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투자의 아침 3부 - 이슈진단
글로벌모니터 안근모 > 국익에 이로울 것이라면 검토할 수 있다고 한 스페인 부총리의 발언을 지난주에 전했는데 주말에도 비슷한 입장 표명이 있었다. 루이스 데 귄도스 스페인 경제장관은 때가 되면 스페인이 할 일을 하겠다면서도 서두르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스페인 정부가 가장 꺼리는 것은 마치 그리스처럼 국가 구제금융을 요청하는 모양새가 되고 그래서 그리스처럼 엄격한 긴축 요구조건을 강요 받는 상황을 맞는 것인데 이런 구도는 반드시 피해야겠다는 입장이다.
미리 준비작업을 다 마무리 지어 놓고 불가피하게 필요한 상황이 된다면 구제금융을 신청한다는 시나리오다. 사전 준비작업이란 구제금융에 돌입할 경우 부가될 스페인 개혁 프로그램을 사전에 짜서 미리 이행에 착수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하면 두 가지 장점이 있다. 스페인 정부로서는 구제금융 프로그램에 돌입하더라도 마치 별도의 추가적인 개혁이 강요되지 않는 모양새를 갖출 수 있다. 스페인 국가적으로는 자존심을 지킬 수 있게 되고 라호이 총리 입장에서도 구제금융을 구걸한 정권이라는 낙인을 피할 수 있다.
유로존과 금융시장 전체적으로도 이점이 있다. 스페인의 구제 요청에서 자금투입에 이르기까지 소요되는 기간을 최대한 단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구제를 요청하면 자금이 즉각 투입될 수 있게 미리 준비를 해놓는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지 않고 상황이 이미 불안해진 상태에서 아무런 사전 준비 없이 그제서야 구제조건 협상을 시작하면 줄다리기가 길어지고 시장 불안도 지속될 위험이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일단 오는 목요일에 예정된 스페인의 내년 예산안 발표에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사전 정비작업을 통해 협의된 스페인의 추가 구조개혁 프로그램이 이 예산안에 포함될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스페인이 만약 구제금융 요청을 위한 사전 준비작업을 충분히 해 놓고 있고 따라서 필요한 경우 구제금융 투입이 즉각 이루어질 것이라는 믿음이 시장에 형성된다면 오히려 스페인은 구제금융 없이도 상당한 시간을 벌 수서 있을 것으로 보인다. ECB를 포함한 대규모의 자금이 눈앞에 대기되어 있는 상황에서 스페인 국채를 미리 내다 팔려고 하는 투자자들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오는 목요일 스페인의 발표가 중요하다.
올리버 바이만이라는 민간 회사가 스페인 은행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진행해 왔는데 오는 금요일에 그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스페인 경제와 주택시장이 앞으로도 상당히 더 될 것으로 가정해놓고 이럴 때 스페인 은행들의 자본부족 규모는 얼마이고 공적 자금은 얼마나 투입되어야 할 것인지를 밝힐 계획이다.
1차 스트레스 테스트에서는 최대 600억 유로의 공적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되었는데 이번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400억 유로의 구제금융이 남게 되는데 이 돈을 스페인 재정안정에 전용하는 방안도 일각에서는 거론되고 있다. 스페인 재정을 압박하는 핵심 요인이 은행 부실이었는데 이번 발표를 통해 스페인에 관한 불확실성이 다소 해소될 것으로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