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9월 FOMC QE3 단행하나

입력 2012-09-12 07:55
굿모닝 투자의 아침 2부 - 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앵커 > 드디어 우리 시간으로 내일 저녁부터 연준의 FOMC 회의가 열린다. 드라기 총재에 이어 버냉키 의장이 어떤 경기부양책을 내놓을지 시장에 관심이 되고 있다. 워낙 두 인물 간 영향력이 커지면서 두 사람 간 밀월시대가 열리는 것이 아니냐는 보도도 있었다. 이 부분에 대해 자세하게 살펴보자.



회의 결과는 나왔다. 지금 FRB에서 취급하는 주요 정책을 살펴보겠다. 금리는 더 이상 내릴 수 없다. 다만 지금 초저금리 유지의 기한을 설정하는 문제를 연장시키는 것으로 금리정책이 나올 것이다. 그리고 경기문제에 대해서는 머들링 스루 문제가 검토될 것이다. 또 통화정책이 제대로 되려면 가장 당면한 문제가 재정절벽 문제다. 통화정책의 효과적인 측면에서 재정절벽이 더 이상 나오지 않도록 행정당국에 요청을 하고 의회에 협조를 구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가장 관심이 되는 QE3 문제는 추진하더라도 규모가 축소되는 문제가 있다. 그리고 추진하지 않을 때는 지난번 잭슨홀 미팅에서 이야기했던 사항들, 구체적으로 언급을 피하는 식의 결과가 날 것으로 본다. 관심이 되고 있는 3차 양적완화 정책에 대해서는 예상보다 빨리 발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왜 그런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인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지금 연준에서 경기부양책으로 추진하는 수단은 결국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정책이다.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정책을 추진하는데 양적완화 정책을 느닷없이 가져오면 정책 혼선을 빚는 것이다. 왜냐하면 하나는 유동성 공급 정책이고 하나는 실물과 금융을 연계시키는 정책이다.



어떤 정책을 밀어붙이는데 경기부양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해서 또 다른 정책을 밀어붙이면 정책을 받아들이는 사람 입장에서는 혼선을 빚는 것이다. 무제한 채권매입도 드라기 총재는 밀어붙이고 있지만 사실 받아들일 수 있는 국가는 지금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하고 있다.



그런 것이 시장에 가면서 어떤 사람들은 바주카식으로 돈을 풀면 주가는 올라가지 않겠느냐고 하는데 정책이란 추진할 수 있는 당국자의 여건과 받아들일 수 있는 여건이 같이 맞물려야 한다. 이런 것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초기에 이 정책이 나왔을 때 시장에 미치는 효과가 기대 만큼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었다. 시장 상황에 그대로 반영된다.



마찬가지 각도다. 지금 미국 경기부양의 주 수단은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정책으로 금융과 실물을 연계시키는 정책이다. 경기지표가 조금 안 좋게 나왔다고 해도 주 수단 외에 3차 양적완화 같이 성격이 다른 것을 밀어붙이면 정책 혼선 문제가 나온다. 일단 양적완화 정책에 대해 상당 부분 추진하더라도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시한이 올해 12월로 잡혀 있는데 그 이후로 넘어가지 않겠느냐는 예측이 나온다. 그리고 3차 양적완화 정책은 최후의 보루다. 마지막 동원할 정책까지 다 쓰면 그 이후에 경기가 회복되지 않을 때는 더 불안해진다. 버냉키 의장이 교체되는 위험에 처할 가능성도 있다.



아무리 FRB에서 견제와 균형을 한다고 해도 대선을 앞두고는 정치적인 비판 문제, 정치적 포퓰리즘 문제 때문에 대선을 코앞에 둔 입장에서는 아무리 중립성을 유지한다고 해도 3차 양적완화 정책을 과감하게 밀어붙일 수 없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추진하더라도 나중에 추진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월가에 급부상하고 있다.



앵커 > FRB와 ECB, 버냉키 의장과 드라기 총재의 의견이 매우 비슷하다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 일부에서는 두 사람의 밀월시대가 열리는 것이 아니냐고 표현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지금 상태에서는 드라기와 버냉키가 내놓는 정책이 대동소이하다. 일단 유럽위기에서 확실히 공조 체제를 유지하는 것 같다. 지금은 국제금융시장에서 BD 밀월체제라고 한다. BD란 버냉키와 드라기의 이니셜이다. 이렇게 표현할 만큼 확실하게 입장을 견제하는 것 같다.



두 번째는 금리는 장기금리를 인하하고 있다. 이 부분이 BD 밀월시대 중 가장 첫 번째로 나온 조치다. 미국은 이미 제로 금리를 유지한 상태에서 버냉키 의장이 작년에 취임하자마자 금리를 대폭 내렸다. 그래서 유럽도 실질적으로 제로 금리다. 물론 지금 금리는 0.75%이지만 인플레 산정 방식 등을 볼 때 유럽의 0.75%는 사실상 미국의 제로 금리다. 양 국가가 내릴 수 있는 금리를 모두 내렸다.



또 인플레 없는 양적완화 정책도 동일하게 추진한다. 버냉키 의장은 아직 추진하지 않고 있지만 올해 연초부터 인플레 없는 양적완화 정책을 추진했다. 그리고 드라기 입장에서도 불태화와 연계된, 즉 국채매입에 풀린 돈은 전부 환수하겠다고 했다. 이는 동일한 각도다. 그래서 정책이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



무제한 채권매입 문제도 있다. 이는 돈을 무한정 풀겠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돈을 거둬들이겠다는 이야기이고 무제한이란 기간이나 규모의 제한을 폐지하겠다는 이야기다. 이는 버냉키 의장이 주장한 시각이다. 그래서 거의 모든 측면에서 버냉키 의장과 드라기 총재 간 입장이 동일하다. BD 밀월체제가 전개되고 있다.



