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증시특급 1부-글로벌 마켓 NOW>
김희욱 해설위원 > 24시간 전 이 자리에 서 있었던 모습이 생각난다. 결과적으로 여러 투자자에게 죄송한 마음이다. 미국증시와 외국인들의 흐름은 어제 금리인하 때문에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도 있고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다. 계속되는 외국인 대량 매도세에 대해 지금 외부에서는 이것을 돌려놓을 만한 큰 호재를 찾기 힘든 상황이다.
우리나라 관련 내용을 다룬 외신을 보자. 파이낸셜 포스트에서 어제 대한민국 금통위의 금리인하 소식에 대해 다루고 있다. 우리나라 금통위 금리인하가 이머징 마켓 전체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제목이다. 다시 말해 심상치 않은 사정이 있으니 저렇게 금리를 깜짝 인하했을 것이라는 불안감이 이머징 마켓 전체에 번지며 아시아 증시가 다 빠졌다. 서방에 외국인 매도 물량이 집중됐다는 핑계를 대고 있다.
로이터통신의 미 증시 마감 브리핑을 보자. 여기에도 여러 가지 주의할 내용이 있다. 다우지수가 6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한 가운데 오늘은 기술업종에 대한 실적 우려가 매도세를 주도했다는 내용이다. 미국에 상장된 인도 IT기업인 인포시스에 대해 글로벌경기 불확실성과 이에 따른 매출 감소로 인한 실적 우려가 현실화 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인포시스의 주가는 사상 최저가로 떨어진 것이 미 전체 기술주들에 대한 실적 우려로 번지는 도화선이 되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더해 가치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의 인터뷰 내용도 투심을 위축시켰다. 평소 워런 버핏은 의연하게 저가매수나 밸류에이션 매력에 대해 이야기할 줄 알았는데 이번에는 방송에 출연해 유로존 경기가 최근 두 달간 추락했는데 이것이 전과는 또 다른 양상이라 자신이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각 업종 기업들의 매출에 전반적으로 지장이 생겼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것이 또 투심을 위축시켰다.
게다가 아시아의 소식은 어제 호주 실업자수가 예상 외로 급증한 것과 우리나라를 비롯해 브라질도 기준금리를 인하했고 일본 중앙은행도 유동성 완화를 위해 채권매입을 더 늘리기로 결정한 것에 대한 것이다. 그러나 이야기만 다루고 있고 긍정적, 부정적이라는 코멘트가 없어 읽는 입장에서는 찜찜하다. 대한민국과 브라질 역시 기준금리는 인하했지만 주가는 하락했다.
월가 현지 인터뷰 내용을 들어보자. 최근 기업실적과 유로존 문제에 대한 회의감이 극에 달한 지금이야말로 주식투자에 있어 고, 스톱이냐의 국면에 와 있다. 지금 시장은 심리적인 마지노선까지 내려와 있기 때문에 남은 여름증시는 이 투심이 지금부터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달렸다.
오늘 미국증시에 나름대로 희망적인 지표는 있었지만 시장에서 그다지 큰 대접을 받지는 못했다. 지난 금요일 고용지표 실망을 만회할 만한 자료였으면 좋았겠지만 시장의 반응이 그렇지 못했다. 실업수당 청구건수 주간 데이터를 보자. 미국에서 매주 목요일 나오는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최근 고용지표 부진과는 별개로 지속적이고 뚜렷한 감소세가 이어졌다. 이번 주에도 역시 2만 6000건이 감소한 35만 건을 기록하면서 2008년 3월 이후 최저수준까지 내려온 동시에 주간 단위로 4년래 최저치까지 내려온 상황이다.
그런데 시장의 반응은 별로였다. 그 이유는 월스트리트 저널에서 분석했다.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내려가고 있는 것을 너무 믿지는 말자는 제목이다. 대부분의 시장 전문가들은 바로 계절적인 요인을 꼽았다. BTIG 증권의 의견을 보면 최근 실업수당 청구자 감소 추세가 고용시장의 본질적인 개선을 반영하기 보다는 계절적 변동성이 나타난 것이다.
미국의 대규모 근로자들을 수용하는 자동차 생산공장은 통상 비수기인 매년 7월 초 설비교체를 위해 문을 닫으면서 임시직 근로자들을 해고하고 정부에 문제를 떠넘기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올해에는 일감이 많아 대부분의 자동차 공장들이 정상가동을 하며 사람들을 해고하지 않는 추세다. 따라서 이번 실업수당 지표 호조를 고용시장 회복이 아닌 자동차업종의 계속되는 선전으로 파악해야 한다고 읽고 있다.
무엇을 보든지 자동차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런 차원에서 우리나라의 노사문제도 빨리 해결되어 건전한 장기 가치투자에 따른 매수세가 들어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어제 급락에 따라 기술적 반등 정도는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대외적으로 뚜렷한 호재는 없는 상태다. 이번 주는 차분하게 마무리하는 것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