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인수? "내 코가 석자"

입력 2012-09-04 15:56
<앵커>



대우조선 매각이 답보상태입니다. 인수 대상기업들은 시너지는 고사하고 불황 대처에도 버거운 상황이어서 매각 관련 개점휴업이 장기화될 전망입니다. 김정필 기자입니다.



<기자>



한때 몇 군데 대기업이 대우조선의 인수주체로 하마평에 오르내렸지만 이젠 후보군 조차 종적을 감춘 지 오래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인수자금이 한 두 푼도 아닌 매머드 급이고 비상경영으로 기업들이 현금을 꽉 쥐고 있어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몇 년 전만 해도 검토 기업이 다수여서 인수가가 6조원에 달했지만 요즘은 그 절반에다 프리미엄을 얹어도 3조원대에 머무는 등 가격 메리트마저 언급될 정도입니다.



일부 인수 후보기업은 불황으로 되레 차입를 해야 하는 형국이고 조선업황 자체도 나빠져 수주·마진 급감 등을 감안하면 가격만 갖고 인수에 선뜻 나설 수가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인터뷰> 대기업 관계자



"유동자금 없는 상황인데 매각 위험부담을 갖고 갈 것이냐 이런 결정 쉽게 할 수 없다"



캠코가 보유한 19%대 지분 처리시한이 다가오지만 이를 인수한다 해도 경영권이 보장되지 않다 보니 매물로써 매력도가 떨어지는 것도 매각을 더디게 합니다.



급할 것 없는 캠코는 느긋하기만 하고 경영권에 관심을 갖는 기업들은 산업은행과 캠코 지분을 같이 가져가려다 보니 실마리를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업계에서는 경영권 보장시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며 먼 시점이 되겠지만 정부가 관련법을 정비해 일련의 수순을 밟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옵니다.



<인터뷰> 조선 분야 애널리스트



"일단 법적으로는 그때까지인데 인수주체 없고 시장 매각이 마땅치 않으면 무리해서 시장에 팔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법을 바꾸지 않을까 한다"



지분 보유 측이나 매물기업 자체가 매각 지연으로 궁지에 몰리지는 않겠지만 이로 인해 경쟁력을 갖춘 매물기업이 부지불식간 경쟁사에 밀리는 흐름은 아쉬운 대목으로 꼽습니다.



<인터뷰> 조선 분야 애널리스트



"(경쟁사가) F-LNG 시장에서 대우에 앞서는 느낌..실적부분도 차이가 나기 시작하고"



오너 유무의 영향을 계량화할 수는 없지만 자금을 받쳐주는 모기업, 의사 결정의 구조적 공백이 장기화되는 점은 또 다시 해를 넘겨야 하는 대우조선에 있어 뼈 아픈 부분임이 분명해 보입니다.



한국경제TV 김정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