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이슈 엇갈려..방향성 지켜봐야"

입력 2012-11-01 08:03
굿모닝 투자의 아침 2부 - 외신 브리핑



김희욱 전문위원 > 10월의 마지막 밤을 보내고 있는 월가에서 태풍 피해가 속속 집계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태풍에 대해 여러 가지 평가들이 나오고 있다. 워낙 미국은 땅덩어리가 크고 이번에 태풍 피해를 받은 뉴욕, 뉴저지주는 우리나라 국토보다도 크기 때문에 집계하는데도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다.



월가의 일부 금융사들도 전산망에 조금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따라서 아직까지는 마음을 놓기 이르다. 하지만 4거래일 만에 열린 미 증시는 오늘 그래도 선방해줬다는 것은 약간의 불확실성 해소에 도움이 됐다.



오늘 미국에서 여러 가지 뉴스들이 뒤엉켜 나왔는데 가장 흥미를 끌 만한 애플과 관련된 내용을 살펴보자. 포츈지는 태풍 샌디로 이번 주 수요일에 처음 개장한 뉴욕증시는 당연히 여러 날씨 이슈들이 뒤엉켜 복잡한 하루였는데 이 가운데 애플의 주요 경영진 교체 소식에 애플의 주가가 급락한 것은 물론이고 기술업종 전체의 투자자들은 매수를 망설이는 분위기였다.



이번 애플의 대규모 인사는 1997년 애플에서 해고되었던 스티브 잡스가 애플로 다시 컴백하면서 당시 CEO를 갈아치웠던 사건 이후 가장 큰 인사였다. 스티브 잡스의 동료이자 후계자가 된 현 CEO 팀 쿡은 모바일 소프트웨어 본부장과 영업총괄 책임자를 해임한다고 밝혀 본격적인 팀 쿡 리더십에 시동을 걸었다.



포츈지는 이 배경으로 지난 애플의 3분기 실적 결과가 두개 분기 연속으로 예상치에 미달하는 성장을 냈던 점, 애플의 중국 판매망 확보가 점차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 경질된 영업총괄 임원에 대한 자질 문제가 누차 거론되었다. 그리고 스티브 잡스가 죽기 바로 전날 공개된 애플의 음성인식 서비스 시리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는데 그 이후 이렇다 할 개정판이 나오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광고 컨셉에 대한 의견이다. 지난 올림픽 기간 애플은 그동안의 상징이었던 기발한 광고를 내지 못했고 팬들은 이에 실망했다고 한다. 반면 라이벌인 삼성전자는 애플을 풍자하는, 하지만 법적으로 유머 정도로 용인될 수 있는 절묘한 후광효과를 톡톡히 받았다는 설명이다. 애플 임원진 경질에 삼성이 기여를 했다.



또 이번에 나온 지도 서비스에 대한 평가도 안 좋았는데 이를 두고 사과 발표를 하느냐, 마느냐에 대해 내부에서 의견 일치가 없었다고 한다. 보통 한 기업이 상승 무드를 탈 때가 있고 반대로 사세가 위축될 때가 있는데 요즘 애플은 삼성전자와의 소송전에서도 역전패를 당할 수 있는 분위기로 반전되었으며 줄줄이 나온 신제품들도 혁신을 강조해온 애플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평가를 받은 것이 거의 없다.



게다가 주가도 요즘 추가로 오르는 것에는 회의적이라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이런 삼중고, 사중고에 의한 깜짝 인사로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하겠다.



가치투자의 대가 워렌 버핏에 대한 내용을 파이낸셜 포스트를 통해 보자. 오랜만에 언론에 모습을 드러낸 워렌 버핏과 그가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는 미국 주택시장 회복의 대규모 투자를 위해 브룩쉴드 에셋 매니지먼트라는 자산관리 회사와 조인트 벤처 투자를 발표했다.



워렌 버핏은 현재 저금리, 저재고량, 저가격이라는 3저 요소가 미국 부동산시장 반등을 강력하게 이끌어나갈 것이라며 기대감을 피력했다. 그는 지난 미 부동산 경기침체 기간을 70년래 최악의 사태였다고 회상하면서 앞으로 미국에는 심각한 부동산 재고부족 사태가 일어날 것이므로 이에 대처하는 차원에서 부동산시장과 주택건설에 캐나다 기업 브룩필드와 함께 투자하겠다고 발표했고 이 기업의 주가는 2%대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물론 수요공급의 간단한 원리에 따라 부동산이 움직인다면 얼마나 쉽겠는가. 하지만 우리나라 부동산시장이 살아나려면 인구 구조 등 여러 가지 복잡한 이론들이 많이 얽혀 있는 상황이다.



유럽 소식을 AFP 통신을 통해 보자. 분명히 24시간 전에 그리스 총리 안토니오 사마라스가 트로이카 실사단과 그리스 긴축안의 협상이 타결됐다고 기자회견을 한 내용을 언급했었는데 이 발표가 나간 후 몇 시간 만에 독일 재무장관은 인터뷰를 통해 그리스 긴축안에 많은 진전이 있었다고는 들었지만 아직 그리스 정부와 트로이카 3자 간 협상이 완전히 타결된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리스 정부측 발표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현지시간으로 수요일 컨퍼런스 콜을 가진 유로존 재무장관들로 구성된 유로그룹 측도 역시 이 같은 그리스 긴축협상 타결에 대해 부인했고 이에 대해 그리스 재무장관은 지금 이럴 시간이 없다. 그리스는 빨리 구제자금을 수용하지 않으면 디폴트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거의 자해공갈 수준이고 여기에 대해 장 클로드 융커 의장은 그리스가 먼저 긴축안을 완성해 다음 번 시한으로 설정된 11월 11일 전에 협상을 마무리짓기 바란다며 촉구했다.



앞으로 얼마나 이런 뒤집기를 지켜봐야 할지 안갯속이지만 그리스 상황은 정부 발표조차 믿을 수 없는 지경이 됐다. 앞으로 그리스 정부 발표는 쳐다보지 않을 예정이다. 이것 또한 불확실성의 연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