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엑소더스, 탈출구 좁은 기업 매물폭탄"

입력 2012-07-27 14:28
<성공투자 오후증시 1부 - 김학주의 마켓키워드>



우리자산운용 김학주 > 2008년 리먼 사태가 터지고 그 이후 자산버블의 문제가 나왔는데 그것은 사실 회복하기 쉽지 않은 구조적인 문제라는 것을 투자자들이 알고 있었다. 그래도 정부가 어떻게 해 줄 것이라는 막연한 바람 속에서 그동안 유동성 게임을 즐겼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해도 안 된다는 인식을 하기 시작하는 것 같다. 최근 미국이나 남유럽의 지방정부가 파산하고 있다. 정부가 우리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하는 것 같다. 그리고 중국정부도 화끈한 부양정책을 쓸 줄 알았는데 아직 망설이고 있다. 그래서 희망을 잃어버리고 있다.



증시 탈출 현상이 있었다. 그야말로 엑소더스다. 주가가 그동안 많이 올랐던 것에 대한 차익매물이 나왔고 유동성이 별로 없는 중소형주들의 매물부담이 있었다. 지금은 기업의 내재가치에 대한 분석이나 합리적 기대보다 탈출구가 좁은 종목부터 매물부담이 심해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드라기가 립 서비스를 했고 미국이나 중국이 곧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이다. 그것 때문에 주가는 올라오고 있지만 그럴수록 차익매물은 굉장히 많아질 것이다. 이것이 추세적 상승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고정자산 형성이라고 표현했다. 사람들은 그것이 부동산개발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한 것이 아니냐고 했는데 또 말을 바꿨다. 엊그제에는 부동산가격을 확실히 잡겠다고 했다. 서로간 상충되는 의견이다. 부동산개발을 하면서 부동산가격을 어떻게 잡겠는가. 원자바오도 갈팡질팡하며 굉장히 헷갈려한다.



원자바오가 고민하는 것은 물가다. 중국은 물가의 상승률이 문제가 아니라 소득수준 대비 물가가 이미 높다. 그래서 물가의 상승이 여기서 더 진행된다면 참을 수 없는 것이다. 원래는 재화의 가격을 보면 원가의 인건비가 상당하기 때문에 개발도상국의 물가는 낮은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지난 4년 동안 중국은 아주 빠른 성장을 했기 때문에 그 과정 속에서 해외의 선진국 인건비가 포함된 자본재를 많이 수입했다. 그래서 물가 자체가 높은 것이다.



안 그래도 지금 흉작이라 곡물가격이 올라가고 있다. 사실 중국의 물가를 보면 음식료비가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그것이 올라가고 있다. 여기에 만약 부동산 가격까지 오르면 사회적 동요가 일어날 수 있다.



지난번 HSBC PMI에서 보았듯 고용이 악화되고 있다. 그래서 무엇을 안 할 수는 없다. 그런데 하자니 물가부담도 있고 지금은 굉장히 망설이고 갈팡질팡하는 태도가 연출되고 있다.



미국 정부가 가장 바라는 바이다. 그러나 그것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주택가격이 반등을 했다. 미국사람들 중 주택대출금을 갚다가 포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깡통주택 소유자들이 집을 포기하면 은행이 그것을 차압해 시장에 파는 것이다. 그것 때문에 미국정부가 원하는 주택가격 상승이 방해되고 있다.



그래서 미국정부가 그렇게 집에서 내쫓지 말고 차라리 살게 해 월세를 받으라고 했다. 대신 그 사람들의 부채를 탕감해주고 부채를 재조정해주라고 했다. 그것이 서로 간 좋은 것이기 때문이다. 그때부터 은행들이 정부의 말을 들었다. 지금은 그러한 그림자재고가 축소된 제한적인 주택가격 상승이다.



그런데 이것이 지속될 수는 없을 것이다. 그 이유는 일단 미국사람들이 집을 살 만한 돈이 없다. 앞으로는 저축을 상당히 많이 해야 한다. 지금 연금이 부실화되고 있다. 은퇴해서 받을 돈을 못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하고 지방정부도 더 이상 도와주기 어렵다. 그러면 저축을 더 많이 해야 한다. 있는 입도 팔아야 하는 상태다.



