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투자의 아침 2부 - 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앵커 > 드디어 스페인의 예산안이 확정되었다. 그 내용을 확인해보자.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드라기 패키지 이후 외형상 조용한 움직임을 보였다. 스페인에 구제금융을 주는지 여부에 따른 유럽위기의 우려가 증시에 반영되었다. 이 문제는 워낙 중요하기 때문에 VIX지수 등이 올라가 글로벌증시에 악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스페인에는 여러 가지 정책 일정이 있기 때문에 이런 예산안을 쉽게 수용하기 어렵다. 또 스페인 국민들이 굉장히 거리에 나와 반발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상태에서 이 예산안을 통과했다는 것은 상당히 큰 의미가 있다. 이런 것을 반영해 여러 가지 악재에도 불구하고 오늘 증시는 일제히 상승세를 기록했다. 다만 스페인 당사국은 주가가 떨어졌다. 이는 향후 여러 변동성을 준다.
개혁과 구조조정을 외부의 충격에 의해 하느냐, 아니면 자체적으로 하느냐가 중요하다. 이전에 구제금융을 받았던 국가들은 IMF 자금이 포함되어 있다. IMF 자금이란 유로랜드 회원국 이외의 다른 IMF 회원국들도 자금을 줘서 재원을 확충하는 것이다. 그것을 받으면 응분의 대가를 해야 한다. 과거 우리나라 외환위기 때도 IMF의 자금을 받으면 그에 따라 보답 차원에서 개혁과 구조조정을 강도 있게 추진해야 했다. 그래서 현재 그리스 등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태이기 때문에 시장에 외면당하고 있다.
스페인의 이번 예산안에 대해 상당히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앞으로 스페인이 구제금융을 받게 될 경우 자체적인 노력에 의해 구제금융을 받고 그 구제금융의 실체가 IMF 자금이 아니라 유로랜드 회원국의 재원으로 확충된 자금이기 때문에 개혁과 구조조정에 있어서는 강도는 그렇게 세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이 예산안에서 개혁과 긴축을 스스로 해야 드라기 패키지에서 국채매입 프로그램을 받을 수 있는 전제조건을 충족시키는 것이다. 그래서 두 가지다. 구제금융도 받고 국채매입에 따라 스페인 국채도 사 주는, 소위 재정적자의 화폐화 단초를 제공하기 때문에 이 예산안이 증시 입장에서는 상당히 의미가 있다.
앵커 > 종전에 구제금융을 받은 회원국들과 달리 스페인에게 특별 혜택을 주는 것에 어떤 배경이 있는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이번 예산안이 통과된 후부터 그리스나 다른 국가들은 상당히 반발하는 입장이다. 왜 스페인만 특혜를 주느냐는 것이다. 이는 굳이 설명하지 않더라도 알 것이다. 스페인은 유럽통합의 밸런서, 중간자다. 스페인을 지키지 않으면 독일과 프랑스도 녹록지 않다. 그런 상태에서 스페인은 이전 국가와는 다른 방식으로 구제금융을 지원하는 것이다.
또 그리스나 아일랜드 등에 구제금융을 주면서 많은 학습효과가 있었다. 구제금융을 주더라도 완벽한 상태에서 주는 것은 아니다. 구제금융을 주더라도 한국의 현실, 유럽의 현실이 다 달라서 그 정책 효과에 따라 정책 저항감이 다르고 정책 저항감이 다르면 효과도 다른 것이다. 유럽의 현실에서 보면 구제금융을 줬을 때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까.
그런 것이 문제로 나타났기 때문에 이번 스페인의 예산안 통과를 계기로 구제금융을 주면 종전의 국가들과 다른 측면에서 주는 것이 실효 가능성을 높이기 때문에 증시가 호재로 반응했다.
앵커 > 이렇게 되면 종전에 구제금융을 받은 국가들, 예를 들어 그리스 같은 나라는 굉장히 반발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점에 대해 차별대우라는 지적이 있지 않은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반발하더라도 시장에서 어떻게 받아들이느냐, 유럽의 핵심 국가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중요하다. 요즘 스페인 문제만 나오고 그리스나 포르투갈의 문제는 거의 등장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관심이 스페인으로 가고 있다. 위기론에서 보면 이전 국가나 하위 국가에 해당되는 국가도 문제가 풀린 것은 아니고 더 악화된 측면이 있다. 그리스 등은 등장하지 않고 있지만 거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상태다.
그런데 독일과 프랑스 같은 국가들이 과거 그리스에 관심을 보이다가 스페인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지금 상태에서 위기의 관건이 스페인으로 몰려 있기 때문이다. 반발하더라도 시장에 미치는 역할은 그리 크지 않다.
