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려했던 가계부채 문제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대출 연체율이 높아지고 부실도 늘고 있는데, 문제는 이게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겁니다.
보도에 김민수 기자입니다.
<기자>
가계부채 부실의 위험성을 알리는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습니다.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사실상 받기 힘든 돈, 부실채권의 비율은 0.67%로 6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부동산 시장의 침체로 집단대출의 부실채권 비율은 2년전 조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높았습니다.
<인터뷰> 이기연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가계대출 부실채권 증가는) 부동산 경기둔화 등 실물경기 위축에 따라 연체율이 상승한데 따른 것이다. 특히 가계 집단대출 관련 수분양자와 은행간 분쟁 발생으로 연체율이 많이 증가하고 있다"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연체도 늘고 있습니다.
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올해 들어 급격히 늘면서, 일부 은행의 경우 벌써 1%대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지난 1년새 빚을 못갚은 '불량대출자'가 80만명이나 늘어났다는 조사결과도 상황의 심각성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같은 가계대출의 부실이 단지 일시적인 충격 때문이 아니라, 경기 침체로 빚을 갚을수 있는 능력 자체가 떨어진 데서 비롯됐다는 점입니다.
때문에 하반기로 갈수록, 가계부채 부실의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경기 악화로 은행들이 부실을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지면서, 가계와 은행의 연쇄부실도 우려되고 있습니다.
문제가 더 커지기 전에, 가계의 부담을 줄여줄 보다 직접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건우 LG경제연구원 연구원
"가계부실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이자와 원금에 대한 부담 완화를 병행해야 한다. 특히 제2금융권 고금리 대출을 받은 가구에 대해서는 저금리로 환승할 기회를 줄 필요가 있다. 그리고 만기가 닥친 일시상환대출은 원금분할상환을 통해 장기적으로 원금을 상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소득은 늘지 않고, 집값은 계속해서 떨어지는 상황.
이제 가계부채 문제는 만기를 연장해주는 것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한국경제TV 김민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