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투자의 아침 2부 - 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앵커 >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스탠다드앤푸어스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시킨 지 1년이 지났다. 미국의 몰락이 아니냐는 극단적인 비관론까지 나왔다. 1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은 강등조치 그 이전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1년 동안 미국에 대한 시각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알아보자.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1년 전 이맘때였다. 미국 중심의 팍스아메리카 체제이기 때문에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으로부터 미국은 최고 등급을 받았다. 그러나 연방부채 한도의 확대 문제 등 당시의 재정적자 문제를 들어 S&P사가 의욕적으로 국가신용등급을 떨어뜨렸다.
그 이후 상징성이 깨지다 보니 9월에 미국의 주가가 떨어졌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이렇게 어려울 때 고질적인 비관론이 나와 당시 코스피지수가 1500 밑으로 떨어진다고 이야기했던 일부 증권사의 리서치센터장도 많았다.
의외로 상징성이 깨지다 보니 미국경제에 대해 여러 가지 국제적 위상이 떨어지면서 신용등급 강등 조치를 계기로 미 달러의 중심통화 역할이 전락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는 것이 1년 전의 일이다.
월가에서 상당히 화제가 되는 것은 금융시장의 모습을 들어 스탠다드앤푸어스의 굴욕이라는 표현까지 나오고 있다. 굴욕이라는 표현은 스탠다드앤푸어스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떨어뜨린 것이 거의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1년 전 이때의 모습과 1년 후가 지난 미국의 금융변수를 추적해봤다. 그랬더니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다우지수는 연중 최고치, 사상 최고치에 육박하고 있다. 1년 전에 비해 다우지수가 1500포인트 이상 상승한 상태다. 두드러진 것은 국가신용등급은 주식보다 채권시장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신용등급이 떨어진다면 미국의 채권수익률은 올라가야 한다. 다시 말해 채권 가격의 매력도가 떨어지면서 가격은 떨어져야 한다. 그러나 대표적인 미국의 채권금리에 해당되는 10년 만기 수익률은 1년 전 2.4%에서 지금 1.5%로 떨어지고 있다.
수익률이 떨어졌다는 것은 그만큼 채권과 국채가격의 매력도가 증가하면서 가격이 올라갔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국가신용등급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미국의 국채가격이 가장 많이 올랐다는 것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또 주요통화에 대한 달러평가지수도 1년 전 73~74에서 지금은 82~83정도로 7~8% 상승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의 주택가격도 7월에 5% 급등한 것을 포함하면 국가신용등급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주식, 채권, 미국의 통화가치 모두 트리플 강세가 나타나고 여기에 주택가격까지 포함된다면 쿼트러플 강세가 되어 S&P사의 1년 전의 의욕적인 강등 조치가 시장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이다. 1년의 평가를 보면 스탠다드앤푸어스의 굴욕이라는 표현이 나올 만큼 미국의 시장은 아주 좋다.
앵커 > S&P사의 강등 조치에도 불구하고 그 영향력이 초단기에 그친 것은 어떤 이유 때문인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 중 S&P사의 신용등급이 떨어진다고 해서 시장의 평가까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한 기관의 신용등급이 떨어진다면 모든 것이 떨어진다는 1년 전 증권 전문가들의 분석이었다. 3대 기간 중 작년에 S&P사가 떨어뜨렸지만 무디스나 피치사는 그대로 신용등급을 유지한 상태다.
통상적으로 국가의 신용등급이 떨어뜨렸다고 해도 시장의 평가가 동일하게 떨어지느냐가 중요하다. 시장의 평가가 떨어지지 않는다면 S&P사 평가의 영향력은 적어진다는 것이다. 최소한 3대 기관이 모두 미국의 신용등급을 떨어뜨려야 시장의 평가가 떨어진다. S&P사 하나만 국가신용등급을 떨어뜨리고 무디스사와 피치사가 유지하면 시장의 평가는 그대로 유지된다. 그 영향으로 인해 우리의 코스피지수가 1500 밑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제기한 사람은 잘못된 것이다.
고스란히 그 과정이 나타났다. 1년 전 스탠다드앤푸어스사가 국가신용등급을 떨어뜨리기는 했지만 무디스사, 피치사가 그대로 유지하기 때문에 금융변수에 영향을 미치는 마켓 프리어의 미비에 대한 평가는2 차 세계대전 이래로 유지해온 AAA 등급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지금 S&P사는 금융변수에 영향을 거의 미치지 못하고 본래 상태로 돌아오고 있다.
신용등급도 특정 기관 하나가 하면 안 된다. 여러 개의 지표를 같이 봐야 한다. 왜냐하면 특정 기관이 잘못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3대 기관이 특정 국가의 신용등급을 같은 각도에서 보느냐가 중요하다.
유럽위기 때문에 증시와 관련해 신용등급이 가장 큰 이슈다. 위기 때에는 평가기관들의 위상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최근 가장 관심이 되는 국가신용등급의 움직임을 보면 실적이 있는 참여자수를 볼 때 국제 신용평가시장은 완전경쟁 시장이다.
