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국가등급 상향, 코스피 하방경직성 확보 '긍정적'"

입력 2012-08-28 07:43
굿모닝 투자의 아침 2부 - 지표와 세계경제



BS투자증권 홍순표 > 최근 ECB 유럽중앙은행이 24주째 국채매입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에서는 잭슨홀 컨퍼런스를 앞두고 유동성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히 커지고 있다. 지난 주말 애틀란타 연준 총재를 비롯해 클리블랜드, 샌프란시스코 등 주요 연준 인사들이 양적완화에 대한 지지를 계속 표명하고 있다. 물론 버냉키 연준의장도 QE3 단행 가능성에 대해 잦은 언급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지만 글로벌 유동성 확대 가능성은 미국보다 유럽에 더 현실화될 가능성이 다소 높은 상황이다. 미국경기의 경우 이미 QE1, QE2 등 두 차례에 걸친 양적완화와 더불어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등으로 유동성이 이미 상당히 풍부한 상태다.



현재 미국경제의 문제가 유동성이 부족해서라기 보다 유동성이 상당히 순환되지 못하는 부분들에 의한 것이므로 유동성 확대에 대해서는 상당히 신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반면 유럽경제의 경우 경제성장을 위해서 유동성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고 역성장 가능성과 신용경색 문제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유럽 중앙은행은 유동성 확대 정책을 단행해야 될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상황이다.



물론 유럽중앙은행에 대해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독일이 유럽중앙은행의 유동성 확대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으로 인해 시장에서는 유럽발 유동성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미국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것이 현실이다.



그렇지만 유럽중앙은행은 이르면 내달 6일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정책이사회나 12일 독일 헌법재판소에서 ESM의 위헌여부 판결 직후인 14일 유로그룹 회의를 전후한 시점에서 국채매입을 포함한 양적완화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중앙은행이 국채매입을 단행했던 지난 2010년 5월에도 정책이사회에서는 국채매입 결정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일주일 뒤인 유럽 재정위기 확산을 저지하기 위한 유럽연합 재무장관회의 이후에 전격적으로 발표된 점과 대비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 이유로는 당시 상황보다 더 좋지 못한 경제여건이나 재정위기 상황을 들 수 있다. 당시 그리스의 구제금융 신청에 따라 재정위기가 스페인 등 유로존 주요 국가들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로 인해 유럽중앙은행은 기존의 입장을 접고 독일의 반대를 무릅쓰고 국채매입을 단행한 바 있다. 현재 분위기도 2010년 5월 당시보다 더 좋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에 유럽중앙은행은 독일의 반대를 무릅쓰고 국채매입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



더욱이 핀란드 등 독일을 제외한 다른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현재 유럽중앙은행의 국채매입 가능성에 대해 지지를 표명하고 있다는 점도 이와 같은 가능성을 상대적으로 높여 주는 부분이다. 특히 피그스 국가들을 중심으로 유로존 재정위기가 수면 위로 다시 부상할 가능성에 대해 조기 대응해야 된다는 필요성도 유럽중앙은행의 국채매입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피그스 국가들의 국채만기를 살펴보면 9월과 10월에 집중적으로 예정되어 있다. 문제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스페인의 경우 9월부터 연말까지 대략 512억 유로 정도 국채만기가 예정되어 있고 그 중 9월과 10월에 각각 107억 유로와 293억 유로가 예정되어 있다. 그리고 이탈리아도 연말까지 약 1450억 유로의 국채만기가 예정되어 있다. 이중 10월에는 12월 537억 유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367억 유로의 국채만기가 예정되어 있다.



이와 같이 국채만기 규모가 9월부터 상당히 집중될 것으로 예정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9월부터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채수익률이 다시 불안정한 추이를 보이며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를 키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이와 같은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국채매입이라는 카드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



어제 무디스의 국가신용등급 상향과 더불어 대외적으로는 글로벌 유동성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강화됨에 따라 삼성전자발 쇼크는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지 않고 삼성전자와 삼성전자 관련주 정도로 국한됐다. 특히 글로벌 유동성 확대 가능성으로 외국인의 매수세 유입이 강화되었다는 점은 코스피의 하방 경직 확보에 앞으로도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다.



다만 삼성전자와 같은 기존 주도주에 대한 불확실성이 계속 지속될 경우 코스피의 상승 가능성은 상당 부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더욱이 잭슨홀 컨퍼런스를 앞두고 글로벌 유동성 확대와 관련된 논란은 아직까지 기대감이 더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시기에 대한 논란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시장의 방향성은 다소 모호해질 수 있다. 따라서 여전히 코스피 조정 시 저가 분할매수 관점은 유효하지만 반등시 추격 매수는 자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