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증시특급 1부-글로벌 마켓 NOW>
김희욱 해설위원 > 지난주에 지수가 1900대 중반에서 조금 조정을 보이며 끝났다. 사실 지수에 대한 체감은 별로 크지 않은 상황이다. 요즘 1900 올라온 이후에는 오히려 지수를 보지 않는 투자자가 늘어났다. 대신 지금 이 랠리를 유지할 만한 이슈들이 주말에도 들어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독일의 시사주간지에서 내놓은 기사내용을 보자. 지금 시장은 ECB가 취할 수 있는 조치 가운데 유로존 부채우려 국가들의 국채를 직접 매입하는 것을 최고의 시나리오로 삼고 있다.
독일의 유력 시사주간지 데르 슈피겔 일요일 판에 따르면 현재 ECB는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채금리 상한선을 설정해 놓고 이를 목표로 시장에 개입하는 다소 과감한, 혹은 공격적인 조치를 놓고 고민 중이라는 설명이다.
지금까지도 ECB가 이들 국가들의 국채를 매입하면서 채권금리 하락을 시도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그럴 때마다 이를 이용해 이들 나라의 국채선물을 공매도로 공격하면서 수익을 내려는 세력들이 존재했다.
결국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채금리가 이러한 조치를 할 때 조금 내려가는 듯 하다가 최근 6% 대, 7% 대의 위험 수준까지 금세 올라갔다. 이번에 슈피겔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ECB가 국채금리 상한선을 설정해놓고 이 선을 넘지 못하도록 ECB에서 개입, 즉 국채시장에 돈을 투입하는 조치는 사실상 무제한의 양적완화로 해석이 가능하다.
모든 시장의 가격결정은 수요와 공급에 따르기 마련이다. 그런 수급을 무시하고 일정 수준의 금리대 혹은 가격대를 인위적으로 만들어내겠다는 아주 원색적인 시장 개입이다.
데르 슈피겔은 지난 기자회견에서 ECB 마리오 드라기 총재의 may라는 표현을 언급했다. ECB가 부채우려 국가들의 채권매입에 나설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완곡어법으로 의견을 피력했는데 시장은 이미 이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는 점이 ECB를 압박하고 있다는 정황을 이야기하면서 이에 따라 ECB의 9월 6일 다음 번 통화정책회의에서 마리오 드라기 총재가 구체안을 들고 나올지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채매입 중에서도 가장 강성의 조치가 바로 채권금리 상한선 조치다. 그리스 유로존 탈퇴를 의미하는 그렉시트라는 표현이 주말 외신에 자꾸 등장한다. 그런데 그리스는 계속 돈 먹는 하마일 뿐이고 그리스를 탈퇴시키고 싶어도 두려운 것은 확산 효과다. ECB의 과감한 조치를 그리스 유로존 탈퇴 준비로 해석할 경우 삽시간에 부정적인 시나리오로 돌변할 수 있다는 점을 변동성 대처 차원에서 감안해야 한다. 하지만 일단 시장에는 호재라고 평가된다.
이에 대한 시장 전문가인 비즈니스 인사이더의 컬럼니스트 의견을 보자. ECB가 직접 나서 이탈리아 2년물 국채와 독일국채와의 스프레드가 3% 이상 벌어지면 안 된다는 식으로 공표할 경우 시장 참여자들로 하여금 알아서 국채금리를 올리지 못하게 하는 구두개입의 효과에 더해 실제 부족한 부분만 ECB가 개입하는 상황이 예상된다.
이럴 경우 이탈리아든 스페인이든 해당 국가는 물량 부담과 같은 채권시장의 눈치를 안 보면서 일정 금리로 채권을 대규모 발행하는 등 모럴 헤저드의 여지가 있다고 위험성을 경고했다.
또한 S&P를 1차, 2차로 2번 정도 했었는데 국채매입 시 ECB가 실제로 매입한 국채의 양이 대차대조표를 열어보니 그다지 많지 않았고 시장이 따라오기를 기대한 비중이 컸다는 것도 이번에 부정적일 수 있다고 봤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현재 상황은 누가 봐도 ECB라는 바주카포가 발사되기 직전 상황까지 근접했다는 것은 인정해야 되는 사실이라고 이야기한다.
로이터통신의 주간 전망을 들어보자. 이제는 기술적 저항에 집중하고 신경을 쓸 때가 됐다는 의견이다. 미국의 S&P 500지수는 4년래 최고치까지 상승했다. 현재 상황에서 과연 어떤 기술적 신호가 나올지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왜냐하면 지금 상황은 누가 봐도 과매수이기 때문이다. 기술적으로 어떻게 분석하느냐에 따라 9월에 대대적인 조정이 올지를 미리 예측해볼 수 있다.
이번 주 중요한 펀더멘탈 이슈로는 수요일 연준의 의사록과 주 중반에 대기하고 있는 주택지표들, 화요일 델컴퓨터와 휴렛팩커드의 실적을 통해 미 소비경기와 IT 업황이 어떤지 청사진을 확인해볼 수 있을 것이라는 내용이다. 이번 주에도 ECB 관련 내용과 여러 이슈들도 시장이 흔들릴 것은 예견되고 있지만 현재 시장의 거래량도 적고 공포지수도 낮기 때문에 오늘도 갑자기 큰 폭의 조정이 예견되지는 않고 있다.
요즘 세미나나 포럼에서 외국인이 왜 이렇게 많이 사느냐, 언제까지 살 것이냐는 질문을 제일 많이 받는다. 이와 관련된 내용을 보자. 최근 올라온 컬럼 제목의 미스트라는 표현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유행하고 있고 골드만삭스에서 밀고 있는 신조어다. 브라질, 러시아, 인도, 차이나를 묶어 브릭스라는 표현을 처음 만들어낸 것이 골드막산스다.
이제는 MIST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 멕시코, 인도네시아, 사우스 코리아, 터키의 4개 국가를 그룹핑 해놓은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이제는 미스트라며 새로운 이머징 마켓을 묶어 공개적으로 밀고 가겠다며 컬럼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미스트의 4개 국가는 멕시코, 인도네시아, 대한민국, 터키다.
그렇다면 골드만삭스에서 대놓고 관심을 가진 미스트 국가들의 올해 주가 흐름을 보자. 미스트 4개 국가들이 올 3월까지만 해도 거의 비슷하게 오다가 3월 후반부부터 갑자기 떨어지기 시작해 현재는 대한민국 증시가 꼴찌다. 언더포펌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주식 비중을 채우고 있는데 저평가 메리트는 이해가 간다. 제일 위에 위치한 멕시코는 너무 많이 갔다고도 볼 수 있다. 애그플레이션을 앞두고 농산물 관련주에 대한 기대감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우리나라와 다른 국가 사이에 갭이 있다. 이 3개 국가가 조정을 받을 때 조금 내려오고 우리나라가 견조하게 버티면서 하향 평준화가 될까, 우리나라가 치고 올라가면서 평균 상승에 기여를 할까. 일단 후자의 시나리오를 믿고 나머지 3개 국가들의 주가 동향에 대해 살펴보자. 지금 시장에서 하방 경직성을 굳게 믿어왔던 ECB에 대한 기대감은 오늘도 유효하다. 또 하나의 느낌표가 주말에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