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투자의 아침 3부 - 이슈진단
글로벌모니터 안근모 > 지난달 미국의 ISM 제조업지수가 전달보다 1.9포인트 상승한 51.5를 기록했다. 지수가 50을 웃돌았다는 것은 제조업경기가 확장 국면으로 다시 올라섰다는 뜻이다. 당초 시장에서는 전달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기대 이상이었다.
세부 내용도 좋았다. 신규주문지수가 52.3으로 급등해 전체 지수을 끌어올렸다. 이 신규주문지수는 경기가 어떻게 될지를 미리 알려주는 선행지표 역할을 한다. 지난 8월에는 2009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추락해 많은 사람들이 걱정을 했었다. 그러나 이번에 대폭 반등해 안도감을 불러일으켰다.
9월 중 고용지수도 지난 2009년 10월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하면서 54.7을 나타냈다. 이번 주 금요일에 9 월 고용지표가 발표될 예정인데 ISM 지표만 놓고 볼 때는 일단 희망적이다. 지금 시장에서는 9월 중 신규취업자수가 11만 5000명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9만6000명이었던 8월에 비해 개선된 모습이지만 실업률을 끌어내릴 만큼 강한 회복세는 아닌 수준이다. 실업률이 떨어지려면 신규취업자수가 월간 12만 5000명 이상 15만 명 정도는 되어야 한다.
대체로 지난달 FOMC 성명서 내용을 재확인하는 수준이었다. 버냉키 의장은 오늘 연설에서 경제가 강해진 뒤에도 고도로 부양적인 통화정책을 상당 기간 유지하겠다고 다시 한 번 약속했다. 물가안정이 유지되는 한 금리를 성급하게 인상하지 않도록 유의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버냉키 의장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발현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긴축 수단을 보유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지난주 연준 고위인사들이 무제한 QE3에 대해 잇따라 우려감을 표시한 데 대한 답변인 셈이다.
그렇지만 어찌 보면 지금 금융시장은 인플레이션과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너무 죽어 있는 것이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오늘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준총재가 말했듯 물가압력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은 시중의 자금이 그만큼 생산적인 분야로 몰리고 있다는 의미로 환영할 만한 일일 텐데 아직은 전혀 그렇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난달 QE3 발표 직후만 해도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2.7%까지 치솟았는데 지금은 다시 2.4% 수준으로 떨어져 있다. QE3가 과연 효과가 있겠느냐는 의구심을 반영한 것이다. 오늘 증시가 대체로 상승세를 타기는 했지만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가격도 함께 올랐다. 경기회복은 아직 불확실한 반면 저금리 정책이 장기간 계속될 것이라는 점은 보다 분명해 보이는 현실이 밤사이 채권가격에 반영된 것이다.
유럽증시의 급등세나 스페인 국채수익률의 하락세를 놓고 보면 시장의 1차 평가는 상당히 긍정적이다. 스페인 은행들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보면 총 14개 주요 은행 중 절반뿐인 7개 은행만이 외부 자본 수혈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족자본 규모도 593억 유로로 당초 예상한 600억~1000억 유로에 크게 못 미쳤다. 스페인 정부는 실제 구제금융으로 투입할 자금의 규모는 400억 유로밖에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주요 투자은행들이나 전문 분석가들의 평가는 좋지 않았다. 너무 낙관적인 상황을 전제로 산출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무디스의 평가가 대표적이다. 자신들이 애초에 산출한 것에 비해 많이 부족해 보인다며 아마도 구제금융 투입 규모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주에 발표된 스페인의 재정개혁 계획에 대해서도 비슷하게 부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시장은 일단 좋게 보고 넘어가자는 분위기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