지 않는 태환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양적완화 정책으로 풀린 돈을 환수하지 않는 태환 정책으로 간다면 미 달러 약세는 불가피할 것이다. 브릭스 국가를 중심으로 집권 2기에 이 정책에 대해 어떻게 반응할 것이냐의 문제가 향후 글로벌 환율전쟁의 지속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본다.
앵커 > 투자자 입장에서는 월가의 정책에 가장 관심이 간다. 어떻게 예상하는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월가 정책에서 주가는 우호적이다. 그러나 제도나 금융의 도덕성 문제는 비우호적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선거인단 수에서 압도적으로 당선되다 보니 월가의 반응은 상당히 냉담하고 주가가 오늘 300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미국의 주가를 끌어올리는 측면에서는 오바마 대통령도 우호적으로 갈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경기부양 수단이 제한된 상태에서는 주가를 올리고 부동산을 올려 소위 부의 효과에 의해 추가적으로 경기를 살려야 한다.
그러나 월가의 금융인에게는 도덕성을 강조하고 월가가 지나치게 탐욕이나 금융사의 이익을 위해 여러 가지 복잡한 파생금융상품 등을 쓰는 부분에는 규제하는 볼커룰을 바탕으로 한 단일금융권은 그대로 추진하고 정책이 되도록 상당히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 위에서 활동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자유롭게 인정한다고 해도 주가가 올라가는 부분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지 않는다고 해도 인프라 측면, 금융인의 도덕성이나 제도적 측면에서는 상당 부분 제도의 틀을 바꿔나갈 것으로 보인다. 마켓 위에서 활동하는 사람은 자유롭게 하되 그것을 관장하는 공정한 게임의 룰 역할을 하는 제도는 상당히 강화되어 향후 증시 방향에 대해서는 이중적 태도를 보일 것이다.
앵커 > 단일금융개혁법을 계속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월가의 반응이 더 냉담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월가의 금융인들은 제도적 틀이 가장 중요하다. 증시는 플레이어들의 모습이고 월가의 금융인은 그렇다. 증시정책과 관련해 선거가 진행될 때 공화당의 롬니에 대해 전통적인 우호, 지지 발언을 한 것도 그런 측면이다. 공화당의 전통적 지지층은 부자계층, 월가의 금융인, 기업인이다. 그러다 보니 공화당이 집권하면 친 월가정책, 친 기업정책을 추진할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롬니가 패배를 하고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온정적 자본주의, 자본주의의 4.0 시대를 열고 있다. 결과적으로 월가의 금융인 입장에서는 제도적 측면에서 목을 맬 수밖에 없다. 그런 측면이 오바마 대통령이 큰 선거인단 표수로 당선됐음에도 불구하고 월가가 비교적 냉담한 반응을 보이는 요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