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투자 오후증시 1부 - 글로벌 인사이드>
우리투자증권 서상영 > 독일의 주간지인 슈피겔에서 트로이카 보고서 초안을 입수했다고 한다. 그 내용에는 트로이카가 유로존 국가들을 상대로 그리스에 빌려준 빚의 일부를 탕감해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라는 내용, 즉 GDP의 160%가 넘는 누적 공공부채를 2020년까지 120% 낮추기 위해 유로존 각국의 채권상각을 해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 들어있다고 보도했다. 지난번 그리스 채권에 대해 민간 채권단이 채무조정을 했다면 이제는 정부 부문 채권단이 채무조정을 해야 된다는 내용이다.
그러한 내용 이외에도 그리스가 요구하는 긴축시한을 2년 연장하는 대신 노동시장의 유연성, 최저임금 규정 등에 대해 개혁안을 요구할 것이라는 보도가 들어있었다. 결국 이러한 초안대로라면 그리스에 우호적인 모습이지만 이 초안을 독일 등을 인정할지 여부가 관건이다.
그리스의 최대 채권국인 독일은 채권상각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 이유는 그동안 그리스 국채를 매입하면서 메르켈 총리가 지속적으로 자국민에게는 위험이 없고 오히려 장기적으로 수익을 얻게 할 수 있다는 말을 해왔다는 점에서 이러한 정치적 리스크를 안고 채권상각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물론 내년 9월에 있을 독일 총선에 대한 부담감도 한 몫을 하고 있다. 독일 정부 대변인도 기자회견에서 채무조정의 양보는 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ECB도 약 400억 유로의 자금을 지원했는데 ECB의 설립요건상 법적으로 채권상각을 할 수 없다는 점을 발표했다.
만약 채권상각을 하게 되어 해당 국가를 흉내내 지원하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기 때문에 ECB는 이 부분에 대해 안 된다고 명확하게 보도했다. 즉 트로이카 보고서가 11월 12일 유로존 재무장관회의 이전에 발표될 것으로 여겨지는데 이러한 보고서의 내용이라면 독일 등이 받아들일 수 없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 그리스에 대한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다. 그래서 어제 그리스가 6.28%나 폭락을 했다.
어제 이런 슈피겔지의 보도내용도 그렇지만 트로이카와의 협상이 지지부진한 모습이고 다음 달 만기가 돌아오는 315억 유로에 대한 처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가 가장 중요하다. 트로이카와의 협상이 끝나고 나서 그리스 의회에서는 긴축안에 대한 승인을 해야 하고 그래야만 추가 지원금이 유입되어 국채만기를 막을 수 있는데 그리스에서는 11월 16일까지 지원분을 받아야 한다는 발표를 했다.
그래서 12일에 있을 유로존 재무장관회의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고 내일 당장 재무장관들은 전원 회의를 할 예정이다. 결국 그리스 문제가 마지막에 진통을 겪으면서 시장에 압박을 줄 가능성이 새롭게 제기되는 상태이고 유로화가 약세를 보인 이유도 이 때문이다.
물론 이전과 마찬가지로 시장에 악영향을 주면서 문제가 생길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허리케인 샌디의 흐름과 미국 대선의 불확실성 등과 겹쳐 변동성은 확대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시장을 바라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