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아의 미래, 임신초기 산모가 챙겨먹는 영양소에 달려있다
▷ 엽산제 먹으면 신경관결손증 예방
불규칙적인 식사 습관으로 상한 몸을 관리하고 건강하기 위해 영양제를 챙겨먹는 현대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다. 피로를 풀어주고 피부를 밝게 해주는 비타민, 뼈를 튼튼하게 해주는 칼슘 등 자신에게 꼭 필요한 영양제를 골라 먹는 것이 특징이다.
임산부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생명을 잉태했기에 먹는 것도 신중해야 한다. ‘임신하면 물도 갈아 마셔야 한다.’는 어르신의 말씀도 있다. 장스여성병원 서영훈 과장으로부터 임산부가 꼭 챙겨먹어야 할 영양소에 대해 자세히 들어본다.
Q1. 임산부가 음식 잘 먹어야 하는 이유는?
산모가 먹는 영양분은 그대로 태아에게 흡수된다. 술이나 담배를 멀리하는 것도 태아를 위해서다. 성인에게 나쁜 성분은 태아의 성장을 저해하기 때문이다. 산모가 음식을 함부로 먹으면 태아는 기형으로 태어날 수 있다. 니코틴, 알코올, 다량 카페인섭취 등을 피하고 인공 조미료가 많이 들어간 음식보다 자연식을 먹는 것이 좋다.
Q2. 건강한 태아를 위해 꼭 챙겨야 하는 영양소가 있다면…
드라마를 보면 임산부에게 ‘엽산제’를 선물하는 장면이 나온다. 엽산은 태아의 신경 결손과 조직 손상을 막아주고, 적혈구 등을 형성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모가 가장 바라는 것은 “내 아이는 정상인으로 태어나는 것”이다. 따라서 엽산제는 산모에게 최고의 선물이 된다.
엽산은 음식으로 섭취하기 부족한 영양소이므로 엽산제로 보충해야 하기 때문이다. 엽산은 주치의와 의논해 복용량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대체로는 임신 초기부터 매일 400∼600㎍을 복용하는 것이 좋다. 엽산은 임신 계획에 맞춰 임신하기 1개월 전부터 복용하고 초기인 임신 후 3개월까지 복용한다. 한편 엽산제 섭취가 어려울 경우 녹색 채소, 양배추, 버섯, 콩, 호두, 간 등에도 엽산이 들어있으므로 이 음식들을 자주 섭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이렇게 엽산은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정작 우리나라에서는 엽산을 챙겨먹는 임산부가 많지 않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임신 중 유해물질 노출에 의한 후세대 영향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임신 초기에 엽산과 비타민을 부족하게 섭취한 임산부는 자연유산이나 비정상 임신의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우리나라 임산부 중 엽산을 챙겨먹는 임산부는 약 2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임산부 중 약 90%가 엽산을 챙겨먹는 것과 대조적이다.
Q3. 어떤 영양제를 추가로 더 먹을 수 있나!
최근 임산부 전용 비타민제가 대거 출시됐다. 비타민은 성별, 나이, 상황에 따라 먹어야 할 양이 조금씩 다르다. 특히 임산부는 일반인이 먹는 영양제를 그대로 복용할 경우, 태아에게 독이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주치의와 상의해 태아와 임산부 모두에게 부담 없는 비타민제를 복용해야 한다. 임신 전에 먹었던 비타민제가 있다면 주치의에게 어떤 약인지 알려준 후, 계속 복용해도 되는지 물어보는 것이 좋다.
보통 여성에게 잘 나타나는 철분부족 현상인 빈혈이 임산부에게 나타나면 최악의 결과가 초래되기도 한다. 임산부가 철분 섭취를 소홀히 하면 태아의 지능 발달 속도가 더디고 조기출산, 양수 파열 등으로 태아의 건강이 위협받기 때문이다. 또한 임산부가 빈혈인 상태에서 출산할 경우 태아의 인지 능력이나 감성이 떨어지고, 저체중으로 태어나 생명에 지장이 생기기도 한다. 특히 다이어트로 영양소를 고루 섭취하지 못했던 임산부라면 반드시 철분제를 잘 챙겨먹어야 한다.
평소 어지럼증을 느끼는 임산부라면 산부인과 전문의를 찾아 빈혈 여부를 알 수 있는 혈중 헤모글로빈 농도 검사를 받아보자. 임신중 혈중 헤모글로빈 농도가 11g/dl 이하면 빈혈이 의심된다. 산부인과 전문의가 처방하는 철분제를 꾸준히 먹음으로 임산부와 태아의 건강을 모두 지킬 수 있으니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하여 섭취하는 것이 좋다.
Q4. 임산부가 주의해야 할 질환이 있다면…
풍진 바이러스에 의해 감염되는 풍진을 조심해야 한다. 풍진 바이러스가 있는 사람과 한 공간에 있으면서 대화를 나누거나 같은 음식을 먹는 등의 행위만으로, 풍진에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풍진에 걸리면 태반을 통해 태아에게 바로 나쁜 영향을 끼친다. 특히 풍진은 전염력이 강해 같은 공간에서 일하는 가족, 직장 동료 등을 통해 쉽게 감염될 수 있다.
산모가 풍진에 걸렸다면 태아는 ‘선천성 풍진 증후군’에 걸릴 수 있다. 특히 임신 초기에 풍진에 감염되면 기형아를 낳을 확률이 높아져 조심해야 한다. 만일 신생아가 임산부의 영향으로 선천성 풍진 증후군에 걸렸다면 농아, 백내장, 소두증, 심장 선천성 기형 등에 걸릴 수 있다.
임신 계획이 있는 여성이라면 선천성 풍진 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 ‘풍진 항체 검사’를 받아야 한다. 만약 임신 초기에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경험했다면 반드시 ‘풍진 항체 검사’를 받아야 한다. 풍진은 3~5일 정도 진행되며 증세가 감기와 유사하다. 임신 전 검사를 통해 풍진항체가 없는 경우 풍진 예방 주사를 맞은 뒤 임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방접종 후엔 1개월간 피임이 권장된다.
Q5. 다이어트와 운동은 산모에게 꼭 필요한가?
임신했다면 꾸준한 운동을 해주는 것이 좋다. 출산할 때 운동을 해온 산모는 산통이 상대적으로 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운동을 해주지 않으면 아기나 산모 모두 힘든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식단을 조절하다 보면 영양분 섭취가 부족해 태아의 성장을 방해할 수 있다. 영양분 섭취를 따라서 다이어트보다는 몸에 좋은 음식을 잘 챙겨먹으며 가벼운 스트레칭, 산책, 유산소 운동 등을 해주는 것이 태아와 산모 모두에게 좋다. 자녀를 출산한 뒤에는 모유수유를 하면서 가볍게 몸을 움직이는 것이 유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