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양강구도 '아련'..넥센 '턱밑 추격'

입력 2012-08-24 16:43
<앵커>



한 때 한국타이어와 양강을 형성했던 금호타이어였지만 이 구도가 깨진 지 어느덧 한참이 됐습니다. 치고 나가야 할 때마다 내부 문제로 주춤하며 이제는 넥센의 추격을 신경 써야할 판입니다. 김정필 기자입니다.



<기자>



2000년 초·중반만 해도 타이어시장을 양분했던 기업은 단연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였지만 아련한 추억이 된 지 오래입니다.



한국타이어가 멀찌감치 앞서고 금호와 넥센이 경합하는 1강 2중 구도가 된 것입니다.



2010년 워크아웃, 2009년과 지난해, 올해 파업 등 해마다 반복되는 분규로 이미지가 실추되면서 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진 셈입니다.



<인터뷰> 타이어 업계 관계자



"지난해 파업하고 솔직히 말하면 넥센 쪽으로 (점유율이) 간 것 같다"



특히 워크아웃 직전인 2009년 117일 동안 파업이 이어지며 1000억대 매출 손실은 물론 점유율도 크게 줄어드는 등 타격이 상당했습니다.



지난해와 올해는 2년 연속 파업으로 각각 800억과 1000억 이상의 손실로 이어지며 품질과 가격 경쟁력으로 해외서 창출한 기회마저 희석되는 양상입니다.



경쟁사보다 강성인 노조를 둔 탓에 인건비 구조의 악순환이 반복되는 등 효율에서 뒤쳐지고 워크아웃으로 투자마저 여의치 않아 후발주자의 추격을 허용한 것입니다.



<인터뷰> 금호타이어 관계자



"노무비 높으면 경쟁력 영업익 떨어지다 보니 내부적으로도 비효율적인 상황이었던 것"



줄어든 점유율 대다수를 넥센타이어가 흡수한 점에 대해서는 '신발보다 싼 타이어'로 대변되는 저가 유통망 때문이라며 애써 의미를 축소해 봅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기술력이 필수인 신차용 타이어 시장에 진입한 넥센의 상승세를 저가 유통으로만 치부하기는 어렵다며 금호가 간과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지적합니다.



<인터뷰> 타이어 업계 관계자



"(파업으로 금호타이어) 인지도 등에 문제가 생긴 것"



금호가 주춤할 때 공격적인 투자로 영역을 확대하고 큰 돈 들이지 않고 프로야구 효과마저 등에 업은 넥센이 '뛰는 형국'이라면 금호는 '기고 있다'는 표현 마저 나올 정도입니다.



1위 추월은 힘겹기만 하고 한 수 접고 가던 넥센은 턱밑까지 올라오는 등 1강 2중 고착화가 달가울 리 없는 금호타이어지만 워크아웃 졸업, 노조와의 원만한 타결 전까지는 달리 묘수가 없어 보입니다.



한국경제TV 김정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