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쇼크로 코스피 ‘휘청’..금요일 버냉키 연설 주목”

입력 2012-08-28 10:02
<출발 증시특급 1부-글로벌 마켓 NOW>



김희욱 해설위원 > 전국적으로 태풍의 영향권이다. 지금 월가에서도 금요일에 시장의 태풍이 있다. 바로 잭슨홀 연설이다. 이를 앞두고 굉장히 관망세가 짙은 분위기다.



월가 미국시장 마감브리핑을 로이터통신을 통해 살펴보자. 오는 금요일 잭슨홀 연례 심포지엄이 열린다. 현재 글로벌 금융시장의 두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버냉키 연준의장과 금요일,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토요일 연설을 앞두고 있다. 이 두 사람의 이름이 가진 중량감만으로도 월가가 숨죽인 이유가 어느 정도 납득될 것이다. 당연히 오늘 미 증시는 한주의 첫날인 월요일임에도 불구하고 거래량은 상당히 부진했다.



이날 거래량은 평소 대비 35% 정도 적어서 미국의 독립기념일 전일장 다음으로 가장 부진한 거래량으로 기록됐다. 또한 ECB 통화정책 회의가 다음 주 목요일인 9월 6일에 예정되어 있고 ESM에 대한 독일 헌재의 심리가 9월 12일로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앞으로 몇 주동안 이런 거래량 부진은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밖에 개별이슈로는 애플이 삼성과의 특허권 소송에서 완승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1.9% 상승하면서 또 한번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번 판결에 삼성과 같은 편에 서 있던 구글은 1.4% 하락 마감하는 등 희비가 교차됐다.



잭슨홀 컨퍼런스는 상당히 시장의 대형 태풍이다. 이에 대해 미리 예고를 들어볼 필요가 있다. Zacks 리서치의 제목은 ‘소문에 사서 잭슨홀 연설에 판다?’는 것이다. 현지시간으로 금요일 아침, 우리시간으로 금요일 밤에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기조연설을 앞두고 있는 버냉키 연준의장의 입에 우리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현지 Zacks 리서치의 투자자문은 잭슨홀 버냉키 연설 미리보기 3대 시나리오를 작성했다.



아무래도 이번에는 QE3 같은 극단적인 해프닝보다 시장이 실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판다는 증시 격언을 조금 바꿔 놓았다.



이번 금요일 잭슨홀 버냉키 연설 3대 시나리오를 정리해봤다. 첫 번째, 최근 연준 의사록 내용 상 추가 양적완화에 대해 연준 내 다수가 지지하는 쪽으로 기류 변화가 감지되었는데 결국 의사봉을 쥐고 것은 연준의장인 만큼 이번에 여기에 대한 버냉키 연준의장의 논조를 재확인해야 한다.



두 번째, 최근 경제지표 개선추세에 대해 버냉키 연준의장이 어떤 입장을 나타내는지, 즉 일시적인 기저 효과로 보는지 추세 전환으로 판단하는지의 스탠스가 결국 QE3를 위한 동기부여로 작용할 것이다.



세 번째, 9월 FOMC는 경제전망 업데이트와 기자회견까지 예정된 3분기 최대 연준 행사로 꼽히고 있기 때문에 QE3를 위한 필요충분조건인 인플레이션과 실업률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자료와 함께 연준은 이미 입장정리가 되어 있을 것으로 본다. 예상되는 바 버냉키 연준의장이 이번 연설을 통해 이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다. 어디를 봐도 이번 잭슨홀에서 QE3가 발표될 가능성은 적다. 다만 9월 FOMC 뜀틀을 앞둔 구름판의 분위기 정도만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 잭슨홀 컨퍼런스에 담겨 있다.



CNN머니에서 실시한 서베이 결과를 보자. 월가 대표 투자기관, 투자분석가들과 경제학자들을 상대로 실시한 이 조사에 따르면 필드의 투자전략가 93%와 경제학자 77%는 이번 9월에 QE3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사람들이 꼽은 QE3의 대안은 무엇일까의 질문에 대해 현행 사실상 제로금리를 2015년까지 연장하는 것을 통해 인플레이션 위험은 어느 정도 통제하면서도 장기 유동성 강화를 지원하는 안을 추천했다.



