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펀드 몰아주기 '여전'

입력 2012-10-31 16:18
<앵커>



계열사로 펀드 판매를 몰아주는 대형 금융회사들의 관행이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보다못한 금융당국이 펀드 판매 비중을 직접 규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금융사들은 운영 자율권을 해친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김종학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에 위치한 한 대형은행 지점입니다.



펀드에 가입하기 위해 상품을 추천해달라고 하자, 계열 운영사 펀드부터 내놓습니다.



<인터뷰> 은행 펀드판매 직원



"□□은행에서 판매하는 연금 펀드가 대표적으로 나와있고요. OO것도 있는데 OO는 런칭된지 얼마 안돼서 그닥 찾으시는 분이 없으세요. 문제는 이것은 전환이 가능한데 OO것은 전환형이 아니에요"



그룹 내 운용사를 보유한 다른 은행지점을 방문해도 마찬가지입니다.



금융투자협회 공시를 보면 판매사 가운데 계열사 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90%가 넘는 업체도 있고, 은행계열의 경우 10조원이 넘는 자금을 몰아 준 곳도 있습니다.



금융당국이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을 공시하도록 하고, 비계열사 펀드도 함께 권유하도록 개선조치를 내놓았지만 기존 관행이 유지되고 있는 것입니다.



계열사 위주의 펀드 판매가 금융투자업계 시장 침체에도 한 몫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조정실장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이 굉장히 높습니다. 70%, 80%, 90%되는 곳까지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 이런 것을 자율규제나 시장규율로 규제해왔는데, 지금까지 시장에 잘 작동하지 않았다"



<브릿지-김종학 기자>



"은행권을 중심으로 그룹내 운용사 펀드를 판매하는 관행이 끊이지 않자, 금융위가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을 50% 이하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금융당국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형은행과 증권사를 둔 운용사들은 볼멘 소릴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자산운용사 관계자



"감독당국이 규제한다고 수익률 안좋은 상품을 고객이 사는 것 아니다. 가장 좋은 수익률을 내는 상품이 있고, 고객들이 선택을 하고싶어하는 상품이 있어도 계열사 상품이라는 이유만으로 판매사 직원들이 추천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소비자를 보호해야한다는 금융당국의 시각과 금융회사의 자발적 운영을 저해한다는 업계 시각이 맞서면서 펀드 판매 규제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경제TV 김종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