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포커스 2부 - 이슈진단>
한화투자증권 이호상 > 프로그램이 상당히 많이 유입된 상태이고 그런 상태에서 10월 옵션만기일을 맞고 있다. 지난 7월 말부터 베이시스가 좋아져 최근까지 유지되고 있는데 당시 이론 베이시스보다는 2배 정도 선물이 고평가되어 있었다. 이때 외국인 중심으로 차익거래 매수가 많이 유입됐다.
총 유입된 금액은 7월 27일부터 지금까지 외국인들만 11조 원으로 상당히 큰 규모다. 그동안 코스피 순매수한 규모는 채 11조 원이 되지 않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외국인들은 프로그램을 통해 주로 한국주식을 매수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 차익거래는 베이시스 상승과 더불어 환율과도 상당히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외국인들이 차익거래에서 한국주식을 샀을 때 환율이 떨어지면 원화가치가 상승하게 되니 추가로 환차익이 생긴다.
최근 국내 시중 금리가 높을 뿐만 아니라 국가신용등급이 상향되면서 원화 가치가 상당히 증가하고 있고 그 때문에 외국인이 차익거래를 하기 대단히 좋은 조건이었다. 하지만 외국인의 프로그램 매수세가 이미 저점 대비 5조 원 이상 유입된 상태이고 전고점까지 도달한 상태이기 때문에 추가로 외국인들의 매수세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불안감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럴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외국인들의 차익 매수세가 크게 유입될 만한 여건이 지난 8월에 비해 훨씬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환율이 전저점 이하로 안정화된 상태이고 1110원대까지 도달했다. 그리고 베이시스 수준도 지난 8월에는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때문에 외국인 차익 매수세가 최근 둔화되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고 단기 차익거래 자금의 경우 지난 9월 옵션만기 전에 일부 청산되었다가 최근 다시 유입됐다. 그래서 전체적인 잔고상 한계가 있기 때문에 추가 유입도 마찬가지로 제한적인 상황이다. 따라서 프로그램 전체적으로 봤을 때 매수세를 크게 기대하기 어려운 국면이다.
결과적으로 프로그램 관련 이슈는 대규모로 추가 매수를 더 기대하기 보다 현재까지 쌓인 잔고가 언제, 어떻게 빠져나갈 것인가다. 앞으로 선물시장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이 부분이 결정될 전망이다. 최근 베이시스가 외국인 선물 매매 방향에 따라 움직이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는데 매도 포지션이 늘어나면 베이시스가 떨어지고 반대로 매도 포지션이 줄어들어서 환매수가 유입되면 베이시스도 상승하는, 즉 선물시장이 고평가되는 모습이 나타난다.
어제 외국인들이 선물에서 대량 매도가 나왔다. 거의 9000계약에 달하는 대규모 매도가 나왔는데 마치 스페인 신용등급 하락을 예상이라도 한 것처럼 대규모의 매도를 했었다. 결과적으로는 잘 맞춘 셈이다. 때문에 외국인들 선물 매도포지션 규모가 현재 기준 대략 3만 계약 내외로 추정된다. 이것은 지난 2010년 이후 평균적으로 외국인들의 매도 포지션 규모에 비해 많은 수준이기 때문에 여기서 추가로 늘어나기 보다는 당분간은 소강 상태로 접어들 것이다. 프로그램 매수와 외국인 매수를 기대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외국인들의 선물 매수가 많이 들어와야 가능하다.
어제 외국인 선물매도가 많이 출회되었지만 이론 베이시스보다 시장 베이시스가 상당히 높았다. 어제 프로그램 매도는 별로 안 나왔다. 오늘도 옵션만기일임에도 불구하고 프로그램 매도가 나오고 있지만 그렇게 많은 규모로 볼 수는 없다. 결과적으로 베이시스가 무거운 측면이 있어 베이시스가 조금 더 하락하고 있지만 대규모 물량이 출회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래도 오늘이 옵션만기일이기 때문에 종가까지 계속 컨버전 물량들이 증가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
베이시스가 떨어지게 되면 장중에 계속 출회될 수 있기 때문이다. 컨버전이란 현, 선물 차익거래를 현물과 옵션 간 차익거래로 전환시켜 옵션만기 종가에 파는 것을 뜻한다. 최근 컨버전을 했을 때 수익이 상당히 좋은 상황이었다. 과세 펀드인 대부분의 인덱스펀드는 힘들지만 비과세 펀드들이 차익거래를 하는 경우가 우리시장에 7000억 정도 있기 때문에 이 자금들은 충분히 이런 컨버전을 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그래서 최근 옵션매매를 하는 주체들을 보면 연기금 등으로 집계되는 주체들에 의해 콜옵션에 대한 매도, 풋옵션에 대한 매수가 지난주 후반부터 나타나고 있다.
이 물량들은 거의 컨버전 물량으로 보면 된다. 대략 수량 기준으로 3000계약 정도다. 금액으로 따지면 3000억이 넘는다. 이 물량은 오늘 종가까지 계속 주식매도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아직 확실하게 종가에 주식을 팔 것이라고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종가까지 계속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전망이 쉽지는 않지만 가장 재미있는 지표는 최근의 야간선물동향이다. 많을 때 5만 계약을 넘어가던 야간선물 계약 수량이 최근에는 일평균 3만 계약 정도로 거래되고 있다. 최근 주간선물의 거래가 많이 축소되고 있기 때문에 비중으로 따지면 대략 17%로 상당히 많은 규모다. 그만큼 주간선물 거래가 많이 급락했다고 볼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야간선물의 중요도가 증가하고 있다.
최근 외국인들이 주간현물매수보다 야간현물매수를 먼저 하는 특성이 나타나고 있는데 최근 열흘 정도를 보면 야간선물에서 매도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 7월 말 증시가 반등하기 전에 야간선물에서 매수가 먼저 집계됐었기 때문에 최근 매도로 돌아선 것이 주간 현물매도세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감이 있다. 그러므로 앞으로 야간선물에서 외국인 포지션이 어떻게 변화될지를 보면 증시 판단에 도움이 될 것이다. 최대 한달 정도의 시차는 있지만 그런 연관성이 최근 상당히 높게 나타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