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의회 발언에 주목..추가 부양책 시기는?"

입력 2012-07-18 09:20
<출발 증시특급 1부-글로벌 마켓 NOW>



김희욱 해설위원 > 기다리던 버냉키 연준의장의 연설 첫 날 일정이 마무리됐다. 연준 임원의 발언은 마치 외교문서나 외교관들의 발언처럼 상당히 미묘하고 디테일한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다. 여러가지 뉴스에서 많이 다루고 있지만 확대 재생산을 막기 위해 원문으로 살펴보기 위해 버냉키 연준 의장 연설문을 준비했다.



일단 이 연설문 발표 전후로 시장의 반응이 어땠는지 S&P500지수의 일중 흐름을 체크해보자. S&P500지수가 버냉키 연준의장에 대해 실망 매물이 쏟아졌던 구간이 나오고 있다. 급격하게 가라앉는 구간이 바로 오전 10시 버냉키 연준의장의 연설 내용이 나왔던 시점이다.



그 부분에서 급락하고 있지만 곧 다시 반등하고 있다. 상승 출발은 기대감 때문에 어떻게든 오르며 출발했지만 시장의 1차적인 반응은 연설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자세히 시간을 두고 뜯어보니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다는 투심의 변환이 S&P500지수 일중 흐름에 담겨 있다.



도대체 어떤 내용을 연설했는지 들어보자. 버냉키 연준의장이 이틀 일정 중 첫 번째 의회 증언을 마쳤다. 그는 우리나라의 한국은행 총재 위치에 있다. 한은 총재가 국회에서 업무보고를 정기적으로 하듯 반기 증언을 한 것이다. 오전 10시 시장이 출렁이는 구간이 있었다.



먼저 FOMC 성명서와 비슷한 형식이다. 현재 경기진단과 전망 부분을 보면 GDP 성장률 둔화 추세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세부 항목에 대해서는 고용이 둔화되고 있는 현실을 지난주 고용지표 부진을 예로 들어 설명하고 있다. 7만 건 밖에 늘어나지 않았다. 그리고 가계소비에 대해서도 역시 회복 추세는 겨우 유지하고 있지만 탄력이 떨어지고 있다.



하지만 주택경기는 완만한 회복세를 유지 중이다. 지난 6월 FOMC 의사록 내용과 거의 비슷한 내용이 많다. 그리고 향후 리스크에 대한 언급도 비슷하다. 먼저 유로존 이야기를 하고 있고 최근 문제가 집중되고 있는 스페인 은행권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이 역시 지난번 FOMC와 비슷한 내용이다.



그래서 결론은 맨 마지막 연준의 통화정책 대응 기조다. 경제전망에 대해 더 비관적으로 시각을 한 단계 낮췄다는 것이다. 연준이 양적완화 중 가장 예민하게 의식하는 것이 인플레이션이다. 그런 연유로 인플레이션도 한동안 위축된 국면으로 갈 것이다.



이에 따라 경제성장에 있어서는 심각한 다운사이드 리스크라는 표현이 중요하다. 연준 의장이 저렇게 표현했다는 것은 상당히 문제를 심각하게 본 것이다. 이번 내용은 그 수위가 상당히 셌다. 직설적이면서 비관적인 전망이 나왔다. 그런데 연준 의장의 입장에서는 이렇게 발언을 세게 하면 부담이 커진다는 것을 감수했다. 이 정도의 디테일을 보고 나니 시장이 마음에 드는 내용으로 취급했다.



결론은 이러한 판단들을 근거로 지난 6월 FOMC에서 밝힌 추가적인 경기부양 조치의 당위성이 그 이후로도 계속 입증되어 왔다. 그리고 연준은 이미 준비에 들어갔다고 재강조하고 있다. 알맹이가 빠진 듯 하지만 그래도 강력한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이런 추가조치를 도대체 언제 내놓을지 궁금하다.



연설 후 질의응답 시간을 보자. 제일 첫 번째 질문에 시기는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이었다. 앞으로 FOMC가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이냐, 그 시기까지 암시적으로 질문했는데 이에 대한 버냉키 연준의장의 답변은 고용시장과 경기 하방리스크를 확인하는 것이 제일 중요한데 이달 말이나 늦여름까지 라는 표현을 썼다. 이때까지는 예의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바로 다음 FOMC가 7월31일~ 8월1일이다. 이달 말은 조금 이르다. 그리고 늦여름이라고 했으니 다음 FOMC인 9월 12일에서 13일 정도는 결과물을 내놓을 수도 있다. 이달 말과 늦여름까지 예의주시하겠다는 발언을 했다. 다음 번 FOMC에서는 시기상조이지만 그 다음 번에는 이야기를 할 수도 있겠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현지 시장과 외신의 평가를 보자. 로이터 통신을 보자. 일장일단이 들어있다. 경기진단에 대해 상당히 직설적이면서도 발언수위가 셌다는 점은 시장에 기대감을 갖게 했지만 양적완화에 대해서는 아직이다. 오늘 버냉키 연준의장의 증언내용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수우미양가 중 우 정도로 중간보다 조금 좋은 정도다. 만약 양적완화에 대한 직접 언급을 했다면 수였을 텐데 그것이 빠진 상태에서 우 정도는 나쁘지 않은 것으로 시장의 반응이 나타났다.



여기에 대한 키 프라이빗 뱅크의 의견을 들어보자. 처음에는 표면적인 내용만 놓고 추가 양적완화, QE3라는 단어가 등장하지 않았기 때문에 버냉키 연설 직후 대량 매도세가 나왔다. 그런데 그 후 오늘 버냉키 연준 의장의 의회 증언 내용과 질의응답 내용이 자세하게 전해지면서 그 가운데 일부나마 시장에 희망을 유지할 만한 내용이 확인됐기 때문에 결국 반등에 성공했다.



앞으로도 이런 QE3 테마 장세가 계속 유지될 예정이다. 어떤 재료든 QE3 관점에서 해석할 것이다. 앞으로 나올 QE3의 규모나 시기 등의 결론보다는 이런 QE3 가능성이 올라가고 내려갈 때마다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의 줄다리기에 따라 민첩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버냉키 연준의장의 의회증언이 시장에서 갖는 효과를 살펴보자. 미국의 중앙은행장이라는 자리는 말 한 마디로 전세계 글로벌 금융시장 전체를 들었다 놓았다 할 정도로 영향력이 큰 이슈다. 그러다 보니 의회에 출석해 무엇인가 이야기하는 날은 시장이 분명히 반응할 것이다.



소시테제네럴에서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반기 의회증언의 경우 2007년부터 매년 2번씩 있다. 의회증언을 한 당일에는 S&P500지수의 상승과 하락이 비슷한 비율로 집계됐다. 이는 소문에 샀다가 뉴스에 파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기대가 현실로 바뀌면 추가 매수가 들어올 수 있으며 오늘처럼 상황 반전이 일어나는 날도 있다. 그러나 달러화 환율을 보면 달러는 약세가 나타난 날이 더 많았다.



달러원 환율에 대해 점검해보자.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달러대비 원화환율은 버냉키 연준의장 연설 직후에는 하락했다가 미 증시 마감 후 다시 조금씩 반등하고 있다. 어제 우리증시 반등을 유로화 강세가 나타나면서 이것을 등에 업고 모멘텀을 마련했다고 볼 때 어제 버냉키 효과 선반영을 조금 생각해야 한다. 또 장중 워낙 버냉키 연준 의장 연설이라는 재료가 크기 때문에 이에 대한 해석이 계속 뒤집힐 수 있는 상황이므로 나스닥과 S&P선물지수를 보면서 대응하는 것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