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지금세계는] QE3 발표 이후 환율 급락

입력 2012-10-08 08:08
굿모닝 투자의 아침 2부 - 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앵커 > QE3가 발표된 이후에 원달러환율이 급락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지난 주말부터 증시의 환율 하락 문제가 불거졌다. 미국의 QE3 발표 전후에 달러 약세가 전반적으로 지속되고 있다. 주요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라고 할 수 있는 지수는 달러평가지수다. 이것이 한때 85 정도까지 가다가 지금은 78, 79 정도로 많이 약세를 보이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다른 국가들이 달러가 약세가 되면 자국통화는 강세가 되다 보니 브릭스를 중심으로 환율 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번 주 9일부터 IMF 연차총회가 있는데 여기서 브릭스를 중심으로 한 신흥경제권의 발언권이 확대되는 가운데 환율 전쟁에 대해 어떤 입장을 보일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원달러환율은 증시에서 최대 화두가 된 만큼 지난 주말에는 장중 한때 1110원대가 무너졌다. 이번 주에는 이 문제가 최대의 관심이 될 것으로 본다. 원화 강세뿐만 아니라 달러를 제외한 대부분 모든 통화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면 환율은 상대가치이기 때문에 모든 국가들이 자국통화가 강세가 되었다면 베이스적인 측면에서는 달러가 그만큼 약세가 된 것이다. 결국 미 달러 약세가 우리 원달러환율의 하락, 즉 원화가 강세되는 큰 요인 중 하나다.



이런 각도에서 미국이 3차 양적완화 정책을 펴면 달러가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될 경우 미국의 버냉키 입장에서는 두 가지 목적을 추진할 수 있다. 하나는 주가를 상승시켜 부의 효과에 의해 경기를 끌어올려주는 측면, 그 다음은 고용창출계수가 상당히 높은 것이 수출이다. 그러면 달러 약세가 되면 미국의 수출경쟁력이 상승되고 경기가 회복되며 고용문제가 해결된다.



지금 미국의 실업률이 7.8%가 떨어졌다. 선진국, 그것도 통계의 과학화와 관련해 가장 벤치마크 국가인 미국의 실업률에 조장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실업률은 노동부에서 산출하지만 너무 단기에 많이 떨어졌다. 한 달 간격으로 0.5%p 떨어지는 것은 미국 고용의 특성으로 볼 때, 또 지금의 경기회복이 잡리스 리커버리로 볼 때는 의심을 받는 수준에 있다. 그러나 미 노동부에서 통계를 조작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통계를 조작하면 세계적으로 미국의 위상이 떨어지기 때문에 그런 작업은 하지 않을 것이다. 대선을 위해 통계를 조작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고용문제의 해결을 위해 오바마 정부는 그동안 주력해왔다. 출범 초부터 주력했던 것이 지금 가시적 성과를 거두고 있다. 미국의 오바마 정부 입장에서는 경기는 회복되는데 체감경기가 개선되지 않는 것이 문제다. 이 체감경기의 개선을 위해 중요한 것은 고용문제다. 고용문제 해결을 위해 수출을 진흥하다 보니 3차 양적완화 정책에서 풀린 돈을 회수하지 않는 상황에서 달러 약세를 보이고 이것은 환율의 상대가치이기 때문에 원화 강세가 나타난다.



앵커 > 한편 일각에서는 한국은행이 금리를 내리는 시점을 놓쳤기 때문에 원달러환율이 급락했다고 본다.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한경 이코노미스트클럽에 소속되어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지난달 금리를 동결한 것이 맞았느냐는 질문을 했는데 그 중 대부분인 75% 정도가 금리인하의 시점을 놓쳤다고 답변했다. 3차 양적완화 정책을 펼 때 국제 간 자금흐름으로 우리가 3차 양적완화 정책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금리의 차이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3차 양적완화 정책의 추진 시점에 맞춰 우리도 금리를 2.75%까지 줄이는 것이 좋을 것으로 판단했지만 동결했다. 그러면 어떤 모습이 되느냐면 선진국들은 시장금리가 3차 양적완화 정책에 의해 많이 떨어지는 것에 반해 우리는 기준금리를 동결하다 보니 외국과 한국 간 금리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그러면 기대심리가 있어 돈은 풀리고 금리의 차이가 확대되다 보니 이 자금이 한국에 몰려오는 상황에서 원달러환율이 급락하게 되고 이것이 3차 양적완화 정책에서 좋은 측면도 있지만 우리 수출업체를 중심으로 가뜩이나 수출과 경기가 안 좋은 상황이고 기획재정부가 재정정책을 통해 경기를 회복시키는 시점에서 금리를 동결하다 보니 원달러환율이 급락하고 원화가치가 절상되어 수출이나 경기의 회복이 부진하다. 그래서 이번 조사에서는 이번 달에는 대부분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이번 주에 금리가 어떻게 될 것인가. 이미 금리인하의 시점을 놓쳤다는 의견이 제기된 상황에서 금통위 위원들이 상당히 고민할 것이다. 이번에도 다시 금리를 동결한다면 고집불통이라는 이야기가 많이 나올 것으로 본다.