미국에서 월세를 놓으면 월 700달러 정도를 받을 수 있다. 그런데 그 자금을 조달하려면 월 560달러 정도가 되니 140달러 정도의 초과이익을 얻을 수 있다. 그렇지만 거래비용을 생각하면 굉장히 미미하다. 특히 미래에 대한 기대가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별로 없다. 그래서 미국정부가 원하는 대로 집값이 올라 소비가 자극되는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기업실적이 2분기에 처음으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고 3분기도 계속 그렇게 될 것 같다. 왜냐하면 다우지수를 구성하는 30개 대형주의 3분기 매출 성장률을 보면 전분기 대비 1~1.5% 정도 늘어날 것으로 본다. 연초 4~6% 정도 늘어난다고 했는데 많이 줄어들었다. 기업의 매출이 감소한다는 것은 치명타다. 왜냐하면 가동률이 낮아질수록 단위당 고정비가 급상승한다. 그리고 마케팅 비용도 그만큼 늘어나니 수익성이 나빠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특히 각국의 지방정부가 부실해지니 그들이 줘야 하는 사회보장성 경비를 기업에게 떠넘길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면 지난 3~4년 동안은 가장 정부가 기업에게 우호적인 정책을 많이 폈다. 그 이유는 고용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어려운 경제 속에서 고용을 잡아달라는 부탁이었다.



미국의 GM이나 포드는 종업원이 은퇴했을 때 사회보장성 경비를 기업이 줬다. 그것이 너무나 많았다. 그래서 기업이 도산하게 된 것이다. 그것을 지방정부가 가져간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제는 기업들이 부실해진 지방정부를 위해 돌려 받아야 하는 부담이 있을 수 있다. 그것을 생각해봐야 한다.



기업의 실적은 나빠질 수밖에 없다. 특히 중소기업들이 더 문제다. 크레딧 스프레드가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착안해야 한다. 중소형주가 그동안 많이 투매되었는데 사실 이런 현상이 벌어지면 중소형주는 조심해야 될 상황이다.



애플의 실적이 예상보다 저조하게 나왔다.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아이폰5가 부품 조달이 안 돼서 생각보다 늦어진다. 그래서 기존 아이폰4S가 잘 안 팔린다. 대신 대기수요가 4분기에는 잘 반영될 것이니 걱정이 없다고 보는 사람도 있다. 반면 애플이 구글의 안드로이드 진영에 밀리고 있기 때문에 빠진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지금은 후자를 기대하는 사람들이 조금 더 많다. 그 이유는 LTE폰이 나오면서 애플의 대응이 늦었다는 평가가 있다. 애플은 브랜드가 중요하다. 그러니 아직 LTE폰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나 베이스밴드칩 등이 완비되지 않았다. 그러니까 애플은 섣불리 그것을 하지 않고 기다리고 있다.



반면 삼성, LG, HTC 같은 회사는 4G 로드맵이 있는 버라이존을 통해 먼저 팔기 시작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수요가 좋았다. 빠르기 때문에 미국사람들도 잘 산다. 미국사람들 사이에서 이에 대한 애플의 대응이 늦은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있었다.



또한 하드웨어 부품업체들이 애플에 대응하는 경향이 있다. 애플이 계속해서 부품가격을 깎으려고 하니 화를 내는 것이다. 도시바도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30% 덜 생산하겠다고 했다. 애플한테 덜 주겠다는 의미다. 삼성도 SSD의 가격을 떨어뜨려 보급시킨다. 그것은 낸드플래시를 수요하는 것이니 자신이 생산한 낸드플래시 메모리는 SSD에 공급하고 애플에게 덜 주겠다는 것이다.



그러니 애플은 해 보라는 식으로 나온다. 그래서 애플이 상당히 도전을 받고 있다. 그래서 최근 펀드매니저들 중 애플진영에서 삼성진영으로 넘어오는 경우도 있다.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보험업종이 그동안 강세를 보였던 원인은 첫 번째로 자동차 손해율이 굉장히 빨리 떨어졌다. 옛날에는 90% 이상 가다가 지금은 60%대까지 떨어졌으니 상당히 호전됐다. 그 첫 번째 이유는 자동차 사고가 나면 옛날에는 사고액의 200만 원까지는 손해분담금을 보험사가 다 지불했었다.



그런데 작년부터 규정이 바뀌었다. 50만 원이 넘어가는 것부터는 본인이 공동 부담하게 됐다. 그래서 웬만한 사고는 신고하지 않고 처리해버린다. 그만큼 보험사가 도움을 받았다. 또 블랙박스가 많이 보급됐다. 얼토당토 않은 비용을 보험사가 지불하는 경우가 많이 적어졌다.



그리고 장기 저축성 보험도 최근 많이 팔렸다. 그래서 괜찮았다. 자동차 손해율이 떨어진 만큼 정부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결국 계속 보험료 인하를 요구할 것이다. 이미 정부가 그렇게 이야기하고 있고 일회성 수혜라고 볼 수 있다.



또 장기 저축성 보험도 지금은 잘 팔리고 있지만 수익성이 조금 의심스럽다. 설계사 비용까지 포함하면 연 5% 이상은 내야 할 것 같다. 그런데 지금 이러한 저금리를 감안했을 때 그것은 굉장히 쉽지 않다. 그래서 시간이 갈수록 보험사의 수익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보험주는 증시 침체기에 안전자산으로 각광을 받았을 뿐이지 산업 내에서 무엇인가 달라져 구조적으로 오를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