국제적으로 한 건이라도 실적이 있는 신용평가사가 국제신용평가사에 154개 정도로 이는 완전경쟁시장이다. 특정 평가사가 가격을 주도하는 프라이스 메이커가 아니고 가격을 순응하는 프라이스 테이커적인 여건이 충분히 형성되어 있다. 그것이 완전경쟁 시장의 조건이다.
그러나 마켓 쉐어로 볼 때 시장점유율은 85% 정도로 완전히 독과점 시장이다. 그러다 보니 3대 신용평가기관들의 움직임에 따라서 증시투자자나 정책당국자들이 일희일비하는 모습이 나타난다. 심지어 신용등급을 대상으로 쇼핑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이것은 마켓쉐어가 85%의 점유율을 가지는 과정에서 무소불위의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앵커 > 연방부채한도의 확대가 신용등급에 있어 굉장히 중요하다. 1년 전 미국의 신용등급이 강등되었을 때도 이슈였고 올해 말에도 이 이벤트가 있다.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S&P사가 신용등급의 강등조치를 한 1년 뒤에 재점검이 월가에서 이슈가 되는 이유는 조만간 미국 연방부채 한도의 확대가 닥치기 때문이다. 버냉키 의장이 가장 염두에 두는 것이 무엇인가. 자기가 추구하는 통화정책보다는 재정정책이 자기 주무부서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재정절벽 문제를 하반기에 미국의 경제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로 꼽고 있다.
작년 8월처럼 연방부채 한도의 확대가 되지 않는 문제가 닥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미국에 재정절벽이 된다면 재정지출은 절벽처럼 급등한다. 통화정책보다 효과가 클 것이고 미국경제는 더블딥이 된다. 그리고 1년 전의 경험으로 본다면 재정절벽 문제와 연방부채 한도 확대가 안 될 때는 재정적자, 국가채무 때문에 3대 신용평가기관 중 다른 기관들에서도 신용등급 강등 문제가 나올 수 있다. 그래서 이 문제가 월가 내에서는 가장 이슈가 되고 있다.
재정정책이기 때문에 대선에서 어떤 사람이 당선되느냐에 따라 결정할 수밖에 없다. 지금 대선 과정을 보면 오바마 대통령은 크루그먼 독트린을 선택한다. 재정적자에도 불구하고 경기부양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미국처럼 조세구조가 누진적 구조로 갈 때는 경기가 회복되면 재정수입은 더 증가한다.
그렇다면 단기적인 재정적자는 확대되더라도 결국 중장기적으로는 재정적자를 축소한다는 것이 크루그먼 독트린이다. 반면 재정적자가 있을 때는 지출을 삭감시키고 긴축을 해야 한다는 것이 로코프 독트린이다.
민주당은 크루그먼 독트린을 선택한 상태이고 공화당은 로코프 독트린을 채택하고 있다. 지금 상태에서 여론조사 결과는 박빙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지만 대체로 재정절벽 가능성이 있다. 간접적으로 보면 오바마가 당선될 것인지 민주당 후보가 당선될 것인지 알 수 있다. 재정절벽 가능성을 30% 밑으로 보기 때문에 대선 결과는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앵커 > 1년 전 S&P사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사건이 굴욕에 그치면서 신용평가사들의 위상도 달라졌고 앞으로 변화도 있을 것 같다.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S&P사의 영향력이 종전만 못하다는 것이 이번 회견에서 나타났다. 그리고 특정 기관의 신용등급평가와 시장의 평가는 분명히 다르다. 최소한 시장의 평가는 3대 평가 중 2개사 이상 공정성을 가져야 영향력이 있다. 이런 점은 전세계적인 전문적인 지식을 토대로 정확하게 시청자에게 전해야 한다. 1년이 지난 시점에서 나타난 상황이다. S&P사의 굴욕을 계기로 다른 국가들은 빨리 자국 신용평가의 위상을 높이려고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도 한국기업평가 등이 있지만 국제위상을 갖추고 대항력을 갖추도록 노력해야 한다. 지금 그런 노력이 있는가. 정책적으로도 그럴 필요가 있다. 지금 세계 각국은 3대 평가사의 위상에 대비한 대항력을 기르고 자국 신용평가사의 국제 위상을 갖추기 위해 정책적으로 상당히 노력을 하고 있다. 이것을 우리 정책 당국자들이 감안할 필요가 있다.
3대 평가사도 S&P의 굴욕을 계기로 해서 다시 한 번 2차 개혁에 나서고 있다. 1차 개혁은 글로벌 위기부터 지금까지다. 이 S&P사의 굴욕을 계기로 3대 신용평가사의 위상이 떨어지면 고객들이 떨어져나가는 것이다. 그것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위상을 갖춰야 한다. 그래서 다시 한 번 2차 개혁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새로운 평가기준 등이 생기면 한국의 기업이나 금융사들이 해외에 나가 조달금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또 평가기준의 가이드라인이 바뀌었다는 것은 외국인이 한국에 들어올 때의 지침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이런 정책변화를 잘 읽어야 한다. 1년 전 S&P사의 신용등급이 떨어질 때 마치 코스피지수가 1500 밑으로 떨어질 것처럼 해석했다. 앞으로는 이와 같은 잘못된 해석은 하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