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는 10월 창립 60주년을 맞는 한화그룹은 회장 구속이라는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세심하고 치밀한 성격의 김승연 회장이 구속되면서 인수합병(M&A)과 신성장 동력 투자 등 각종 그룹의 현안이 어려워질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양재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10월 9일 창립 60주년을 앞둔 한화그룹이 최대 위기에 봉착했습니다.
김승연 회장이 진두지휘했던 각종 경영 현안이 법정 구속 여파로 뒷전으로 밀려나면서 한화그룹은 그야말로 풍전등화입니다.
최근 한화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대형 프로젝트는 크게 3가지로 이라크 재건복구 사업과 태양광 사업 투자, 대한생명의 ING생명 인수 등입니다.
당장 독일 태양광업체인 큐셀의 인수를 추진중인 한화케미칼은 최종 협상과정에서 김 회장의 역할이 아쉬울 수밖에 없습니다.
14일 한화케미칼은 이사회를 열고 큐셀의 인수와 채무보증에 필요한 비용의 가이드라인을 결정했지만 김승연 회장이 구속되면서 최종 결정이 미뤄진 상황입니다.
또, 2번이나 현지를 방문하며 해외건설 수주 사상 역대 최대 금액의 수주를 성사시켰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에 대한 추가 수주도 어려움을 겪을 전망입니다.
ING생명의 동남아법인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대한생명 역시 김 회장의 구속 여파로 협상이 당분간 진척되기 어렵다는 게 금융권의 시각입니다.
16일 법정 구속 당시 재판부(서울서부지방법원 제12형사부)는 판결문 낭독에서 "2007년 구속 당시 (김승연 회장은) 면회온 임원들에게 (한화갤러리아) 천안 백화점부지에 대해 잘 알아보라고 지시하며 특별한 사항이 있으면 제 때 보고해 달라"고 하는 등 옥중에서도 경영의 세세함까지 신경써 왔다고 밝혔습니다.
치밀하고 꼼꼼한 경영스타일로 한화그룹의 정수리인 김승연 회장의 경영공백은 그만큼 클 수 밖에 없다는 게 그룹 내부의 설명입니다.
창립 60주년을 맞아 올 해 '핵심역량 도약의 해'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던 한화그룹.
하지만, 오너의 구속 여파로 100년 경영을 구상해야 하는 시기에 한 치 앞도 예상하기 어려운 경영위기에 빠져 들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양재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