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장기 저성장 국면 진입 '논란'..증시는?"

입력 2012-10-12 14:38
<성공투자 오후증시 1부 - 김학주의 마켓키워드>



우리자산운용 김학주 > 폴 크루그먼 교수는 조금 어려운 교수다. 그 사람의 주장은 버냉키나 오바마의 이야기와 전혀 다르지 않다. 그들은 겉으로는 재정절벽에 대해 고민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돈을 찍어서 계속 시중에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어떤 식의 인플레가 오든 한번 보고 싶다는 것이다. 디플레는 죽어도 안 보겠다는 것이다. 그런 눈치를 투자자들이 챈 것 같다.



그래서 최근에는 위험자산으로 돌리고 있다. 그 증거는 미국의 정크본드 가격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래서 위험자산으로 가기는 하지만 주식으로는 돈이 오지 않고 있다. 지금 S&P500 중에서도 기업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하는 곳이 상향 조정하는 곳보다 월등히 많기 때문에 아직까지 그 쪽은 아니다. 지금 시장에서는 고금리 채권에 관심이 여전히 높다.



특히 최근 설문을 했는데 투자자들 중 70%가 1년 내에 리먼 사태와 같은 극단적인 사태가 발생할 확률이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험자산을 사는 것이다. 이것은 도덕적 해이 같다. 피할 수 없는 사태가 발생한다면 어차피 안전자산도 위험자산으로 되는 것이니 차라리 금리가 높은 위험자산을 사겠다고 보는 것이다. 투자자가 고금리 채권을 찾는 것은 좋은데 펀드매니저가 어떤 자산을 빨리 파는지, 도덕적 해이에 빠져있지 않은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만약 롬니 후보가 당선된다면 증시에는)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오바마와 버냉키가 돈을 풀어 자산가격의 거품을 만들었다. 그런데 롬니는 그것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돈을 푸는 것은 안 좋은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고 재정지출도 무분별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한다. 지금 미국 국민들 가운데 47%가 미국 정부로부터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받고 있는데 그들에게는 죄송하지만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그만큼 도와주지는 못할 것이라고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이런 롬니에 대해 그동안은 인기가 안 좋았는데 최근 인기가 오르고 있다. 이것이 이상한 것이다. 그 첫 번째 이유는 오바마나 버냉키가 해온 양적완화에 대해 실망을 하는 것 같다. 지속될 수 없는 것이고 그 효과도 약발이 다 했다고 보기 때문에 약간 싫증이 났다. 그리고 조금 있으면 부통령 경선이 있다. 지금 폴 라이언 같은 공화당 부통령 후보가 워낙 세다. 그래서 바이든을 압도할 것 같다. 롬니의 당선 가능성은 조금 더 올라갈 수도 있다.



지금 롬니가 미국 국민에게 호소하는 것은 결국 국수주의다. 즉 미국적 이기주의다. 롬니는 아예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고 있다. 위안화가 지금보다 40%는 더 절상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보호무역이 굉장히 강화될 것이다. 이는 한국 같은 수출 위주의 국가들에게는 별로 안 좋다. 롬니가 당선되면 자산가격에 전반적으로 끼어 있는 유동성 거품도 꺼지니 좋지 않은 것이고 특히 보호무역 때문에 한국 같은 나라는 조금 더 안 좋을 수 있고 걱정스러운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한국도 장기적으로 저성장 국면에 들어갔다고 해석할 수 있다. 원래 30년채 금리는 20년채보다 높아야 한다. 그만큼 불확실성에 대한 프리미엄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국채가격이 싸야 하는데 오히려 비싸지니 이상한 것이다.



이 30년 만기 채권은 지난달에 한국은행이 처음 발행했는데 원래는 보험사를 위해 발행한 것이다. 보험사의 종신형 보험은 굉장히 장기 부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것과 매칭될 수 있는 장기 자산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한 것인데 거액 자산가인 개인들이 보험사가 사기도 전에 전부 사버린 것이다.



그만큼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우리나라가 일본처럼 저성장 국면에 들어간다면 앞으로 30년 간 금리가 0%에서 1%로 떨어질 수도 있겠다. 그래도 지금의 3%대 금리는 상당히 매력적인 것이 아닌가. 또 세제 혜택도 있으니 상속 면에서도 유리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어제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을 2.4%로 낮췄다. 이는 예상 외로 큰 폭으로 떨어뜨린 것이고 한국경제도 저성장 국면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특히 중국이 지난 4년 동안 아주 무분별한 성장을 해서 우리가 수혜를 굉장히 많이 봤었다. 그런데 이제는 거꾸로 간다면 그만큼 안 좋을 수 있다. 그리고 미국의 보호무역에 가장 노출이 많이 된 국가 중 하나이기 때문에 걱정스럽다. 최근 중국의 통신 단말기 업체인 화웨이나 ZTE가 미국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그런데 미국이 막았다. 너희가 단말기를 통해 우리나라 인프라 정보를 받아 중국의 군부에게 전해주는 것이 아니냐고 의심을 하는 것이다. 겉으로 말하기는 보호무역이 아니라고 한다. 그러나 이는 사실상 보호무역이다. 이런 식으로 통제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본다.



