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외여건 변동에 대응키 위한 조선 '빅3'의 행보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다만 리스크 요인 또한 적지 않아 선뜻 나서기도 쉽지 않은 양상입니다. 김정필 기자입니다.
<기자>
조선 '빅3'가 M&A를 통해 천수답 구조를 탈피해 보려 하지만 녹록치 않습니다.
인수 가격과 피인수 기업의 부실, 인수 이후 시너지 등 고민 요인이 산재한 이유에서입니다.
최근 대우조선의 플랜트 제조사 대경기계 인수 포기, 분식회계에 발목 잡히며 무산된 삼성중공업의 신텍 인수 등이 같은 맥락입니다.
해양과 발전부문의 경우 부품과 기자재 다수를 수입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인수를 통해 국산화는 물론 발전부문에 발을 담그는 효과 등을 기대했지만 벽에 부딪힌 셈입니다.
이건희 회장이 중공업·건설도 삼성전자처럼 돼야 한다고 언급한 후 사업재편이 발등의 불이 된 삼성중공업은 플랜트 핵심기술, 서브 시 등 신 사업을 서두르는 양상입니다.
현대중공업이 최근 커민스와 합작법인 설립을 검토하는 것 역시 중국과 브라질 등 건설장비 시장 회복을 염두한 사전 포석으로 풀이할 수 있습니다.
'빅3'의 행보는 최근 몇 년간 저가 수주 물량이 반영되며 수익 악화, 업황 부진 등에 따른 '대안찾기'의 일환이지만 이마저 험난한 가시밭 길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적합한 매물도 드물고 당분간 단기 현금부담에 쪼들릴 수 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조선업계 관계자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현금 좀 나가는 시기다. 아무래도 그런 것 부담스러울 것"
그동안 수주한 드릴십과 LNG선의 경우 우선 자기현금으로 건조한 뒤 나중에 잔금을 치르는 계약으로, 수주에 따른 자금 압박이 부메랑으로 돌아오기 때문입니다.
사업 군이 다양한 현대중공업은 여유가 있을 법 하지만 '다른 '빅3'에 비해 상반기 수주가 부진하고 자회사 부담, 여타 사업군도 사실상 바닥권인, 겉만 번지르르 한 경우입니다.
<인터뷰> 조선업 관계자
"문제는 (신사업) 잘 들어가야 하는 것이죠. 현대중공업 비 조선 여러 개 있는 데 공통적으로 다 좋지 않다"
현대중공업의 엔진과 플랜트는 조선과 궤를 같이 해 수주가 좋지 않은 것이 당연하고 전기전자 부문은 적자를 기록하는 등 M&A와 사업재편이 꼭 해법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조선업 강자인 이들이 대외변수에 취약한 구조적 한계를 드러내는 상황에서 무모한 투자가 되레 덫이 될 수 있기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의 형국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정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