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투자의 아침 3부 - 이슈진단
글로벌모니터 안근모 >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이 지난 일요일에 그런 보도를 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그리스의 재정부족 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2배 가량 큰 200억 유로에 달한다는 보도였다.
이 재정부족 규모란 그리스 정부가 재정적자를 GDP의 3% 수준으로 줄이기 위해 필요한 재정수지의 개선 규모를 뜻한다. 그리스 역시 오는 2014년까지 재정적자 비율을 3%로 줄이도록 되어 있고 이를 위해 그리스 정부와 트로이카 채권단이 115억 유로 규모의 긴축계획을 협의하고 있다.
그런데 그 규모가 115억 유로 규모가 아니라 200억 유로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슈피겔 보도의 요지다. 만약 보도가 사실이라면 그리스는 그야말로 가망이 없는 상황이다. 안 그래도 그리스 정부와 트로이카가 20억 유로의 긴축개혁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인데 추가로 80억 유로를 더 줄여야 한다면 방법이 없는 것이다.
일단 그리스 재무부가 이 보도를 부인했다. 115억 유로의 긴축과 별도로 20억 유로의 세수 증대까지 해서 총 135억 유로의 수지 개선 계획을 짜고 있는데 이것으로 충분하다는 것이다.
그리스 현지 언론의 보도를 보면 20억 유로의 긴축개혁을 두고 양측 간 이견이 있는 듯하다. 총 115억 유로의 긴축 목표 가운데 95억 유로에 대해서는 양측 간 합의가 이루어졌고 이제 남은 것은 이 20억 유로다. 여기에서 진전을 보지 못하고 협상이 정체되어 있는 것이다. 트로이카, 특히 IMF 측이 그리스에 대해 보다 현실성 있는 긴축개획을 내놓으라고 압박하고 있는데 주로 공공임금과 연금을 더 삭감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그리스 정부 측은 지금 상황에서 임금과 연금을 더 삭감하게 되면 어렵사리 구성한 연립정부의 존립이 위태로워진다며 난색을 표시하고 있는데 트로이카 측이 수용하지 않고 있다.
일단 트로이카 채권단은 다음 주 화요일에 그리스에 복귀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 전에 그리스정부가 다른 설득력 있는 대안을 만들어내는 것이 관건이다. 그리스 정부 측은 다음 달 8일 유럽 재무장관회의 이전에 모든 긴축계획 수립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인데 그 일정대로 진행될지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다.
유로존에서는 그나마 독일 경제가 상대적으로 나은 모습이었는데 최근 발표되는 PMI나 여타 지표를 보면 역시 예외는 없어 보인다. 독일의 7000개 기업을 상대로 조사한 기업심리지표가 발표되었다. 소폭 개선되었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3년여 만에 최저치로 나왔다. 기업인들의 자신감이 그만큼 약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QE3 발표 직후에 경제회복과 인플레이션 기대감이 고개를 들기도 했는데 이 역시도 금세 사그라지고 있다. QE3 효과에 대한 의구심이 나타나고 있다는 이야기다.
미국 물가연동 국채의 시장을 통해 측정하는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지난주 초만 해도 6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었는데 이것이 다시 QE3 직전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연준의 경기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안전자산인 국채가격은 1년 만에 가장 긴 랠리를 펼치고 있고 원유가격에 이어 금값도 밤사이 비교적 큰 폭으로 조정을 받았다. 무제한 QE3가 주택대출을 활성화시키고 그래서 주택경기가 살아나 실물경기 전반에 확산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데 이 시간 동안 금융시장은 자신감과 의구심 사이에서 계속 오락가락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