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일부 증권사들이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지나치게 높게 책정해 막대한 이익을 남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자율이 낮은 다른 증권사 보다 2배나 높은 이자를 받는 곳도 있는데, 이쯤되면 증권사가 사채사업을 한다 해도 할말이 없게 됐습니다.
박영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직장인 김모씨는 최근 신용주식 매매를 했다가 큰 낭패를 봤습니다.
생각보다 높은 이자율에 당황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 김 모씨 / 개인투자자>
"지금 거래하고 있는 증권사의 수수료가 저렴해서 거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신용대출도 수수료가 저렴한 줄 알고 거래를 했지만 나중에 알고보니 수수료가 비싸 당황스러웠습니다"
한국경제TV가 증권사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조사한 결과 증권사별로 최대 2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개인투자자들이 급하게 자금이 필요해 15일을 기준으로 신용주식 매매를 했을 때 키움증권과 KTB투자증권, 아이엠투자증권은 12%대의 고금리를 적용합니다.
이자율 적용 방식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상당히 높은 금리입니다.
키움증권은 올해 4월부터 6월까지 3개월간 신용거래융자 이자수익으로만 88억원이 넘는 이익을 챙겼습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의 78%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이밖에 고금리를 받는 다른 증권사들도 상당한 금액의 이자수익을 챙기고 있습니다.
수수료 수익 감소와 주가 하락 등으로 최근 증권사 실적이 크게 악화되자, 많은 수익을 신용이자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고금리를 받고 있는 증권사에 금리 산정 이유를 물었습니다.
<인터뷰 - 증권사 리테일사업부 관계자>
"따로 별다는 이유는 없어요. 이율이 이렇게 책정된거고요. 저희는 5천만원 이상하면 11.3% 정도 이율이 적용됩니다"
이처럼 뚜렷한 기준 없이 일부 증권사들은 고객들을 상대로 이자마진을 높이기 위한 영업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어려운 시장 상황 속에서 새로운 상품 개발 등 자구 노력보다는 이자수입 늘리기에만 급급한 증권사들.
영문도 모른 채 고금리를 내고있는 투자자들의 시름만 깊어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박영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