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찬의 대한민국 부동산을 말한다] 1편. 투자 마인드 ‘심리학적 관성의 법칙’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투자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분석은 무엇일까?
인구추이, 가계부채, 미분양 재고율 등 면밀한 기술적 통계 분석일까?
아니면 정책정보, 현황조사, 거래량 분석등 일까?
개인적인 소견으론 개개인의 사람이 구성원인 투자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심리적 요인이 아닐까 싶다.
다수의 심리와 소수의 심리를 토대로 시장은 누군가가 선점하고 다른 무리들은 추격하는데 이와 같은 선점과 추격의 반복 속에서 시장은 움직이고 변해가는 것이다.
빠르게 달리던 차가 멈추면 우리의 몸이 앞으로 쏠리는 현상을 물리학에서는 관성의 법칙이라고 한다. 자기의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려고 하는 관성의 법칙은 심리학에도 고스란히 적용된다. 예를 들면 현재의 심리 상태나 현황이 향후에도 계속 지속될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이 그것이다.
예로 과거 4년 전 많은 부동산 전문가들이 지방 아파트의 향후 전망에 대해서 부정적인 시각을 비추면서 추가 보유하지 말고 팔아야 하며, 매도 후에는 가급적 서울과 수도권으로의 진입을 시도하라고 강조했었다.
그랬던 지방과 수도권 시장은 지금 어떠한가?
위와 같은 전망 이후 지방 아파트는 유례없는 최대 급등기를 맞이했고, 서울과 수도권 부동산 시장은 곤두박질치고 말았다.
도대체 왜 많은 전문가들은 지방 부동산이 바닥을 다지고 대세 상승기로 향하는 초입에서 매도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심리적 관성의 법칙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당시 지방아파트의 경우 약 5년 간 바닥권을 기고 있었고, 5년이라는 기간 동안의 바닥권 횡보는 향후 시장도 계속될 것이며, 반등하기 힘들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을 심어주었던 것이다.
또 다른 예를 보자.
2007년 10월 코스피는 역대 최초로 2,000 포인트를 돌파했다.
그러자 여러 굴지의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앞다투어 장차 코스피는 3,000 포인트를 향해서 올라갈 것이라는 리포트를 발표하였고, 각종 언론들은 연일 지속되는 펀드(Fund) 수익률의 고공행진을 토픽 기사로 보도했다.
그리고 이에 힘입어 개인들의 종자돈과 쌈짓돈은 사상 최대 규모의 펀드 투자금으로 변모하여 금융시장으로 밀물처럼 몰려 들어갔다.
그리고 정확히 1년 후, 3,000을 간다던 코스피는 900 선 밑으로 무너졌다.
꼭지에서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은 생전 경험하지 못한 투자 손실에 당황하였다. 수천 수억을 투자한 펀드 계좌는 반토막 또는 그 이상의 손실로 여러 투자자의 눈을 의심케 했다.
그런데 잘못된 예측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코스피가 900선이 무너지자 불과 1년 전 3,000 포인트를 운운하던 전문가와 증권사들은 코스피가 어쩌면 600 포인트까지도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하였고, 그 시점에서 개인들은 남은 투자금이라도 회수하고자 썰물처럼 펀드를 환매하였다.
그리고 코스피는 600은 커녕 900선 인근에서 바닥을 다지고 견고하게 반등하여, 현재 1,900선에서 횡보 중이다.
본 사례에서 우리는 크게 2가지의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첫째, 현재의 시장이 호황이면 향후에도 계속적인 호황이 지속될 것이라는 믿음, 또는 그 정반대의 상황처럼 우리는 현재와 미래를 혼돈한다는 점과
둘째, 고점에서는 호재성 기사가 만발하고, 바닥권에서는 온갖 악재성 기사와 추측이 난무하여 고점매수와 저점매도를 부추긴다는 점이다.
당신이 투자 시장에서 영원히 발을 떼지 않는 한 위 두 가지 깨달음 없이는 어떠한 수익도 지속될 수 없다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한다.
우리의 투자 시점은 눈에 보이는 현재이지만 우리의 베팅은 보이지 않는 미래에 거는 것임을 명심하라.
현 시점의 단순한 현황중계를 마치 미래의 예측과 전망인양 착각하는 그 고정관념의 사슬을 끊어야 비로소 진정한 미래를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
<박병찬 (주)리얼피에셋(www.realp.co.kr)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