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증시특급 1부-글로벌 마켓 NOW>
김희욱 전문위원 > 명절 주간과 미국의 대선이 가까울 때 우리증시가 좋았던 적은 거의 없었다. 어제 나온 리포트를 보니 최근 우리증시의 널뛰기 상황은 바로 미 대선이라는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외국인에 의한 것이라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번 외신에서 이번 미 대선은 수조 달러짜리 대형 이벤트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미국이 이라크전을 하면서 지출한 비용이 4조 달러 정도이니 지금 상황은 이라크와 미국이 서로 선전포고를 하고 있었던 그 당시의 불확실성과 맞먹는다고 생각하면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이제는 오바마와 롬니의 대통령선거가 태풍의 눈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 태풍은 지났지만 본격적인 태풍이 다시 오고 있다. 어제는 경제적 관점에서 분석했지만 오늘은 정치적이고 종합적인 측면에서 로이터통신을 통해 해석해보자.
미국 동부를 강타한 이번 초대형 태풍 샌디의 인명피해와 피해 규모가 속속 집계되고 있는 가운데 오바마와 롬니, 양 후보 진영은 대선을 9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갑자기 등장한 태풍이라는 막판 변수에 긴장하고 있다. 사회과학자들은 지난 1992년 대통령선거 직전에도 이번처럼 태풍 앤드류가 미 서부를 강타하면서 피해규모가 엄청났을 때 위기대처 능력이 무능했고 진정성이 부족했다는 평가를 받았던 당시 현직 대통령 아버지 부시에 대해 연구했다.
태풍을 계기로 빌 클린턴 후보의 지지율이 반전드라마를 펼치면서 결국 아버지 부시는 낙마했고 빌 클린턴이 대통령에 당선됐던 사례를 가지고 자연재해가 선거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 왔는데 이번 태풍은 야당 후보인 롬니보다는 현직 대통령인 오바마 후보에게 선거 막판 가장 큰 도전이 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앞서 언급한 사례를 그대로 따르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쓸 것이라는 분석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감성 대통령이라는 별명이 붙어 있고 극적인 이벤트에 강한 사람이다. 대피소에 방문한 오바마 대통령이 사람들과 손을 잡고 어깨를 두드리면서 격려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똑같은 액션도 오바마가 하면 휴머니즘과 감동이 느껴진다.
반면 롬니 진영은 고민이 많다. 따지고 보면 태풍이란 자연재해인데 이를 어떻게 자신들의 선거전략에 이용해야 할까, 현 정부를 비판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일단 본인들도 팔을 걷어붙이고 피해 주민들과 스킨십을 하면서 오바마 대통령의 휴머니즘을 흉내라도 내려고 노력하고는 있다. 그러나 사진을 보면 느낌이 오바마와는 많이 다르다. 이번 선거와 관련해 태풍을 정치적으로 해석해 보자는 움직임이 미국에서 활발하게 일고 있다.
이와 관련된 컬럼에서는 이번 태풍 샌디가 미 대선에 영향을 미칠 다섯 가지 변수를 체크포인트로 제시하고 있다. 컬럼니스트 겸 사회학자의 분석 중 첫 번째는 최근 지지율이 오바마를 막 따라잡으려는 찰나에 있었던 롬니는 이번 지지율 추월 모멘텀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
두 번째, 앞으로 비상사태를 진화하기 위해 여러 활동들이 부각될 오바마 대통령은 원초적인 호재가 될 것이다. 세 번째, 현재 정전된 가구가 많은데 각 후보들의 마지막 TV 광고에도 지장이 있을 것이다. 미국은 TV 토론이나 TV 광고도 상당히 영향이 큰데 정전이 되어 TV가 안 나오면 이것이 영향이 있을 수 있다.
네 번째, 먼저 실시된 부재자 투표의 경우 주로 태풍 영향권 밖에 있는 주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여기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다. 다섯 번째, 민주당의 투표 독려 캠페인 영향력에 지장이 있을 수 있다.
전문가들이 바라보는 태풍과 미 대선을 제외하고 현재 표심이 느끼는 것은 어떤지 살펴보자. 이번 태풍이 미 대선에 미치는 영향이 어떨 것인가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니 오바마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32.1%, 롬니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16.9%다. 투표율만 떨어뜨릴 것이라는 의견은 27.9%, 아무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23.5%였다. 대체적으로 현직 대통령인 오바마에게 수혜가 될 것으로 본다. 미국은 우리나라와 다르게 선거인단에 의한 대의원 투표방식을 취한다.
이런 대의원 투표방식이 더 공정할 수 있는 것이 우리나라의 경우 만약 대선을 목전에 두고 태풍이 겹쳤다면 피해가 집중된 지역이 경상도이냐, 전라도냐, 충청도냐에 따라 각 후보의 운명이 엇갈릴 수 있다. 그런데 미국의 경우 대풍피해가 큰 주든, 운 좋게 비켜간 주든 비슷한 비율로 선거인단이 짜여 있기 때문에 오히려 지역 편중 리스크는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우리나라 증시는 개장을 35분 앞두고 있다. 오늘 미국이 또 한번 닫혔기 때문에 유럽증시 마감브리핑을 AFP 통신을 통해 보자. 실적호조와 그리스 협상 타결 소식에 유럽이 반등했다.
어제의 경우 여러 악재들 속에서 유럽증시와 유로화의 하방 지지가 견조하다는 것을 대체로 확인한 하루였다면 오늘은 다시 도이치 뱅크와 BP사 등 대형 경기민감주의 실적 호조와 그리스에서 아직 의회 표결이라는 또 다른 산을 넘어야 하지만 일단은 채권단과 긴축조건 협상이 타결됐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대내외 호재로 유로존이 모처럼 의욕적인 반등을 나타냈다는 내용이다.
자세한 지수가 크게 중요하다고 보지는 않는다. 영국, 독일, 프랑스 각각 1% 상승률을 기록했고 어제 구제자금이 아직도 필요없다고 말해 또 한번 미움을 산 스페인지수도 1.36 반등에 성공한 것으로 나온다.
우리나라 개장 준비에 있어 오늘은 외국인들이 어떻게 나설까. 어제의 순매수 전환을 기쁘게 받아들이는 사람이 많은데 외국인들은 대외 환경에 따라 능동적으로 움직인다. 유로달러 환율을 보자. 오늘도 미국은 모든 것이 멈춰있으니 MSCI 한국지수 등도 쉬고 있다. 유로달러 환율의 코스피지수와의 동조화는 여러 차례 언급했었고 어제는 후반으로 갈수록 상승 탄력이 줄어들면서 우리나라 증시도 힘이 빠졌는데 오늘 현지 사정 때문에 거래가 잠시 멈췄다가 유럽증시 반등과 함께 갭상승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우리증시는 오늘 하루 더 반등 시도를 기대해도 나쁘지 않다.
유로 강세, 달러 약세가 환율에는 부담이 되지만 그래도 오늘 이것을 이겨내고 반등 시도를 해 1900선에 완전히 올라탈 수 있도록 기대해야 한다. 참고로 오늘 밤 미 증시 수요일장은 정상적으로 개장한다는 발표가 있다. 오늘 반등을 하면서 잘 넘어가면 오늘 밤에 진정한 승부가 가려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