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동통신사들이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대표적인 혜택 가운데 하나가 바로 마일리지 서비스인데요.
제도 도입이 10년이 지났지만 사용법이나 혜택에 대한 정보가 턱없이 부족해 소비자들이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성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7년째 한 통신사 휴대전화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20대 직장인 김혜인 씨.
얼마 전 그동안 쌓인 마일리지 포인트로 사은품을 받기 위해 홈페이지를 방문했다 황당한 일을 겪었습니다.
숨바꼭질하듯 한참을 검색한 끝에 관련 페이지를 찾았지만 사은품은 극히 일부에 불과했고 이마저도 상품 정보가 전무해 사은품 선택에 애를 먹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혜인(23) 서울 강남구
"마일리지 포인트를 사용하려고 KT 홈페이지에 들어갔는데요. 찾기가 힘들뿐더러 구체적인 상품정보도 없어 너무 당황스러웠어요."
답답한 마음에 고객센터에 연락했지만 담당 직원도 모르긴 마찬가지입니다.
<인터뷰> KT 모바일 고객센터 관계자(음성변조)
"올레닷컴 사이트 상에서 지금 조회가 안 되는 것 같은데요. 잠시만 기다려 주시겠습니까 고객님. 지금 조회가 안 돼서요. 제가 다른 부분으로 확인하고 있는데요. 이 부분 확인하고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이 통신사는 올해 초 마일리지 서비스의 단점을 보완해 '올레클럽'이라는 새로운 멤버십 제도를 마련했습니다.
자연히 기존 마일리지 제도 가입은 불가능해졌고 관리도 부실해졌다는 게 통신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입니다.
올레클럽 가입자(434만 명)가 마일리지 고객(820만 명)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상황에서 신규 서비스 알리기에 집중한 나머지 기존 고객들의 편의를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성민 기자> smjlee@wowtv.co.kr
"마일리지 서비스와 관련된 고객들의 불만은 비단 앞선 KT 사례에 그치지 않고 최근 들어 부쩍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통신사들은 고객들에게 통신요금 가운데 일부를 포인트로 전환해 쌓인 마일리지 만큼 혜택을 주고자 LG유플러스(1998, ez포인트)를 시작으로 KT(2000, 마일리지 포인트)와 SK텔레콤(2003, 레인보우 포인트)이 경쟁적으로 관련 서비스를 잇따라 출시했습니다.
하지만 해마다 바뀌는 통신 정책 탓에 제도 도입 10년이 지난 지금, 마일리지 사용량은 급격히 줄었고 올해 상반기 통신 3사의 평균 이용률은 5%에도 못 미쳤습니다.
통신사들의 이같은 무관심 속에 홈페이지에는 하루가 멀다 하고 마일리지 관련 혜택과 사용법을 묻는 소비자들의 질문공세가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의 불만 사례가 급증하자 시민단체들은 방송통신위원회에 마일리지 제도에 대한 개선을 요구할 예정입니다.
<인터뷰>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국장
"이동통신 3사는 독과점 상태에서 막대한 수익을 거둬들이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들의 편익을 최대한 보장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엉터리 마일리지 제도로 국민들의 편익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가입자 유치를 위한 마케팅 비용에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이고 있는 사이 정작 소비자 혜택 증진을 위해 마련된 마일리지 제도는 조금씩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이성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