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증시특급 1부-글로벌 마켓 NOW>
김희욱 해설위원 > QE3, 추가 양적완화라는 표현이 제풀에 지쳐 시들해졌던 요즘 간만에 시장에 큰 주목을 끌 내용이 있었다. FOMC 의사록을 보자. 연방준비제도 이사회에서 직접 제공한 자료를 보면 분량이 다른 때에 비해 상당히 짧다. 고작 10페이지로 평소의 절반 가량이다. 앞부분에 경기 판단이나 연준의 경기전망은 지난번과 대동소이하다.
중간에는 이례적으로 연방준비제도 의사록에 미국의 중앙은행인 ECB라는 자세한 내용이 등장하고 있다. 대외이슈에 대해 설명하는 섹션에 나온 것이다. 지난 7월 말 ECB가 추가 양적완화에 대한 암시를 줬고 이 소식에 이탈리아와 스페인 국채금리가 떨어지는 등 시장의 반응이 뜨거웠다는 식으로 정리한다.
무엇인가 묘한 분위기를 담고 있다. 대외 금융환경에 대해 설명하는 내용이지만 ECB가 추가 양적완화를 한다고 자기들 입으로 이야기했으니 우리는 그렇게 알고 있겠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이다.
연준이 은행 초과 지불준비금에 대한 이자 삭감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었는데 그에 대한 논의를 실제로 했다. 하지만 부작용을 우려해 이번에는 하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2014년까지 현행 기준금리 동결을 연장할 수도 있다고 나왔는데 그것 또한 인플레이션 전망 때문에 이번에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나왔다. 그래서 이번 FOMC 의사록의 화룡점정인 핵심 단어가 등장하고 있다.
대다수의 연준 위원들이 경기가 계속 지지부진하면 추가 양적완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것에 동의했는데 문제는 언제 할 것인가다. ‘Soon, 조만간, 가까운 시일 내에’라는 표현을 썼다. 이 부분을 시장이 제일 마음에 들어 했을 것이다.
펀더멘탈 이슈는 시장이나 외신의 평가가 중요하다. 외신들이 이번 FOMC 의사록을 어떻게 보는지 살펴보자. AP통신은 역시 ‘조만간’이라는 표현에 의미를 두고 있다. 조만간 새로운 조치를 시사한 것으로 판단한다는 제목이다. 블룸버그통신 역시 이 표현에 대해 반응했다. 언제인지는 모르나 경제 강화가 당장 포착하지 않으면 추가 양적완화를 하는 것이 좋겠다는 분위기가 연준 임원들 사이에서 조금 더 짙어졌다.
제일 자세한 것은 월스트리트 저널인데 ‘Coming Soon’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영화 예고편에서 볼 수 있는 표현을 쓰면서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이것을 희망고문이라고 해도 좋고 다 좋지만 어쨌든 질긴 시장의 QE3 기대감은 오늘 최소한 본전 이상 건진 상황이다.
여기에 대해 현지 전문가 의견을 정리해보자. 다우존스 뉴스와이어의 특파원 의견이다. 오늘 FOMC 의사록을 보니 이제야 말로 연준이 나설 타이밍이 거의 임박한 것 같다. 9월 12일~13일 열리는 다음 번 FOMC에서는 빅 이벤트가 있을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이제 연준에 던져진 숙제는 양적완화의 시기가 아닌 방법론, 규모, 그 기간일 뿐이라고 했다.
이달 말 잭슨홀에서 버냉키 연준의장이 어떻게 이 숙제를 풀어나가는지, 즉 시험지의 빈 칸을 어떤 단어로 채워 넣는지를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시장에 반응이 있을 것을 알고도 저런 논의를 했다는 것은 다 밝혀질 내용에 대해 본인들도 어느 정도 책임질 압수가 있다고 받아들이는 것 같다.
삼성과 애플 소송 이야기를 ABC뉴스를 통해 살펴보자. 애플과 삼성의 소송전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유럽, 미국 등 거의 전세계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지금 소송이 진행중인 미국의 캘리포니아 산호세 주립법원도 머리가 복잡할 것이다.
미국은 우리나라와 다르게 법정에 배심원 제도가 있다. 배심원들은 각 분야의 평범한 시민들부터 일부 전문가까지 중립성과 객관성을 최우선으로 선정된다고 한다. 이 소송이 워낙 크고 복잡하다 보니 이번 주에 미국 재판부에서도 합의를 유도했었지만 실패했다. 그런 만큼 배심원들의 평가가 선고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배심원에게 평가서를 받게 되어 있다고 한다. 애플이 배심원단에 요청한 삼성전자와의 애플 제품 비교 평가서의 항목은 200가지 정도 된다. 삼성이 배심원단에 요구한 평가자료는 애플의 12페이지보다 많은 19페이지로 더 자세하다. 갤럭시뿐만 아니라 다른 안드로이드 모델인 드로이드 시리즈, LG의 스마트폰, 넥서스, HTC 제품까지 평가항목에 들어있다.
마치 애플과 안드로이드를 쓰는 다른 회사 간 일대 다의 싸움 같은 분위기다. 평가서의 항목은 파악하기 힘들 정도로 복잡하다. 이렇게 평가서가 복잡하다는 것은 배심원들의 의견도 그만큼 엇갈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르면 현지시간으로 금요일, 우리시간으로 토요일 밤에서 새벽 정도 평가서 결과가 공개될 수 있다. 이 내용이 거의 재판결과와 일치한다고 생각해도 무리가 없다. 그러나 너무나 많은 항목과 제품, 특허권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에 만약 원고 일부 승소 등 항목별로 다른 판결이 나올 때는 이를 항소하고 안드로이드를 쓰는 회사들끼리 애플을 또 소송할 수 있다. 이럴 경우 몇 년 갈지 알 수 없는 이벤트다. 그러므로 이것을 리갈 리스크라고 표현하기 보다 오히려 간접 홍보 이벤트 이상의 의미는 찾을 수 없다고 본다.
오늘 시장을 예측해보자. 유로달러환율을 보면 미 증시가 FOMC 의사록에 대한 평가로는 수우미양가 중 우 정도의 성적을 매겼다고 볼 수 있다. 어제 일중 그래프를 보면 FOMC 의사록이 발표된 2시에 급등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오히려 시장의 반응보다 유로달러의 반응은 조금 더 화끈했다고 볼 수 있다. 그 뒤에 약간 눌림목이 있다가 지금 현재 전고점 위로 치고 올라가고 있는 상황이다.
코스피와 유로달러 동조화에 대한 자료를 보자. 지난 5월 이후 코스피가 처지면서 언더포펌하고 있는 상황이고 8월에 모처럼 마음을 먹고 치고 올라가고 있지만 갭이 너무 크니 불안하다. 코스피가 조금 내려오든 유로달러가 올라가서 맞추든 갭을 줄이는 시점에 도래했다. 따라서 유로달러의 급등은 자꾸 불안하다고만 이야기하는 최근 외국인 매수세가 1900대에 안착한 코스피지수를 최소한 정당화하는데 있어 상당히 긍정적인 재료다. 오늘 수급 나쁘지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