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말로만 '세계화'

입력 2012-11-05 17:00
<앵커>



국내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은행들의 해외진출은 이제 피할 수 없는 숙제가 됐습니다.



하지만 앞다퉈 해외로 나가고는 있지만, 그 내용을 들여다 보면 여전히 우물안 개구리에 불과합니다.



보도에 김민수 기자입니다.



<기자>



올해 상반기까지 국내은행 11곳의 해외영업점 수는 134개.



금융위기 이후 그 수가 급격히 줄었지만, 은행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면서 최근 몇년새 다시 늘고 있습니다.



해외영업점 수는 늘고 있지만 그 성적표는 초라하기 그지 없습니다.



134개에 이르는 국내은행 해외영업점의 총자산은 여전히 은행들의 전체 자산의 4%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수익성도 마찬가지입니다.



오히려 해외에서 내는 이익은 줄었고, 수익성 지표도 악화되고 있습니다.



교포나 국내기업들을 상대로 손쉬운 장사만 하다보니 현지화도 뒷전입니다.



은행들의 국제화 수준을 나타내는 초국적화 지수는 계속 4등급에 머물고 있습니다.



경쟁력이 떨어지다보니 국내 대기업들도 해외에서는 국내은행들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철마다, 때마다 외풍에 흔들리는 은행 CEO들의 불안정한 임기도 전략적인 해외진출을 가로막는 요인입니다.



<인터뷰> 서병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



"도매영업을 하기에는 국내 대기업들이 너무 글로벌화 돼서 국내은행을 이용하지 않는 형편이고, 소매금융을 하려면 현지 소매은행을 인수합병해야하는데 CEO들의 연속성이 없다보니 그런 큰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상황이다."



감독당국이 너무 은행들의 단기적인 수익성이나 리스크 관리에 치중하면서, 은행들의 전략적인 투자가 어려워진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국내은행들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합리적이고 합법적인 투자에 대해서는 문책을 받게 하지 않는 등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민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