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구제금융 '고비'..美 '샌디' 피해 심각"

입력 2012-10-31 07:53
굿모닝 투자의 아침 2부 - 외신 브리핑



김희욱 전문위원 > 미국의 태풍 피해가 생각보다 크다. 뉴욕의 날씨는 우리나라로 치면 부산이나 울산 정도인데 갑자기 날씨가 추워지고 찬바람이 부는데 아직도 정전 상태인 가구도 많고 이번에 직접 수혜를 입은 사람이 상당히 많다. 어제는 경제적 관점에서 태풍을 분석했다면 오늘은 정치적인 관점에서 태풍 샌디의 여파를 풀이해보자.



CNN은 미국 동부를 강타한 이번 초대형 태풍 샌디가 미 대선의 마지막 변수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제목이다. 인명피해와 피해 규모가 속속 집계되고 있는 가운데 오바마와 롬니, 양 후보 진영은 대선을 일주일 앞두고 갑자기 등장한 태풍이라는 변수에 긴장하고 있다.



사회과학자들은 지난 1992년 대통령 선거 직전에 이번과 비슷하게 태풍 앤드류가 미 서부를 강타하면서 당시 피해 규모가 엄청났는데 그때 현직 대통령이었던 아버지 부시는 사후 처리에서 무능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당시 상황을 연구했다.



이를 계기로 빌 클린턴 후보의 지지율이 반전 드라마를 펼치며 결국 아버지 부시는 재선에 실패하고 빌 클린턴이 대통령이 당선된 사례를 가지고 자연재해가 선거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왔는데 아무래도 이번 태풍은 야당 후보인 롬니보다는 현직 대통령인 오바마 후보에게 선거 막판의 가장 큰 도전이 될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테면 모든 국민이 직접투표권을 가진 우리나라와 달리 선거인단 중심으로 대통령을 뽑는 미국의 경우 아직 누구를 지지할지 정하지 못한 부동층 비율이 상당히 적겠지만 워낙 이번에 박빙이다 보니 태풍 이후 오바마 현 정부의 위기대처능력이나 진정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할 기회가 될 것이라는 차원에서 상당히 중차대한 이벤트가 될 것이다.



특히 1992년 당시나 최근 2005년 태풍 카트리나 때에도 당시 현직 대통령에 대한 재평가의 장이 마련되었고 여기에 실패한 사람은 재선에서 고배를 마셨던 사례가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런 선례를 그대로 따르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쓸 것이라는 분석이다.



사실 오바마는 감성대통령이라는 별명이 붙어있을 정도로 휴머니즘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어제, 오늘 미국 뉴스를 보니 태풍 대책반 공무원들을 만나 악수하고 어깨를 두드리며 힘을 내 달라고 하는 장면이 나왔다. 우리나라의 후보들이 시장에 가서 순대나 떡볶이를 먹는 것과 비슷하다. 그런데 희한하게 오바마 대통령이 이것을 하면 무엇인가 짠한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반면 롬니 진영에서는 따지고 보면 태풍도 자연재해인데 이를 어떻게 문제 삼아 자신들의 선거전략에 이용해야 할까, 현 정부를 비판해야 할까, 아니면 본인들도 거리로 나서 피해 주민들을 대상으로 스킨십을 해서 오바마 대통령의 휴머니즘을 흉내라도 내야 하는지 여러 가지로 고심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공식 선거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미국의 관공서와 동부지역의 기관들은 현재 문을 닫고 있는 상태다. 대신 오늘 밤 수요일장은 나이스, 뉴욕증권거래소의 개장을 정상대로 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AFP통신을 통해 유럽에 대해 알아보자. 그리스 내용은 여러 번 나왔던 내용이지만 이번에는 무엇인가 다르지 않을까. 드디어 채권단과 긴축조건 합의가 발표됐다. 지난번에도 이런 내용이 나왔다가 ECB의 마리오 드라기 총재가 이쪽은 아직 싸인을 하지 않았다고 찬물을 끼얹으면서 해프닝으로 끝났는데 이번에는 그리스 총리 안토니오 사마라스의 기자회견 내용이니 자세히 살펴보자. 현지시간 화요일 새로운 구제금융 패키지 수령을 위한 긴축조건이 마침내 EU, IMF, ECB인 트로이카의 승인을 얻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리스 내부의 의회 표결이라는 마지막 장애물을 넘어야 한다. 11월 중순쯤 되면 채무상환능력이 고갈되는, 즉 돈이 떨어져 디폴트로 갈 가능성이 높아지는 그리스는 긴축안 의회 가결과 동시에 약 400억 유로의 신규 자금을 수혈 받게 된다. 조건이 붙어있는 것이다. 어쨌든 그리스 야당인 사회당은 이번 긴축안이 이렇게 몰아붙일 간단한 사안이 아니라며 각을 세우고 있고 총리가 저렇게 급하게 나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대치하고 있다.



이번 발표시점에 대해 오늘 밤에 유로존 재무장관들의 전화회담이 있는데 이번에도 빈손으로 여기에 참석하기에는 명목이 없다. 그래서 그리스 정부가 그 전에 서둘러 가시적인 무엇인가를 만들어놓고 컨퍼런스 콜에 참여할 것이라는 분석까지 함께 나와 있다. 그리스 구제금융을 오늘 밤에 분수령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