응답자들은 버냉키 연준의장이 이번 잭슨홀 연설에서는 힌트를 내놓고 다음 9월 FOMC에서는 무엇이 되었든 결과물을 하나 내놓을 것이라는 데 입을 모았다는 시나리오를 컨센서스로 제공하고 있다.



FOMC는 3~4일 정도 남은 이벤트이고 당장 우리나라 시장에는 삼성전자와 애플 배심원 평결이 남아 있다. 평결은 미국시간으로 일요일에 나왔고 어제 우리시장이 움직였기 때문에 현지 전문가들은 여기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를 내릴 시간이 없는 상태에서 억울한 매도세가 삼성전자와 관련주에 쏟아졌다.



그렇다면 진검 승부는 바로 오늘이다. 외국계 자금이 삼성전자를 어떻게 다뤄줄 것이냐. 즉 삼성전자가 얼마큼의 반등을 보일 것이냐가 코스피 증시 개장 분위기를 형성한다.



여기에 대한 CNN머니 기사 내용을 보자. 심각한 내용이 들어 있다. 지난 주말 가히 충격적이라고 할 수 있었던 배심원 평결자료가 공개된 이후 어제 삼성전자는 물론이고 계열사, 협력사의 주가는 일제히 급락했다. 그런데 미국 현지 여론도 너무 심했다는 쪽으로, 그러니까 아무리 애플이 미국기업이지만 삼성에 최악의 시나리오를 떠안긴 것은 민망하다는 여론도 있다고 CNN머니가 조심스럽게 밝혔다.



여론에서 가장 크게 문제 삼는 것은 배심원단의 자질과 이런 판단을 할 능력이 있는지에 대한 문제다. 그래서 CNN머니의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 제품 8개 모델에 대한 애플의 판매금지 요청이 지금으로서는 받아들여질 여지가 크지만 이 역시 최종 판결은 고등법원까지 갈 것으로 예상한다.



그런데 기사 본문에서는 보통 미국 내 항소심은 1년 정도 걸린다. 그렇지만 이번 삼성전자의 항소심은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할 때 수개월 내에도 가능할 것이다. 그래서 사실상 고등법원의 항소심이 최종 판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 이유는 지금까지 141년 미 대법원 역사상 디자인 특허소송이 대법원까지 올라가서 받아들여진 적이 한번도 없었다. 그러므로 이번에도 미국 대법원은 이번 삼성, 애플의 디자인 특허 소송 문제를 기각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고등법원의 판결이 결국은 최종 결승이 된다.



여기에 대한 현지 로펌 특허변호사의 의견을 들어보자. 외국계 기관들은 현지의 의견을 따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로펌 브레이스웰 앤 줄리아니 측의 의견은 이번 최종 판결에서 루시 고 판사가 배심원 판결을 완전히 뒤집지 않는 이상 삼성은 전 항목에 대해 고등법원의 항소가 가능할 것이다. 즉 현지 특허 전문 변호사 입장에서 볼 때 배심원 평결도 꺼림칙하고 삼성의 항소 사유가 충분히 인정될 것으로 보는 것이다.



이럴 경우 삼성은 애플의 판매금지 요청에 대한 연기와 보류도 함께 요구할 수 있고 이 같은 요구, 즉 판매금지 요청에 대한 연기는 함께 법원에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판단한다. 따라서 어제 삼성전자 매도세 가운데 배상금이 아닌 판매금지 리스크를 반영한 매도 물량은 오늘 어느 정도 되돌림이 일어나야 맞고 판매금지 시나리오에 대한 공매도도 숏커버링이 일어나야 맞는 것으로 판단한다.



오늘 우리나라의 코스피가 당장 어떤 파도를 맞이하게 될지 MSCI 한국지수를 살펴보자. 미 증시보다 훨씬 낙폭이 크다. 1.31% 빠졌다. MSCI 한국지수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어제 하락분을 후반영했다. 어제 기관이든 외국인이든 이미 매도는 나올 만큼 다 나왔고 오늘 얼마큼 반등을 할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 어제 삼성전자 충격에도 불구하고 선방했던 코스피지수는 MSCI 한국지수와 갭이 많이 벌어진 상태다.



따라서 코스피가 추가 조정을 받거나 MSCI 한국지수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삼성전자가 오늘 반등을 하는 두 가지 시나리오가 있지만 후자에 무게를 싣고 있다. 어제 삼성전자 매도세만 아니었으면 코스피는 1950선까지도 가능했을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