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GCF 유치 쾌거… GCF 역할은?

입력 2012-10-23 07:38
굿모닝 투자의 아침 2부 - 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앵커 > 우리나라가 자본금 규모로는 세계 세 번째로 큰 국제금융기구인 GCF, 녹색기후기금본부를 유치하는 것에 성공했다. 이로써 우리나라의 국격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적으로도 3800억 달러 효과가 기대되어 우리나라 경제에 훈풍이 될 것이다. GCF 가입 의미에 대해 살펴보자.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대다수 시청자도 GCF, 즉 녹색기후기금에 대해 생소할 것이다. 언론 종사자 입장에서도 이 소식이 전해졌을 때 굉장히 생소했다. 그만큼 역사가 짧기 때문이다.



녹색기후기금이 생긴 것은 불과 2년 전인 2010년이다. 멕시코 칸쿤에서 제16차 기후변화 당사국총회가 열렸는데 이때 공식화되었기 때문에 녹색기후기금에 대해 생소했을 것이다. 올해도 이상기후 때문에 세계가 곤욕을 치르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온실가스에 의한 이상기후는 전세계에 경제적 측면에서도 많은 파급효과를 미치고 있다.



특히 개도국의 온실가스, 즉 CO2 가스를 감축하는 등의 기후변화 협약은 상당히 어렵다. 이 때문에 개도국이 쉽게 적응하기 위해 국제적인 금융기구의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이런 차원에서 만들어진 기구다.



앵커 > GCF, Green Climate Fund는 기금의 성격이 강하다. 사실 국제금융기구나 국제기구는 유럽과 북미에 대부분 본부를 유치했는데 우리나라에서 본부를 유치하면서 기존의 관행을 깼다는 것에 의미를 두어야 하지 않을까.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세계경제 질서에서 중심국의 이점은 국제기구의 중심지로 유치할 수 있다는 뜻이다. 국제행사가 주는 파급효과는 상당히 크다. 예를 들어 월드컵만 해도 직, 간접 효과를 포함하면 15~20조였다. 이런 것을 유치하면 그 나라의 경기나 위상, 국민들의 자긍심 등이 주는 효과가 상당히 크다.



활동을 하든 활동을 하지 않든 국제기구는 세계적으로 5만 8000여 개가 있다. 그런데 이 국제기구 중에서 약 80% 정도가 선진국에 몰려 있다. 미국이나 유럽에 집중적으로 몰려 있는 것이다. 그만큼 기구가 주는 상징성이 크고 경제효과가 큰 것이다.



우리는 지금 수출이나 GDP 규모로 보면 세계 10위권이지만 국제기구를 유치한 횟수는 27회뿐이다. 태국보다도 적은 것이다. IMF의 자본금 규모는 3700억 달러, 세계은행은 1937억 달러 정도 된다. 그런데 이 기금이 제대로 조성된다면 1000억 달러에 해당한다. 세계 3위의 국제금융기구 역할을 하기 때문에 우리가 유치하는 것은 이례적으로 쾌거에 해당된다.



앵커 > GCF 사무국은 송도에 짓게 된다. 송도 유치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쥐게 했다. 경쟁상대가 독일이었다. 독일을 제치고 우리나라 송도에 사무국을 유치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인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사실은 극적이었다. 왜냐하면 공식화되고 난 이후 지금까지 2년 동안 독일의 본에 임시 거처가 있었고 6개월 전에는 우리가 사실상 졌다. 독일의 막대한 자금지원, 물량공세로 인해 한국이 6개월 전까지만 해도 독일에 압도적으로 졌다.



이번에 한국에서 열린 회의에서 송도가 유치에 성공한 것은 그동안 국제행사 경험은 한국이 상당히 많다. 그래서 이번에 독일보다 자금지원 규모가 상당히 적고 여러 가지 물량공세에도 따라가지 못했지만 유치에 성공한 것은 개도국에 대해 집중적으로 공략한 점이 가장 컸다.



또 한 가지는 유럽위기 때문이다. 2년 반 동안 유럽국가들이 제때에 위기를 해결하지 못함에 따라 다른 국가들은 앉아서 경제적 고통을 당하는 상태다. 이번 유럽위기, 또 4년 전 미국의 위기를 계기로 세계 중심권을 이동시킬 필요가 있다는 것이 신흥국이나 개발도상국의 공통적 견해다.