독일과 프랑스의 반발에 대해 정책을 변경하지는 않는다. 그리스나 위기 발생국에 대해 처리하는 방식으로는 엑시트 방안과 유로존에 잔존시키는 G유로, S유로, P유로 방식 등이 있다. 지금은 G유로 방식으로 외형상 잔존시키되 독자적으로 운영권을 주고 있다. 그래서 독일과 프랑스 입장에서는 같이 끌고 감으로써 부담감을 줄여주는 양상으로 앞으로 스페인의 예산안을 배경으로 구제금융이 될 때 보다 명확해야 되지 않겠느냐고 보고 있다.
앵커 > 앞으로 스페인의 전면적인 구제금융이 실시되더라도 그 자금을 은행에만 한정토록 할 것인가가 새로운 이슈다. 이것이 바로 은행연합을 만들기 위한 전초전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그 내용이 앞으로 굉장히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이다. 유럽통합이 될 때는 통화통합이 되어야 하고 재정통합이 되어야 한다. 위기가 발생하면 감독권의 통합 문제가 중요하기 때문에 새로운 이슈로 은행연합이 되는 것이다.
통화통합은 이미 달성했지만 깨지는 상태에서 은행연합이 바로미터가 된다. 결국 은행의 자본확충문제가 굉장히 중요하다. 구제금융을 할 때 가장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은행연합 부분에 뱅크런 도미노 현상 등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구제금융을 어차피 많이 주지는 못한다.
효율적인 사용 문제에 있어서는 어떻게 하느냐. 스페인의 경우 구제금융을 받더라도 구제금융의 포괄적 사용권을 주는 것이 아니라 은행의 자본부족문제만 확충해 유로 가치를 안정시키고 유럽통합을 안정시키고 유럽통합의 근본적 문제에 해당되는 재정통합문제까지 해결해야 한다.
이번 예산안을 독일은 흔쾌히 받아들이지 않는 입장이다. 왜냐하면 은행연합에 대해 원칙적으로는 동의하지만 프랑스는 신속추진, 독일은 점진적 추진 방식을 선호한다. 그러므로 은행연합의 시금석에 해당되는 이 예산에 대해 독일이 비교적 흔쾌히 받아들이지 않는 것을 그런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다.
시기적으로 어려울 때 스페인의 총선이 있다. 중요한 것은 국민들이다. 스페인 국민들이 이것을 받아들이느냐가 중요하다. 자발적인 개혁과 긴축을 내용으로 하는 예산안의 통과이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어떻게 생각할 것이냐의 문제가 중요하다.
지금 모든 문제가 충분한 재원이 있는 상태에서 가는 것은 아니다. 시간이 갈수록 더 그런 사정이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신뢰 회복이다. 신뢰가 어떻게 회복되느냐. 모든 국제상황이나 신뢰가 회복되어 롤오버가 되어야 가능한 것인데 지금 상태에서는 벌써부터 모럴 해저드 문제가 나오기 때문에 이 부분도 상당 부분 험난한 길이 예고된다.
앵커 > 스페인 예산안이 확정되면서 우리 입장에서는 유럽계 자금의 향방이 어떻게 될 것인가도 궁금하다. 자금 유출입이 안정될 것인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유럽계 자금들은 전형적으로 스페인의 금융사 내지는 그에 따라 영향을 받는 유럽 금융사들의 자본 부족과 충족 문제에 따라 유럽계 자금의 향방이 결정된다. 최근 유럽계 자금보다 미국계 자금이 더 국내증시에 영향을 미치지만 유럽계 자금 문제에 관해 한정시켜 알아보자.
스페인의 예산 통과로 인해 유럽 금융사들의 자본확충 문제가 이루어질 때는 유럽계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 다만 드라기 패키지는 자금의 절대 규모만 늘리는 것은 아니다. 국내에서 유럽계 자금의 이탈 우려를 줄이는 것에 증시의 호재적 측면이 있다. 피셔의 통화가치를 감안한 국제 간 자금이동설을 보면 한국에 자금이 유입될 수 있는 여건이 굉장히 충족되어 있는 상태다.
이런 외부적 조건이 개선되면 개선될수록 외국 자본이 유입될 수 있는 가능성이 세계 어느 국가보다 높기 때문에 우리 정책 당국자 입장에서는 외국자본 유입에 따라 정책적으로 완충을 시켜주는 것이다.
좋은 재료가 나왔을 때는 마냥 좋다고 생각하지 말고 자금이 몰려올 수 있는 여건이 되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 그런 것을 우리 수출업체를 중심으로 받아들일 부담이 있다. 그런 부분을 정책적으로 완충시켜나가는 것이 대외환경에 의존하는 한국 정책당국의 유연한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