그런 것이 지금부터 나타나고 있다. 가난해지는 사람들, 직업을 잃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그들은 자신들의 낮아진 소득에 걸맞게 싼 재화를 찾아야 하는데 직접 돌아다닐 수는 없지 않겠는가. 그러면 그것을 자기의 수요에 맞게 잘 찾아주는 유통망이 필요하다. 그런 것이 온라인이나 모바일 네트워크이고 그런 인기가 높아질 것이다.



최근 홈쇼핑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케이블 업체들이 홈쇼핑에 네트워크를 제공하고 있다. 원래 케이블업체는 IPTV나 위성방송 업체들에게 공격을 받고 있다. 점유율을 뺏기고 있는데도 실적이 좋았다. 그것은 홈쇼핑이 워낙 좋기 때문에 수수료를 많이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보면 어차피 홈쇼핑도 좋고 그곳에 네트워크를 제공하는 케이블도 좋은 것이다.



그런데 더 좋은 것은 그 점유율을 뺏고 있는 IPTV나 유선방송이다. 지금 케이블 시청자 중 상당 부분이 아날로그를 시청하고 있는데 올해 말로 그 서비스가 끝난다. 그런 사람들은 IPTV로 많이 넘어올 것이다. IPTV를 제공하는 업체들을 잘 봐야 한다.



오프라인 네트워크에서는 최근 다이소와 같이 싼 물건을 전문적으로 잘 판매하는 편의점만이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특히 1인 가구가 늘어 간편식 수요가 늘어나니 편의점 수요가 더 좋아진다. 그리고 이런 맥락에서라면 식자재 유통업체도 조명해봐야 한다.



이번에 홍콩으로 가는 여행객은 크게 둔화됐다. 홍콩으로 가는 사람들은 명품을 사는 사람들이고 고소득층이다. 그런데 부동산경기가 좋지 않아서인지 굉장히 둔화되었다.



반면 중산층 소비는 굉장히 활발했다. 한국으로 여행을 오는 사람들도 더 늘었다. 특히 센카쿠 갈등 때문에 반일 감정이 고조되어 일본으로 갈 사람들이 한국으로 더 많이 왔다. 그런데 한국으로 여행을 오는 중국인들이 원하는 것은 화장품을 구매한다거나 카지노를 한다거나 성형수술을 하는 것이다. 명품 구매는 아니다. 명품을 사려면 홍콩으로 가는 것이 맞다.



그래서 지금 우리나라 면세점에서 명품을 팔았을 때 그러한 중산층의 중국인들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마케팅 비용을 줘야 하기 때문에 수익성이 좋지 않다. 중국인 여행 증가의 수혜주는 면세점보다는 화장품이나 카지노가 맞다.



국경절 기간 동안 중국의 교통정체가 어마어마했다고 한다. 지금은 자동차산업이 워낙 전후방 고용효과가 크니 경기가 좋지 않을 때 장려하고 있는데 중국경기가 살아나거나 내년 초에 전인대가 있을 때는 자동차산업에 비우호적인 정책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상대적으로 괜찮아 보인다. 그동안 애플이라는 회사가 엘피다라는 볼모를 이용해 가급적이면 메모리 반도체 가격을 낮추려는 움직임이 굉장히 활발했다. 가급적이면 삼성에서는 덜 사고 엘피다에서 싸게 사겠다는 것이었는데 정 못 사면 삼성에게 비싼 가격에 샀었다. 그런데 최근 하이닉스를 비롯해 비삼성 업체들이 그것을 알았다. 그래서 올려달라고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하이닉스를 비롯해 엘피다 등이 워낙 애플에 대한 납품 비중이 작았기 때문에 협상력이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다. 얼마든지 협상력이 있는 상태다. 이런 결과가 왜 생겼을까. 역시 삼성전자가 태플릿 PC나 스마트폰 쪽에서 점유율을 늘렸기 때문이다. 자체 물량들이 많이 있으니 그 수혜를 하이닉스에서 보는 것이다.



만약 거꾸로 이야기해 삼성전자가 점유율을 잃어버린다면 자기네 반도체를 다른 회사에 팔아야 하니 밀어내기 식으로 막 밀어낼 것이다. 그러면 하이닉스 등은 거의 죽을 수도 있다. 그런데 지금은 그 반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애플이 현재 삼성으로부터 구입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의 20% 조차도 하이닉스 쪽으로 넘긴다면 삼성이 덤핑을 치지 않을까 의심해볼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아니라고 본다. 왜냐하면 삼성은 이미 메모리 반도체 장비를 줄이고 있고 비메모리로 돌리고 있다. 그리고 워낙 자체물량이 계속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얼마든지 투자할 수 있다. 그래서 삼성의 물량을 받아가는 업체만이 수혜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