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장기세일에도 매출 '제자리'

입력 2012-07-31 17:51
수정 2012-07-31 17:50
<앵커> 백화점 여름 정기 세일 매출이 제자리 걸음을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백화점업계는 지난 한달간 유례없이 긴 세일을 진행하며 불황 탈출을 시도했지만 장기화되는 경기 침체 앞에 백약이 무효했습니다. 김서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백화점업계가 역대 최장 기간의 여름 정기 세일에도 불구하고 고객들의 지갑을 여는 데 실패했습니다.



지난해 이후 만성화된 실적 부진을 벗어나고자 지난 6월 29일부터 무려 31일동안 세일을 진행했는데도 매출이 1%대로 늘어나는 데 그쳤습니다.



(롯데 : 1.8% 현대 : 1.2% 신세계 : 1.6% ※기존점만)



올해부터 매출 집계에 들어가는 신규점 매출까지 모두 포함하면 신장률이 6~9%대로 늘어나긴 하지만 평년보다 무려 2배나 길었던 세일 기간을 감안하면 실망스러운 성적입니다.



(롯데 : 8.8% 현대 : 7.1% 신세계 : 5.6% ※신규점 포함)



백화점업계는 흥행 실패의 원인으로 장마와 무더위가 계속된 날씨를 꼽았는데 길어지는 불황에 극도로 위축된 소비심리가 근본 원인입니다.



<인터뷰> 박진 / 우리투자증권 / 기업분석팀 / 부장



"제조업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기 때문에 임금에 대한 기대감이 많이 낮아져 있고 자산시장의 위축 역시 자산 효과를 축소시키고 있기 때문에 가계 입장에서는 소비 지출에 대한 의지가 약해질 수 밖에 없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불황기에 가계가 가장 먼저 지출을 줄이는 항목이자 백화점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 이상으로 높은 패션 의류 매출이 침체를 보였습니다.



특히 의류 매출의 40% 비중을 차지하는 여성 의류 품목 판매가 부진했는데 카테고리별 매출액이 소폭 신장에 그치거나 오히려 역성장했습니다.



(여성캐주얼 : 6%, 진캐주얼 : 1%, 여성정장의류 : -5%)



아웃도어와 선글라스, 에어컨, 선풍기 등 바캉스시즌 상품과 윤달 이후 계속되는 혼수 수요로 주얼리·시계, 주방용품, 가구 등 일부 품목은 매출이 두자릿수로 늘었지만 전반적인 침체를 이겨내는 데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역대 최장 기간 세일이라는 극약 처방에도 살아날 기미가 없는 매출에 백화점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입니다.



한국경제TV 김서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