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증시특급 2부 - 마켓리더 특급전략
HMC투자증권 이영원 > 외국인 매수가 한계에 달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잠깐 쉬어가는 시점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여전히 정책 모멘텀이 살아있으니 긍정적인 기대를 해도 좋다. 하지만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
외국인의 순매수 누적 차트를 보자. 지난번 고점이 1분기에 주식을 쭉 사고 4월 6일 최고치를 봤다. 경기 우려 때문에 매도가 쭉 있었다가 회복한 수준이 지난 4월 6일과 비슷하다. 앞에 팔았던 것만큼 다시 채웠다.
그렇다면 판 부분을 다시 채우고 나서 추가적으로 더 매수할 만큼 상황이 호전된 부분이 있느냐는 질문에 전체적으로 시장이 이쯤에서 주춤하고 쉬어갈 수 있겠다는 우려를 할 수 있는 그림이다.
지금 그것을 다른 측면에서 생각해보면 지난 1분기의 주식매수는 LTRO가 발표되고 난 이후 시작된 게임이고 이번에는 유럽이나 미국이나 기대감만 있는 형태이고 아직 구체적으로 정책이 확정된 부분이 없다. 아마도 정책과 관련된 이야기는 9월 6일 ECB의 통화정책회의나 9월 11일 회의를 통해 발표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은 경기에 대한 우려가 조금 앞서지만 이것이 다시 정책에 대한 기대로 바뀌게 되는 상황이 오면 시장은 외국인 매수나 수급 구도, 유동성의 힘으로 추가적인 상승이 가능하다.
결국 동전의 양면이다. 경기에 대한 판단이 나빠질수록 정책에 대한 기대감은 커진다. 두 개가 맞물려 돌아가는 느낌이다. 최근 미국의 QE3와 관련한 이야기를 보면 결국 실업률이나 미국 고용시장이 개선되지 않거나 조금 더 나빠지면 QE3 가능성이 높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결국 경기지표가 좋아지는 것을 기대하면서 정책에 대한 기대를 같이 가져갈 수는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정책에 대한 기대를 할 수 있을 만큼 경제지표들이 안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어제 발표된 유럽의 PMI지수를 보면 기대수준을 크게 상회하지 못했다. 특히 독일이 기대치보다 못하다는 점이 큰 부담이다. 중국도 그렇고 미국도 결국 고용지표가 핵심이 되겠지만 지금 시점으로는 연말까지 고용지표의 극적인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
정책 모멘텀은 분명히 남아 있다. 그렇게 될 경우 이번 달 매수했던 규모 정도의 추가적인 외국인 매수가 더 있을 것이다. 외국인들이 사면 무엇을 사고 있을까를 생각해봐야 한다. 특징 중 하나는 글로벌경기에 민감한 섹터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매수강도가 굉장히 약하다. 예를 들면 소재, 산업재 섹터나 IT섹터도 마찬가지다. 아직 4월 6일 이후 매도한 규모의 절반 밖에 사지 않았다. 이런 쪽에 대해 상대적으로 기피하는 양상이다.
반면 근거가 있는 종목, 예를 들면 에너지 섹터의 경우 유가상승에 따라 강한 매수가 들어오고 있고 자동차 업종에 대한 매수는 연초부터 지금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아니면 글로벌경기와는 무관하게 경기 방어적인 성격을 가진 금융, 통신에 대한 매수가 강하다. 글로벌경기에 대한 우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시장에서 손을 내밀 만한 섹터 중심으로 대응하면 전체적으로 코스피에 대한 목표치도 아직 남아있는 상태이므로 그 안에서 섹터별 포트폴리오도 만족스럽게 구성될 것이다.
분명한 이야기이지만 국내 유동성 상황이 주식시장으로 돈이 인플로우되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중소형주나 특정 시기에 니치마켓 형태로 나타나는 장의 크기는 강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런 고민은 개인 투자자뿐만 아니라 국내 대부분의 기관 투자자도 마찬가지로 고민할 것이다.
조금 더 지난 시점에서 뒤돌아서 생각해본다면 주가가 스스로의 상승을 설명할 수 있을 만한, 또 우리가 가지고 있지 않은 종목들이 높은 성과를 내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익 측면에서 모멘텀이 확실하게 살아있는 업종 중심으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금의 시장 성격을 생각해보면 몇 년 후에 평가할 때는 굉장히 무리한 정책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만한 정책에 기초해 유동성이 유지되는 시장이다. 그러므로 정책과 관련한 전망이 왔다갔다하는 부분에 따라 시장이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상황이다.
마치 1분기에 12조 대규모 매수를 하고 나서 7조 이상 매도를 하고 다시 매수를 하는 널뛰기 양상이 반복되는 구간이다. 그런 측면에서 지금 추가적인 매수를 기대한다고 해도 그것이 연말까지 이어지고 내년까지 이어지는 강한 추세 상승의 첫 단계라고 판단한다면 그럴 가능성은 높지 않다. 결국 이번에도 어느 시점에서 정점을 찍고 나면 또 다시 불안한 장이 반복될 수 있는 등락의 한 가운데에 있다.
이익 동향을 보면 상황이 그렇게 녹록지 않다. 여전히 마찬가지다. 기대치는 아직 만들어지고 있는데 그 기대치에 계속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자동차와 일부 IT를 제외하면 나머지 섹터에서 이익 전망은 구체적으로 종료되는 시점이 오면 올수록 더 크게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