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매각 절차 시작..누구 품으로?

입력 2012-07-31 17:48
수정 2012-07-31 17:47
<앵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지분 매각이 본격화됐습니다.



국내 유일의 항공기 제조사라는 점에서 인수 참여 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현재 인수 의사를 밝힌 곳은 대한항공이 유일합니다.



<기자> 지난해 6월 상장에 성공한 카이(KAI). 1년여가 지난 지금 최대주주인 한국정책금융공사가 지분 매각에 나서면서 민영화의 수순을 밟고 있습니다.



정책금융공사와 삼성테크윈, 현대차, 두산그룹 등의 지분을 합친 41.75%가 공개경쟁 입찰에 부쳐지게 된 것입니다.



공사 측은 공개입찰 방식의 매각을 공식화하면서 참가 투자자의 자격을 제한하기로 했습니다.



컨소시엄을 구성하더라도 대표기업이 자기자금으로 최소 33.33%의 지분을 단독으로 인수하는 조건입니다.



<인터뷰> 한국정책금융공사 관계자



"전략투자자는 최소 33.33% 이상은 들어와야 한다. 원래는 51%를 가져야 확실한 경영권을 가질 수 있지만, 상장기업이라 주식이 분산돼 있으니 41.75%만 가져가도 경영권 행사 가능하다고 본다."



매각이 본격화되면서 관심은 자연스레 입찰 참여 기업으로 쏠리고 있습니다.



공사가 자격을 국내전략투자자로 제한하면서, 지분 10% 이상 보유가 불가능한 외국 기업이나 투자자는 인수주체로 나서기 어렵게 됐습니다.



국내 기업 중 후보로 거론돼온 삼성테크윈과 현대차는 지분 매각을 결정해 가능성이 희박해졌고, 현대중공업도 인수의사가 없음을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가장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는 곳은 대한항공이 유일합니다.



대한항공은 지난 30일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KAI 인수를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대한항공이 카이를 인수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도 많습니다.



업계에서는 한진그룹이 재무구조개선약정 졸업에 실패한 상황에서 1조 원이 넘는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터뷰> 카이 관계자(음성변조)



"인수자금도 있어야 되지만 추가로 투자도 해야 된다. 카이가 신규사업이 예정돼 있는 게 중형 항공기 공격헬기 등 2~3년 안에 시작해야 되는데, 추가로 투자금 1조5천억 이상을 마련하기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



카이 노조가 강하게 반대하는 것도 걸림돌입니다.



카이 노조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지난 1999년 카이를 만들 당시에는 참여를 거부했다가, 이제 와서 인수를 하겠다고 나선 것에 대한 강한 반감을 갖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카이 입찰에 대한항공이 단독으로 참여할 경우 입찰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점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한국경제TV 박현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