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투자의 아침 2부 - 이슈진단
글로벌모니터 안근모 >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미국 연준은 최근의 경제상황에 대해 비교적 큰 불만을 갖고 있으며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수단들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양적완화도 그와 같은 정책수단 가운데 하나이지만 추정컨대 양적완화 말고 이보다 조금 덜 직접적인 방법이 연준의 고려대상일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버냉키 의장이 오늘 직설적으로 강력하게 시사한 것은 아니지만 전반적인 발언 내용을 보면 연준이 곧 추가적인 완화 정책을 동원할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었다.
버냉키 의장이 오늘 한 발언 중 주목할 만한 대목은 디플레이션 우려를 언급했다는 점이다. 디플레이션이 연준의 새로운 우려 사항으로 등장한 사실을 밝힌 것이다.
버냉키 의장은 오늘 증언에서 이달 말 FOMC 회의에서 다룰 두 가지 포인트를 꼽았다. 노동시장이 지속적으로 개선되도록 하는 것과 디플레이션 위험을 회피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버냉키 의장은 양적완화에 관해 답변하는 과정에서도 다시 한 번 이 두 가지 요소, 즉 고용의 안정과 디플레이션 회피를 결부시켜 양적완화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연준은 지난 2010년 제2차 양적완화를 시행할 때도 디플레이션 위험에 대처한다는 명분을 내세웠기 때문에 오늘 버냉키 의장의 발언은 상당한 시사점이 있다. 실제 지난 5월 미국의 소비지출 물가지수는 0.19% 급락해 지난 2008년 말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한 바 있다. 버냉키 의장은 오늘 증언에서 미국의 실업률 하락이 좌절감을 느끼게 할 정도로 느릴 듯 하다고 전망했는데 이 점 역시 추가적인 완화 정책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시사한 대목이다.
버냉키 의장은 오늘 증언에서 QE3를 시행하겠다는 구체적인 암시는 하지 않았다. 대신 다양한 완화정책 수단들을 상세하게 열거했다. 이 점을 놓고 볼 때 양적완화 말고 다른 정책수단을 동원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버냉키 의장은 다른 정책수단으로 재할인창구를 활용하는 방안이나 시장과의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활용하는 방법, 초과 지준에 붙는 이자율을 인하하는 방안 등을 말했다. 버냉키 의장은 연준의 통화정책이 비정치적이며 비당파적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선거 이전에 추가적인 완화 정책이 나오더라도 이것을 정치적으로 곡해하지 말 것을 주문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이런 점을 종합해볼 때 연준은 이달 말 FOMC에서부터 추가적인 완화 정책을 본격적으로 논의한 뒤에 9월 중순 회의에서 무엇인가를 제시할 것이다. 그 전인 8월 말쯤 예정된 연준의 잭슨홀 연례 심포지엄에서 버냉키 의장은 보다 구체적인 정책방향을 발표할 것이라고 연준 주변에서는 관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