국내기업들은 상당히 곤혹스럽게 생각한다. 지난주 금요일 기업인을 대상으로 강의를 했었는데 환율 문제를 가장 많이 이야기하고 있다. 왜냐하면 사실상 올해 초에는 대부분의 집계기관들이 원화가 강세가 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런데 실질적으로 보면 상반기에는 유럽계 자금이 이탈하면서 원달러환율이 1170원대, 1200원 대로 갔다. 원화가 약세된 것이다. 그러다 보니 하반기의 수정전망에서 대부분의 예측기관들이 하반기에는 원화가 약세될 것으로 봤는데 환율이 1110원 대도 붕괴되는 조짐을 보이며 원화 강세가 되고 있다.



기업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그래도 예측기관의 시각을 믿어 경영전략을 세웠는데 예측과 반대로 움직이다 보니 기업은 손을 놓고 있는 상태다. 지금은 내년도의 환경을 예상해 경영계획을 짤 시점인데 믿을 수 있는 곳이 없다. 바로 그것이 지금의 원달러환율 문제다. 다른 굵직한 현안들이 많겠지만 이 문제가 초미의 관심이 되고 여기에 금리인하 문제, 외환당국에서 어떻게 환율문제 시점을 잡았느냐. 이것이 증시적인 측면에서도 최대 관심이 될 것이다.



앵커 > 이 때문에 우리도 수출과 경기를 방어하기 위해 브라질과 중국처럼 원화 환율을 방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지금은 시장에 외환당국자가 직접적으로 개입할 때다. 그렇게 하면 은둔의 왕국처럼 비칠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지금은 국제규범을 만들었던 주체가 자국의 이익 관점에서 수출을 진흥하는 정책을 보이고 있다. 어차피 경제정책이란 대외적인 글로벌화도 중요하지만 우리 국민들과 기업을 위하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에 경제주권을 강조해야 한다. 그런데 선진국에서 자국의 이익 중심으로 간다면 우리도 방어해서 우리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



환율의 방향성까지 바꿀 수는 없다. 그것은 세계적으로 가장 경계하는 것이기 때문에 시장의 흐름은 원달러환율의 하락, 원화절상 추세가 대세인데 이 흐름 자체를 바꿀 정도로 역행적으로 개입할 수는 없다. 그러나 지난번처럼 환율이 급락하는 상황에서도 정부가 수수방관하는 모습은 바꿔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환율의 하락 속도를 조정하는 스무딩 오퍼레이션은 IMF 조차도 인정하는 상태다. 환율이 이번 주에 더 떨어진다면 정부 입장에서는 극단의 시장개입이 필요하다.



앵커 > 국제 자금 흐름을 보면 우리나라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원화의 위상이 올라가지 않는 점을 보면 외환시장이 전적으로 외국인에 의해 좌우되는 것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지금 한국경제의 대외위상은 상당히 좋다. 경기가 좋지 않은데 대외위상은 항상 좋다고 이야기하는 이유는 3대 평가기관들이 한국의 신용등급을 일제히 올렸기 때문이다. 한국은 20-50 클럽에 가입하고 신용등급 하향의 도미노 속에서 3대 평가기관의 신용등급도 모두 상향되었다.



그런데 대외위상이 올라가면 그에 맞춰 원화도 국제화가 되고 국내증시도 외국인이 판치는 윔블던 현상이 줄어들어야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원화가 국제화되지 못하는 측면이 있고 두 번째는 증시 입장에서도 투자자들이 참고할 수 있는 다양한 참고지표를 많이 만들어서 투자를 해야 증시가 발전한다.



우리나라의 원화의 국제화를 정부당국에서 이야기하지만 실제 실행에 옮기는 기업들은 불안하기 때문에 원화의 결제비중이 높아야 한다는 필요성은 인정하더라도 실제 결제할 때는 달러를 가져간다. 한국경제의 위상에 맞춰 국제화가 되지 못하다 보니 외부 요인에 의해 전적으로 흔들린다. 그래서 기업들이 고충을 당하는 모습을 보인다.



극단적으로 환율이 급락하다 보니 1100원이 아니라 1000원까지 떨어진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그러나 시세에 따라 예측하는 시각은 근절되어야 한다. 그런 과정에서 지금까지 살펴보았듯 우리나라의 원달러환율은 외국인에 의해 많이 좌우되는 측면이 있다. 외국인이 한국의 펀더멘탈을 보고 오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우리의 경제성장률은 2.5%까지 떨어졌다. 그러므로 환차익적인 측면을 많이 보고 들어온다.



우리의 환차익을 낼 수 있는 적정 환율 수준은 수출 채산성 모델이나 경상수지 균형모델, 환율 구조모형으로 추정하는 한국의 적정환율은 대부분 비슷하게 나온다. 1070원, 1090원 이 정도로 보고 온다. 지금 1110원대로 떨어진 상태에서 앞으로 추가적으로 한국에 자금을 넣어 기대할 수 있는 환차익은 많이 줄어든다. 그런 각도에서 외국자본의 유입 속도는 서서히 줄어들 것이다.



우리 내부적으로 보면 무역수지 흑자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그래서 이번 주에 금리차 문제의 확대에 따라 외국자본 유입을 촉발시키고 3차 양적완화 정책과 같이 우리 수출업체의 부담을 전가시키는 것을 차단하는 정부의 노력이 중요하다. 한편으로서는 스무딩 오퍼레이션이나 다른 측면에서는 이번 주에 한국경제신문 이코노미스트클럽에서 전망한 것처럼 금리를 내려준다면 환율의 급락 소지는 줄어들 것이다. 지금 대외적인 요건이나 우리 내부적인 여건을 볼 때는 정책당국의 역할이 중요하다. 정책요인만 해결된다면 환율의 급락은 줄어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