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증시특급 1부-이슈진단>
루카스투자자문 김찬기 > 재정절벽이란 지금까지 집행되어오던 예산이 갑작스럽게 삭감되거나 중단됨으로써 경제 전반에 큰 충격이 오는 경우를 말한다. 결국 긴축정책을 한다는 이야기다. 구체적으로 미국은 세수증가, 정부지출 축소로 인해 미국 GDP 4~5% 수준에 달하는 5000~7000억 달러의 유동성 감소 효과가 발생하고 있다.
지금 세계 각국이 유동성 확대를 꾀하면서 경기를 살리려는 시점에 긴축 효과가 발생되면 과거의 공황은 긴축 정책이 섣부르게 나와 발생됐다는 두려움이 있기 때문에 시장 압박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조사기관마다 차이는 있지만 재정절벽이 현실화될 경우 GDP 기준 약 4~5% 역성장하면서 미국경기가 침체 국면으로 들어간다고 본다. 재정절벽이 그대로 현실화된다는 가정 하에서 미국의 성장에 대해 예상한 블랙록이나 골드만삭스 등 세계 금융기관은 재정절벽이 만약 현실화될 경우 2013년 미국 GDP에 대한 충격이 -1%에서 -5%까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연준의 2013년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2.5~3% 수준임을 보면 미국의 경기를 침체 내지는 더블딥까지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재정절벽은 파괴력이 굉장히 큰 사안으로 발전할 수 있고 재정지출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미국의 정치일정과도 상당히 밀접한 관계가 있다. 미국 대통령선거가 있는 11월 초가 지나면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되면서 잡음이 계속 나올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연말과 2013년 초에 발효되는 세금감면정책 종료, 예산 삭감, 길게 보면 9월에 편성한 임시예산안이 3월에 종료되는데 그때까지 연장될 수도 있다. 미국의 경우 올해 11월에 대선과 의회의 선거가 같이 치러지기 때문에 선거결과에 따라 명암이 달라진다.
하지만 2011년 5월에 우리가 겪었던 미국 부채한도와 관련된 신용등급 하향 조정에 따른 시장 혼란이 정치권의 다툼에서 비롯되었다는 판단이 많기 때문에 연말 전에 정치권 합의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런 정치권 합의가 지출 삭감과 세수 증가를 일부 유예시키는 것으로 나타날 것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것이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작용해 뉴스에 따라 시장이 영향을 받는 것은 피할 수 없다. 이런 정치적 요인 외에 경제적인 측면에서 2011년 5월의 부채한도와 신용등급 조정 사태와 비교해보면 당시 미국주가가 급락하면서 우리나라 주가도 많은 영향을 받았다.
다만 그때와 지금은 조금 다른 점이 있다. 경기상황을 보면 제조업지수나 경기선행지수가 그 당시에는 내려오는, 즉 경기가 하향 추세에 있었으면 지금은 바닥을 다지고 올라가고 있다. 미국의 경기가 개선되는 추세에 있다는 점이 다르다.
또 그 당시와 다른 점은 지금은 많은 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심리적인 대비뿐만 아니라 실제로 미국의 QE3 정책이 이런 우려를 대비해 조기에 실시한 측면도 있어 보인다. 미국의 QE3 실시,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실시 등을 보면 연말까지 약 월 850억 달러의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다. 이렇게 볼 때 단순히 보면 재정절벽의 현실화가 일어난다고 해도 실질적인 유동성의 흡수는 상당히 작아지게 된다. 또 그 영향도 시간이 갈수록 감소해 QE3 효과가 본격화될 즈음에는 유동성 누적 효과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이 정치권의 합의, 경기의 상황, QE3 효과 등을 고려하면 앞서 언급한 경제연구소들의 견해나 어제 나왔던 마크 파버의 견해는 정치권을 압박하기 위한 최악의 상황을 고려해 나온 것으로 본다. 따라서 재정절벽 이슈는 정치권 불확실성에 의해 시장을 교란하는 요인은 될 수 있지만 시장의 하락을 이끌어가는 요인은 되지 않을 것이다. 뉴스에 의한 부정적인 반응이 단기에 나타난다면 이는 시장에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미국시장은 지난주 금요일에 블랙먼데이와 비슷하게 많이 흔들렸다. 그렇지만 시장에서 가장 큰 호재는 가격이 많이 내려가 싸다는 것이다. 역설적으로 보면 가격이 많이 올랐다는 것이 가장 큰 악재가 될 수 있다. 최근 300거래일 기준으로 보면 다우지수가 종가 기준 약 18% 이상, 최저점과 최고점에는 약 30% 정도 상승을 했다. 기술적으로 현재 시점은 반락을 보여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상승이다.
재정절벽 이슈가 단기적으로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해 기술적인 반락을 이끌 수는 있어 보인다. 이런 기술적 반락이 어느 정도가 될 것인지는 조금 더 판단을 해야 하지만 시장의 하락을 지속적으로 이끌 만한 요인은 현재 없다고 본다. 따라서 미국시장도 경기의 상승 반전, 유동성 효과가 더 많이 작용할 것으로 기대한다.
재정절벽 이슈는 국내 및 글로벌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일 것이다. 과거 사례를 보고 학습효과도 작용하면 시장 낙폭 역시 빠르게 주가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 미국 다우지수는 2011년 이후 15% 정도의 상승을 보였지만 국내 코스피는 아직도 마이너스권에 머물러 있다. 이런 것을 상대적 상승률로 봐도 국내시장의 상승이 미진한 것을 고려하면 미국시장의 기술적 반락과 별도의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도 고려하고 있다.
또 국내시장은 지수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초대형주의 실적이 미국과는 다르게 컨센서스 대비 좋게 나오고 있다. 이런 점도 미국시장 하락의 영향력을 축소시킬 것으로 기대한다. 지금 현재 시장 모멘텀의 부재현상 및 원화강세로 인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 프로그램 매도 때문에 단기적으로 시장의 방향성이 혼조세를 보이고 있지만 PER 9배 미만의 국내시장에 대한 접근은 전혀 위축될 필요가 없다.
유럽의 안정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선순환 구조로 진행되고 중국의 경기부양, 미국의 견조한 경기 확장 등이 일어난다면 국내의 경기성장에 훨씬 큰 레버리지로 작용할 것이다. 이럴 때 외국인 투자자가 많이 들어올 텐데 지금으로서는 아직 글로벌경기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에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가 제한적으로 유입되고 있다.
하지만 유동성 효과의 발생과 본격적인 경기부양 모드로 돌입될 내년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간직하고 시장에 접근하면서 크게 보아 금융의 선순환, 중국의 경기부양 정책, 미국의 경기 등과 관련된 정책 및 경기 민감주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는 전략이 훨씬 좋아 보인다. 어쩌면 시장은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이미 추세적 상승을 담보로 움직이고 있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