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0대 폐경후 여성 유방암 급속 증가

입력 2012-10-04 16:21
우리나라 여성 유방암의 안전지대는 없는 걸까? 해마다 유방암 발생 환자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 중이며, 40대 이하 젊은 유방암 환자 발생률도 여전히 높았다. 주목해야 할 것은 최근 보여지는 폐경 이후 여성의 유방암 증가 상황이다.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집계되었던 5~60대 폐경 후 여성 유방암 환자 수가 2000년대 중반 이후에 급증하는 추세다.



한국유방암학회(회장: 조세헌/이사장: 박찬흔)가 10월 유방암 예방의 달을 맞아 ‘2012 한국 여성 유방암 백서’를 발표했다. 지난 15년 새 연간 유방암 환자 발생률은 1996년 3,801명에서 2010년 16,398명으로 4배나 증가했으며(그래프 1), 최근 2년 새(2008~2010)만 해도 2천 5백 여명의 환자가 더 발생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조발생률[1]역시 1996년 16.7이던 것이 2010년에는 67.2로 4배 이상 증가해, 곧 연간 유방암 환자 수 2만 명 시대가 예고되고 있다.



2010년 한국유방암학회 자료에 따르면 연령별 발생자 수는 40대가 37%로 가장 높았으며, 40대 이하의 젊은 유방암 환자 발생 비율은 51.2%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주목해야 할 변화로는 폐경 후 연령대인 5~60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50대 29.1%, 60대가 14%로 아직도 40대 보다 유방암 발생 환자 수는 적지만, 발생 증가율은 최근 역전되었다.



OECD 주요 국가와 비교한 한국 여성 유방암 발생 증가율은 2002년에 비해 2008년 1.9배로 1위였으며[2], 보건복지부 중앙암등록사업부와 통계청에서 집계한 바에 따르면 한국 여성이 평균 수명인 84세까지 25명 중 1명꼴로 유방암이 발병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3]



반면 희소식도 있다. 유방암 환자는 급증하지만, 0, 1기 등 조기에 유방암을 발견하는 비율이 지속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2010년에는 2~4기에 진행암 진단 비율이 47.5%로 최초로 50% 미만으로 감소했다. 1996년 2~4기 진행암 진단 비율이 76.2%에 달했던 것을 고려하면, 무려 28.7%나 줄어든 수치다.



증상 없이 검진을 통해 유방암을 진단받는 비율도 1996년 6.4%에 2010년에는 32.7%로 5배 이상 높아졌다. 유방 보존 비율도 높아져 부분 절제술 비율이 크게 상승하고, 유방 절제술 비율은 크게 낮아졌다. 주요 암종과 사망률을 비교했을 때, 조사망률이 3.7에 불과했다. 유방암 사망률도 10만 명 당 5.3명 꼴로 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이다.



적극적인 건강 검진과 조기진단 비율이 높아지면서, 유방암 생존율이 증가하고 있다. 실제 국가 암 검진사업 수검률에서 유방암 검진 비율은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2002년에는 전체 수검 대상자 중 14.7%에 해당하는 29만 2천 명이 검진을 받았으나, 2011년에는 전체 수검 대상자 중 절반에 가까운(49.4%) 181만 3,000명이 검진을 받았다. 이는 전체 평균인 39.9%를 크게 웃도는 수치이며, 검진에 포함된 5대 암(위암, 간암, 대장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중 가장 높은 수치이다.



기존 한국 유방암은 폐경 후 여성 환자 많은 서구와 달리 폐경 이전 40대 이하 젊은 여성에서 많이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었다. 하지만, 최근 5년간(2006~2010) 한국인 여성 유방암 연령별 발병 비율을 살펴보면, 장년층 발병 비율이 높아지는 새로운 지형을 보여주고 있다.



유방암 조발생률을 살펴보면, 1999년에 비해 2009년에 60대가 2.3배, 50대가 1.9배 증가해 전 연령 중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현 5~60대에서 유방암 발병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2006년 50대 환자 발생 비율 중 25.7%를 차지했던 것에 비해, 2010년에는 29.1%로 상승했으며, 60대 환자 발생 비율도 13%에서 14%로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에 40대 환자의 발생 비율은 40%에서 37%로 감소했고, 30대 환자 비율 역시 14.3%에서 12.7%로 줄었다. 1996년 폐경 후 유방암 발병 비율이 39.1%였던 것에 반해, 2010년에는 48.7%로 상승했으며, 유방암 발병 중간 나이도 46세에서 49세로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