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증시특급 1부-글로벌 마켓 NOW>
김희욱 해설위원 > 올해 증시의 최대 키워드는 슈퍼박스권이다. 증시의 조울증 장세가 올해에 이어 내년까지 이어진다는 것이다. 로이터통신의 마감브리핑을 보자. 미 증시는 어제만 해도 몇 년 만에 최고치라는 제목이 등장했었다. 오늘 조정 등 미온적인 표현에 대해서는 대체로 인지상정이라는 분위기다. 이 가운데 QE3가 나오기 전부터 기대감이 먼저 반응한 것은 바로 상품시장이다. 그 가운데 대표적으로 유가가 오늘 미 증시 개장 전에 하락한 것이 미 증시 전반적인 조정 분위기를 미리 형성했다.
이런 가운데 애플의 주가는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면서 미 증시에 하방 경직성으로 작용했다. 이것은 아이폰5에 대한 기대감이라기 보다는 증시 주변환경이 워낙 좋고 유동성이 풍부해 분위기가 좋다 보니 무엇이든 좋아 보이는 심리다. 이제는 전문가들도 애플과 삼성의 롱숏 전략이라는 이야기는 그만 하는 것이 좋겠다. 이미 다 지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같이 가는 것으로 전략을 바꾸는 것이 좋겠다.
오늘 우리증시에서도 힌트를 얻을 수 있는 내용이다. QE3 발표 이후 상승세를 주도해왔던 금융, 원자재, 유통 업종, 우리말로 내수주가 오늘 조정에도 앞장을 섰다. 그 이유는 당일 발표된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수의 부진을 본 투자자들이 잠시 잊고 있었던 경기둔화 우려를 다시 한 번 떠올렸기 때문이다.
그 밖에 미 증시 거래량이 평소 대비 약 20% 가량 적었다는 내용이다. 마침 어젯밤 미국시간으로 월요일은 유태교의 설날이라 유태인들이 많은 뉴욕증시에서는 월차 혹은 연차를 내고 하루 자리를 비운 사람이 많았다.
그리고 정정불안에 관한 이야기도 있다. 또 아프가니스탄과 인도네시아에서 반미 시위가 거세다. 여기에 일본과 중국의 영토분쟁으로 중국 내의 일본 자동차 공장들이 잠정적으로 가동 중단에 들어갔다는 내용이 있다.
오늘 시황을 미국 현지 전문가를 통해 들어보자. 델다 글로벌 에셋 매니지먼트는 오늘 미 증시는 플러스 조정, 즉 지난주 급등분에 대한 수렴 과정에 들어 있었다. 지수는 마이너스로 표시되었지만 나쁘지 않았다. 지난주 연준이 준 선물이 워낙 컸기 때문에 적어도 올해 말까지 하방 경직성은 이미 확보된 셈이다. 조정시 추가 매수 관점을 올해 말까지는 유지하자는 차원으로 보는 것이다.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수가 오늘 미 증시의 조정 분위기를 이끌고 갔다. 뉴욕지역의 제조업 경기를 나타내는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수다. QE3가 없는 상태에서 이 지표가 나왔다면 재앙 수준이 되었을 것이다. 그만큼 안 좋게 나왔다. 보통 경제지표가 한 달에서 두 달 정도 후행하지만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수는 9월 결과이니 실시간 뉴욕지역의 제조업 경기를 표시하는 것이다.
당초 약간 하락했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10.4가 급락하면서 두 달 연속의 부진은 물론이고 3년 반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올라갈 듯 하다가 계속 주저앉는 상황이다.
왜 이렇게 부진했는지 항목별로 보자. 종합경기체감지수가 -10.41로 거의 이번 엠파이트스테이트 지수 하락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여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은 -14의 신규주문이다. 미출하주문량은 -14.89다. 향후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하는 항목들인 신규주문과 미출하주문 등이 많이 내려갔다. 이는 미국의 제조업의 일종의 디레버리지다.
즉 재고량을 최대한 줄이자, 팔릴 만큼만 만들겠다는 식으로 긴축고용을 하는 트렌드가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차원에서 연준의 이번 QE3는 씁쓸하기는 하지만 정당성이 인정되었다. 다른 것은 몰라도 고용에 대해서만큼은 무제한이라는 극약처방을 쓰지 않으면 안될 부진한 상황이 맞다. 이렇게 시장에서 받아들여진 것이다.
여기에 대한 전문가 평가를 보자. 하이 프리퀀시 이코노믹스의 의견이다. 경기에 민감한 제조업이 이렇다는 것은 미 경제가 얼마나 취약한 국면인지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것이다. 미 경제성장은 한동안 둔화 추세가 답보된 것으로 판단한다. 그래도 QE3라는 하방 경직성은 오늘 상당히 크게 작용했다.
만약 QE3가 없는 상태에서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수가 이 정도 나왔다면 다우지수는 2% 추락을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부진한 데이터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된다. 미국에서 생각하는 미 제조업종과 우리나라 국내 코스피지수의 동조화를 생각한다면 오늘 우리나라는 큰 폭의 조정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다.
MSCI 한국지수를 보자. 미국과 유럽의 양적완화 연합은 유동성 측면에서는 물론 시장에 좋은 재료이지만 최상의 시나리오는 돈을 풀어서 시장을 먼저 들어올려 놓은 후 그 뒤에 경기회복세가 따라오면 이것을 지난 상승분을 지켜갈 수 있는 모멘텀으로 삼는, 혹은 추가상승까지도 예상할 수 있는 것이 가장 좋은 케이스다. 앞서 본 여러 정황상 QE3가 나올만하니 나왔고 오죽하면 돈을 싸들고 나왔겠느냐는 투심을 이끌어줬다는 점에서 MSCI 한국지수는 고점 부담을 느끼는 시점이 되기도 했다.
1.17% 하락은 미 증시 하락폭보다 크며 미 제조업경기와 코스피지수의 동조화를 외국인들은 상당히 중요하게 보고 있다. 오늘 외국인들 매수세가 급격하게 줄어들거나 순매도가 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시점이다. 오늘 미 증시 하락보다 우리나라 증시의 조정폭이 클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