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하우스푸어 대책이 푸어"‥실효성 '의문'

입력 2012-09-24 17:13
<앵커>



정부와 금융권, 여당 대선후보까지 하우스푸어 대책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금융당국간 온도차가 큰데다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들이 적지 않습니다.



하우스푸어 대책을 권영훈기자가 긴급 진단합니다.



<기자>



하우스푸어는 '집은 있지만, 은행 빚에 고통을 받는 가구'를 말합니다.



저금리가 가계부채 증가로 이어졌고, 부동산 침체와 맞물려 하우스푸어를 양산한 겁니다.



'가계 부채'가 사회적 이슈로 부상하자 돈을 떼일 위기에 처한 금융권이 먼저 나섰습니다.



'신탁 후 임대'와 '매각 후 임대', '경매유예제도' 등 하우스푸어 대책의 종류도 다양합니다.



금융권이 하우스푸어의 집을 사주고, 이를 다시 임대한다는 건데, 주택 소유권을 두고 말들이 많습니다.



특히 대출이자 지불능력이 떨어져 하우스푸어가 됐는데 높은 월세 부담은 어떻게 감당하느냐의 문제가 고민거립니다.



또, 과거 미국의 '숏세일 제도'와 유사한데 미국은 전세가 없고, 월세가 집값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 상황이 다릅니다.



<인터뷰>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팀장



"현재 검토되고 있는 대책은 일부 대출 연체자에게 집중돼 있는 문제. 그만큼 수혜자의 폭이 좁다. 이런 상황에서 전체적인 하우스푸어 대책이라고 할 수 없고 추가금리인하를 통해 상환능력을 키워주고, 취등록세 감면 등 거래활성화를 통해 부동산시장 자체를 활성화하는게 근본적인 하우스푸어 대책이 될 수 있다"



금융당국의 엇박자도 문제입니다.



권혁세 금감위원장은 은행권 공동으로 대책을 준비한다는 입장인 반면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개별 은행의 사안으로 선을 그었습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지금은 재정이 투입될 상황이 아니라며 정부 주도의 대책이 나올 시점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하우스푸어 문제로 사회가 병들고 있는데 정부 내부에서도 온도차가 느껴지는 대목입니다.



급기야 여당 대선후보인 박근혜 후보가 '지분매각제도'를 골자로 한 하우스푸어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주택의 지분 일부를 공공기관에 매각해 얻은 돈으로 대출금 일부를 상환하고, 거주는 계속할 수 있다는 얘깁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캠코가 지분을 사들여도 하우스푸어들은 이자를 내는 대상만 달라질 뿐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다"라고 지적합니다.



전문가들은 어디까지를 하우스푸어로 규정할 지 실태조사를 한 뒤 은행과 채무자간 맞춤형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습니다.



<인터뷰> 권주안 주택산업연구원 박사



"하우스푸어에 대한 정확한 기준이 만들어져야 한다. 대상자에 한해 국민주택기금에서 일정부분 차환하는 방식. 원금과 이자를 기금 상환하는 방식이 필요. 차주의 신용상태를 봐야하는 일들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기자 클로징> 권영훈 기자 yhkwon@wowtv.co.kr



"지금까지 나온 하우스푸어 대책 대부분은 사태 수습에만 초점이 맞춰진 '언발에 오줌누기'식입니다.



시장의 자율기능에 맡기는 게 최우선이지만, 이번 기회에 가계부채 종합관리 시스템이 재정비될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권영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