국제기구나 국제행사가 선진국에 집중되어 있으면 선진국에 위기가 닥칠 때 개도국은 고스란히 앉아서 당하는 꼴이다. 그런 각도에서 선진국과 신흥국의 중간자 입장인 한국이 적합한 지역이지 않느냐는 각도에서 이번 정부 관련자가 전략적인 성공을 거뒀고 양극화가 심해지는 상태에서 힘의 균형을 잡는 중간자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이 함께 작용해 이번에 극적으로 송도 유치에 성공한 것이다.



앵커 > 이번 유치는 정부의 역할도 상당히 컸다. 그동안 추진해왔던 녹색성장이 긍정적인 역할을 한 것인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이번 유치는 마지막에 잘 한 것도 있지만 녹색성장과 관련해 4년 전 글로벌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차세대 성장 동인을 세계 각국이 많이 찾았다. 당시 이상기후 때문에 그린성장에서 찾아야 되지 않느냐는 의견이 제기됐다. 4년 전 주식투자를 했다면 강하게 반등했던 바이오를 기억할 것이다. 바로 그때를 기억하면 된다.



한국은 녹색성장을 주도했는데 이것이 세계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미국은 동일한 각도에서 아폴로 프로젝트, 일본은 뉴21플랜, 중국도 그린성장을 했다. 한국의 녹색성장과 거의 비슷한 개념의 차세대 성장동인을 마련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성장을 추진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녹색성장 하면 한국, 한국이 녹색성장 분야의 선도국이라는 인식도 이번 송도 유치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월드컵이나 올림픽은 일회성이다. 그러나 이 국제금융기구, GCF는 상시적 기구다. KDI에서는 상주 인구가 500명이 될 것이고 연 120회의 회의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영길 인천시장은 상주인구가 500명이 아니라 기금의 성격에 따라 1000명도 넘어갈 수 있다고 봤다.



상시적인 기구이기 때문에 경제효과도 우리가 하기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다. KDI가 단순히 분석한 것은 3800억 달러인데 간접 효과를 보면 이보다 훨씬 크고 상시적 기구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한국에 경제적 이득을 준다. 그래서 개최지인 송도뿐만 아니라 한국경제의 경기회복에도 상당 부분 도움이 된다.



어제 증시에서도 탄소 배출과 관련해 주식이 많이 올라 화제가 됐듯 국제 신용평가 기관들이 이번 GCF 유치를 계기로 한국의 신용등급이 추가적으로 올라갈 조짐도 부분적으로 감지되고 있다. 왜냐하면 한국의 위상은 상당히 좋다. 인적인 측면에서는 반기문 UN 사무총장, 김용 월드뱅크 총재, 최근 G20 회의, UN 안보리 진출, 평창 올림픽 등 3대 신용평가기관으로부터 한국의 신용등급이 올라간 상태다.



GCF는 국제금융기구다. 자금이 조성되는 것이다. 그린성장연구소, 녹색기술센터 등을 상용화시키는 기술, 이번 자금으로 인한 연구와 기술이 상용화되고 자금을 충당할 수 있어 녹색성장과 관련된 트로이카 체제가 구축된다. 그런 각도에서는 한국의 신용등급 향상에도 상당 부분 도움될 것이다. 국제금융기구는 한국에 있지만 다른 국가들이 공통적 입장에서 한국을 관리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북한과 관련해서도 지정학적 위험을 감소시키는 것에 도움될 것이다.



앵커 > 높아진 국가적 위상만큼 앞으로 국제사회의 우리나라 역할이 굉장히 중요해질 것이다. 어떤 자세와 노력이 필요한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국제행사나 국제기구를 유치하면 이제 시작이라고 한다. 정말로 이 기구는 이제 시작이다. 이 기금이 조성되려면 2020년이 되어야 하고 우리가 하기에 따라 달라진다. 좋은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에게 상시적 기구가 없었기 때문에 세계의 모든 매스컴들이 한국을 상시적으로 외신에서 보도하게 될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한국 국민들이 국제화가 되어야 한국에 대한 이미지나 기대하는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말이 가장 적합한 것이 GCF 유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