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 악재로 코스피 불안..외국인 심리 주시”

입력 2012-10-22 09:44
<출발 증시특급 1부-글로벌 마켓 NOW>



김희욱 해설위원 > 밖에는 전국적으로 비가 내리는데 반가운 단비의 느낌은 전혀 아니다. 오늘 우리나라의 이번 주 첫날 월요일 증시를 맞이함에 불길한 느낌이 있다. 그런 기조에서 여러 가지 재료들을 풀어서 해석해보자.



지난 금요일 미 증시 3대지수를 확인해보자. 일중 그래프를 보면 다우지수는 QE3라는 안전판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데도 하루에 200포인트 넘게 하락한 모습이다. 나스닥지수는 기술적 지지선이 오전 한때 깨진 동시에 투매가 나오면서 3대지수 중 최대 낙폭을 기록하며 2.18% 하락했다. 이는 우리와 가까운 인텔, IBM, 구글, 애플 같은 기술적 급락이 배경이 됐다. 그리고 S&P500 지수는 심리적 지지선이라고 할 수 있는 1440포인트 후반대가 깨지면서 밑으로 하락한 상황이다. 1.65% 하락이다. 금요일 미 증시 급락 원인에 대한 이야기가 많지만 가장 종합적인 내용을 올려놓은 비즈니스 인사이더를 보자. 미국 투자전문지 비즈니스 인사이더의 제목을 보니 박살이 났다는 표현이 있다. 지난 금요일장 미 증시가 저렇게 박살난 이유는 무엇일까. 오늘 우리증시 입장에서는 다분히 불안할 수밖에 없다.



비즈니스 인사이더에서 제시한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지난 금요일이 마침 블랙먼데이 25주년 기념일이었다고 하면 샤머니즘격의 원인을 찾은 것이다. 다음 미국의 대표적인 두 다국적 기업, 제너럴일렉트릭과 맥도날드의 실적 실망 때문에 월가에는 대대적인 매도세가 쏟아졌다. 그리고 최근 미 경제지표 가운데 가장 착하게 결과가 나왔던 것이 주택지표였는데 지난 9월 기존주택 판매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최근 높아진 눈높이를 만족시키지 못했다.



다음으로는 미 대선과 비슷하게 약 보름 정도 남은 중국 정권교체에 대해 로이터 등 서양 언론들이 지난 금요일 주말판 분석기사를 대대적으로 쏟아내면서 투자자들은 중국발 불확실성에 또 한번 집중했다.



월가 증권사 스티펠 니콜라스의 투자전략센터장이 정리한 분석을 보자. 유로존 정상회담 결과가 당초 기대했었던 스페인 은행이나 스페인 구제자금 신청 같은 현실적인 성과물이 나오지 않았고 그래서 먼저 유럽증시에서 스페인 은행을 비롯해 금융주가 급락했는데 이것이 월가에 전해진 것이다. 다음으로 나스닥지수가 장중에 기술적 지지선을 하향 이탈하면서 기술주들의 투매가 나온 것으로 본다. 마지막으로 이 같은 여러 악재가 맞물린 금요일장은 마침 미국의 옵션만기일이었다. 그래서 장 후반에 콜매도, 풋매수 포지션이 왕창 실렸던 점 등을 대량 매도세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여기에 대한민국 증시와 교집합인 재료는 유럽뿐이다. 오랜만에 다시 경계경보를 울린다. 왜 그런지 현지 전문가 의견을 보자. 스프링거 파이낸셜 어드바이저스 대표 케이스 스프링거의 의견이다. 1987년 당시 본인은 메릴린치 소속의 펀드 매니저였는데 블랙먼데이가 찾아오기 전에 이미 금요일장부터 분위기가 흉흉했다. 그래서 모두들 술에 만취해 하루를 마감했는데 월요일에 출근해 보니 상황이 정말 본격적으로 나빠졌다고 한다. 그래서 결국 자신의 운용자산은 반토막났고 이날을 추후 블랙먼데이라고 부르게 됐다. 오늘이 월요일이다. 저렇게 현지 트레이더가 자신의 자산이 저렇게 됐다고까지 밝히면서 경계감을 표시하는 것에는 무엇인가 의미심장한 내용이 들어있다고 본다.



MSCI 한국지수 지난 금요일 마감상황을 보자. 미 증시 하락폭을 상회한 2.56% 하락을 보이고 있다. 기술적으로 보면 쌍바닥을 확인하고 반등 중에 있다가 갑자기 꺾이면서 반등분을 모두 반납했다는 것이 상당히 기분 나쁜 하락률을 보여주고 있다. 57.43으로 솔직히 말해 외국인들은 코스피 1900선에도 큰 관심이 없는 것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미 증시 하락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한국주식의 비중을 여유 있게 눌러놓았다. 오늘 외국인 매도기조가 시장에서 얼마큼 소화되는지도 중요하다.



이번 주간 전망을 로이터통신을 통해 보자. 분위기를 반전시킬 내용은 없지만 객관적인 내용을 모아보았다. 우리나라는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어닝 시즌에 돌입한다. 일단 기업들이 사전에 기대치를 최대한 눌러놓은 정황 정도는 희망적인 요소로 본다. 이것을 고해성사라고 부르기도 하고 기업들이 사전에 실적 전망을 내놓으면서 기대치를 최대한 눌러놓았다는 것이 유일하게 희망적인 요소였는데 이번에 막상 미 기업들의 실적발표와 투자자들의 반응을 보면 학습효과에 따른 것인지 먼저 고해성사를 한다고 죄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시니컬한 투심으로 변해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FOMC가 오는 화, 수요일에 예정되어 있지만 이제는 더 이상 나올 것이 없다. 또 어닝 시즌에는 보통 FOMC가 큰 관심을 받지 못했던 과거 사례를 보면 이번에도 FOMC가 구원투수 역할을 하기에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우리증시와 민감도가 높은 애플, 구글, 인텔, IBM 같은 미국의 대표 기술주들이 줄줄이 지난주 실적 우려성 매도세를 혹독하게 얻어맞은 점이 집중적으로 언급되고 있는 것도 우려감을 자극하는 요소다.



마지막으로 오늘 우리나라 외국인 투심에 대해 체크하기 위해 VIX 공포지수를 보자. 지난 금요일 하루 만에 13.51%나 급등했고 코스피지수의 1년간 흐름을 보면 역동조화다. 다시 말해 공포지수가 오른 날은 코스피가 불리한 날로, 최근 공포지수가 바닥을 찍고 2번 반등 시도를 하면서 코스피지수는 반대로 뻗어버리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그래서 오늘 각오를 하고 출발을 하는 것이 좋다고 언급했다. 대신 오늘 밤 미국장에서 언제 그랬느냐는 듯 반등을 보여주면 오늘 우리증시 숫자는 그것이 지수가 되었던 주가가 되었던 하루살이로 모두 새로 쓰여질 것이다. 그러므로 오늘밤 미국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