앵커 > 두 사람이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어떤지도 궁금하다. 밀월시대가 열리려면 학문적 배경이 비슷해야 하지 않을까.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경제학계에서는 두 사람을 동일하게 분석한다. 여러 가지 학파가 있는데 크게 보면 시장을 존중하느냐, 정부개입을 인정하느냐에 따라 통화론자와 신자유자를 같은 맥락으로 보고 케인즈언 학파와 신케인즈언 학파를 같이 한다. 이 두 사람은 공교롭게도 신케인즈언 학파로 분류된다.



시스템과 시장이 작동될 때는 존중을 하되 지금처럼 시스템과 시장이 작동되지 않을 때는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주장해 정부나 중앙은행이 경기를 회복시키는 정책에 드라기나 버냉키가 입장을 같이한다.



또 중앙은행의 목표에도 차이가 있다. 통화론자의 경우 물가 안정만을 해야 하며 위기극복이나 경제성장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천사의 키스를 주장했지만 나머지 두 사람, 중앙은행의 입장은 그때그때 우선순위에 따라 바뀐다. 지금은 경기를 회복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물가안정이 되었을 때는 다른 목적도 추진해야 한다. 악마의 키스 정도를 할 때는 두 사람이 입장을 같이 한다.



다만 한 가지 최근의 무제한 정책을 본다면 학파 간 논쟁을 할 때 아주 대립되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 사람들은 유연한 사고를 가지고 있다. 통화론자의 강점을 가지고 있는 기대가설을 수용해서 무제한으로 둔다는 것은 돈을 많이 푸는 것이 아니라 경제주체들에게 기대를 계속 끌어가기 위해 조건과 제한을 주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기대가설을 일부 수용하는 것은 이 두 사람들이 아주 유연한 사고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학문적 배경이나 경제문제를 풀어가는 것과 경기를 진단하는 방법이 대부분 비슷하다.



앵커 > 버냉키와 드라기 총재 간의 공조가 열린다면 어떤 형태로 될 것인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과거에서 정치적인 밀월시대라는 이야기가 많았다. 그것은 느슨한 관계이냐, 아주 긴밀한 관계냐로 나뉜다. 느슨한 관계의 밀월시대에는 정책적 공조 문제가 있다. 그렇지만 양국의 주권 문제는 인정을 하는 것이 느슨한 관계다. 긴밀한 관계는 직접적으로 그 국가의 내정간섭 문제까지 간다.



그런 상태에서 지금 두 총재 간 통화정책의 기조에 대해서는 금리나 인플레 없는 양적완화 정책이나 무제한 채권매입이 거의 같이 간다. 본질적으로 통화정책의 간섭 문제는 가지 않고 있다. 간섭 문제란 유럽의 국채를 미국의 발권력을 동원해 사 주는 경우다.



국채매입을 하는 것은 재정적자 문제이기 때문에 유럽에서 발생한 문제다. 미국이 발권력을 동원해서 직접적으로 한다면 가장 좋은 밀월관계이지만 미 국민들에게 부담을 주기 때문에 추진하기 어렵다. 그래서 느슨한 관계 형태의 BD 밀월시대가 전개될 것으로 본다.



가장 좋은 모습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ECB가 발권력을 동원해 유럽의 국채를 사주는 것이 아니라 FRB, 세계 가장 중심국이 발권력을 동원해 유럽의 국채를 사준다면 국내 증시 입장에서 대형 호재가 될 것이다. 그러나 최근 양 총재 간 밀월시대가 전개된다고 해도 국내증시에 중립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 있다.



지금 아무리 글로벌시대라고 하지만 무역규제에 대한 분쟁이 많이 나타나고 글로벌 환율전쟁이 이런 조짐을 보인 것은 국민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애국주의 등 정치권의 표심을 생각하는 입장에서 보면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느슨한 관계가 된다면 가장 국내증시에서 비관론자들이 이야기하는 유럽계 자금이 이탈되는 경우는 없다. 계속 중심선은 올라가되 변동폭의 확대를 가져가는 모습이 앞으로 지속될 것이다.



앵커 > 각 나라별로 경기부양을 위한 특단의 조치가 내려지고 있는 가운데 13일 우리나라에서 통화위원회가 열린다. 추가적으로 금리를 인하할 것인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금리인하의 분위기는 성숙되어 있다. 워낙 예상과 시장은 행보를 달리 하기 때문에 한국은행의 금통위에서 금리를 결정한다. 그러므로 쉽게 예상할 수 없다. 중앙은행 총재의 평가에서 우리나라가 가장 안 좋은 13명에 속해 있다. 시장 친화적으로 가지 않기 때문이다. 시장의 예상대로 보고 금리인하의 상승 여건을 본다면 사실상 지금은 금리인하 여건이 성숙되어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정부에서 경기부양책을 발표한 상태다. 재정정책에서 경기부양 효과가 되면 통화정책 측면에서는 정책적으로 공조를 해야 한다. 한국이 그동안 재정과 통화정책 간 미스매치가 됐던 부분이 경기부양 정책을 애써 추진하고도 효과를 보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은 협조를 해야 한다. 엊그제 경기부양을 했으니 통화정책 측면에서도 같이 경기를 이끌어야 한다.



두 번째는 글로벌 공조체다. 지금 중심국이 경기부양에 동시다발적으로 가다 보니 대외환경에 의존하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도 같이 보조를 맞춰야 하지 않겠는가. 그리고 물가는 1%로 안정되어 있다. 그리고 한은 총재는 이번을 계기로 보다 시장 친화적으로 가야 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