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불확실성-중국 경기 부진.. 코스피 조정 불가피"

입력 2012-08-24 09:19
<출발 증시특급 1부-글로벌 마켓 NOW>



김희욱 해설위원 > 미 증시와 유럽증시까지 조정에 진입했다. 우리나라도 금요일이고 할리데이 리스크를 생각해볼 때 조정을 조정답게 큰 폭으로 받아도 놀랄 일은 아니다.



미국증시 마감 브리핑을 로이터통신을 통해 살펴보자. 오늘 새벽에 마감한 미 증시는 기술적으로도 고점 부담에 따른 조정이라고 해도 맞을 만한 시점이었다. 펀더멘탈을 보아 뚜렷한 악재에 시장이 반응한 것으로 봐도 된다. 둘 다 맞는다는 설명이다.



어제 우리나라 장중에 발표된 중국 제조업지표는 부진했다. 유로존의 블루칩인 독일도 GDP와 제조업지표 모두 실망을 나타냈다. 또 제임스 블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준 총재가 오는 9월 FOMC에서 QE3를 내놓는데 있어 결정적으로 중요한 것이 경제지표이고 이것이 안 좋을수록 QE3 가능성이 높은데 8~9월 경제지표가 계속 개선되고 있고 9월 FOMC 직전까지도 경제지표 개선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는 만큼 9월 FOMC에서는 QE3를 내놓기는 힘들 것이라는 인터뷰 내용을 시장에서 민감하게 반응했다는 상황이다.



여기에 오늘 월가의 QE3 희망을 한풀 꺾어 놓은 재료가 더 있었다. 오늘 발표된 7월 신규주택판매가 지난 4월에 2년래 최고 수준까지 재상승을 했다. 당초 모기지 채권매입을 통해 QE3를 고려하고 있다던 연준에 대한 기대감이 이로 인해 또 한번 약화됐다. 이에 따라 미 증시에서는 전일 HP 실적전망 발표 실망 매물에 동반 하락한 기술주, 제조업종, 원자재업종 등 경기민감주 위주로 낙폭이 컸다는 설명이다. HP7 실적전망 발표는 PC 판매량이 많이 줄어든 것으로 설명됐다.



어제 HSBC 중국 FOMC 지수가 예상을 하회한 것은 물론이고 9개월래 최저치까지 내려앉았다. 또 한번 중국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감이 현실화됐다. 월가에서도 반응은 있었다. 때마침 달라스 연준 보고서가 관심을 끌었다. 중국 경제둔화의 실체가 최근 계속 드러나고 있지만 이것은 처음 보는 뉴스도 아니고 오히려 경제둔화가 심각하다고 할 때마다 부양에 대한 가능성을 사람들은 더 높이 치면서 반등 모멘텀으로 만들기도 했다.



경제지표를 믿기가 힘들다. 실제 중국 경기둔화의 현실은 이보다 더 나쁠 수도 있다는 제목이다. 이 보고서에서 중국정부의 경제지표는 데이터가 마사지되었을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언급했다.



그렇다면 중국 정부 데이터보다 더 확실하게 중국경제 현실을 가감 없이 표시하는 것이 과연 무엇일까. 이에 대해 중국 내수 전력 소비량을 제시하고 있다. 2011년 전력 소비량과 산업생산에 비해 올해 중국의 전력 소비량이 레벨도 밑에 있고 왼쪽으로 가고 있다. 우상향의 반대 개념인 좌하향되고 있다. 그래서 부양 기대감에 대해 이것을 부정적으로 보기 보다는 실제 경제 현실은 더 심각할 수도 있다는 이 우려감이 월가에 퍼졌다.



중국 관련주 중 가장 큰 대형주는 나스닥 거래소에서 거래되고 있는 월가의 바이두다. 이 바이두 주가는 하루 만에 6.28% 급락했다. 어제 상해종합지수는 이 지표 부진을 오히려 중국경제의 진바닥 시그널, 혹은 경기부양 임박 등의 시그널로 해석하면서 저가 매수 유입에 반등했고 상승 마감을 했지만 월가의 현지 반응은 그 정도로 희망적이고 긍정적이지는 않았다. 오늘 중국 관련주에 이런 영향이 있을 수도 있다.



유럽의 상황을 살펴보자. 금요일만 되면 항상 어떤 일이 있을지 모르는 주말을 앞두고 미리 현금화하기 위해 매도세가 많은 할리데이 리스크를 생각하게 된다. 이번에 오랜만에 그런 테마를 연상시키게 하는 상황이다. UPI통신의 보도 내용을 보자. 현지시간 목요일 정상회담을 가진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프랑스의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그리스는 어서 긴축안을 이행하라고 한 목소리로 그리스를 압박했다. 반면 그리스의 유로존 잔류에 대해서는 둘 다 분명한 지지의사를 밝혔다. 긴축은 강도 높게 진행하되 그리스에는 남으라며 둘 다 의견합의를 봤다.



그렇다면 그리스의 입장은 어떨까. 시간을 달라는 것은 지난 이야기이고 최근에 나온 뉴스를 보자. 어제 장 클로드 트리셰 유로그룹 의장이 그리스를 향해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이야기했듯 그리스도 이제는 이전과는 다른 태도를 보이는 듯한 기사내용이다. 그리스 총리 안토니오 사마라스는 이전에도 논의만 있었던 그리스 영토 내 섬 일부를 매각하는 안, 국유재산 매각을 통한 민영화 승인 등을 현재 고려 중이라는 소식이다. 당연히 트로이카 실사단으로부터 신뢰를 확보하고 그리스 정부 재원을 확충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는 보도 내용이다.



이 내용을 경제적 관점으로 해결하기 위해 에게해를 끼고 있는 그리스 영토를 보면 상당히 많은 섬이 있다. 섬이 무려 1400개이고 사람이 살고 있는 섬은 227개라고 한다 산토리니 같은 섬은 값이 꽤 나갈 것이며 부르는 것이 값일 것이다. 영화 맘마미아 촬영지로 유명해진 스코펠로스섬 역시 땅값이 천정부지다. 그리스 정부가 매각할 섬 리스트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국유자산을 매각한다고 했다. 큰 재정적인 효과를 일으킬 수도 있는 발표다.



사마라스의 주말 행보에 대해 보자. 외교적인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오늘 베를린을 방문해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긴축시한 연장에 대한 회담을 가진 후에 토요일에는 프랑스 올랑드 대통령을 만나러 파리 행이 예정되어 있다. 주말에 굵직한 대외이슈가 들어있으면 우리증시의 코스피와 코스닥 금요일장에 좋을 것은 없다. 모처럼 할리데이 리스크를 언급했다. 우리 시간으로는 오늘 밤과 내일 독일과 프랑스 정상과의 회담이 예정되어 있고 이것은 주말의 불확실성을 연상시키는 이벤트다.



오늘 우리나라에는 조정에 대한 분위기가 무르익어 있다. MSCI 한국지수를 통해 현 주소를 알아보자. 미 증시 하락폭보다 크지 않지만 0.7% 내려갔고 58선 정도가 코스피 1900대 초반인데 58.08을 기록했다. 1900 전후 정도로 외국인은 오늘 현금화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그것이 대외 불확실성의 선제적 반응이다. 만약 별일 없이 넘어가면 다음 주에 외국인 매수 재개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일단은 일시적인 반응으로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