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적 안과질환, 조기 발견해야 시력 지킬 수 있어!

입력 2012-07-12 09:42
아벨리노 각막 이상증, 녹내장, 망막색소변성증 등 치료시기 놓치면 실명 위험



가족력 있거나 이상증상 보이면 반드시 진료 받아야



A씨(50세)는 눈이 침침해지더니 최근에는 업무를 보기 힘들 정도로 시력이 나빠졌다. 장년층에서 흔히 나타나는 노안이나 안구건조증이겠니 생각하고 안과를 찾은 A씨는 뜻밖의 이야기를 들었다. 진단 결과 중증의 녹내장이 발견된 것. 하지만 이보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A씨의 모친도 녹내장을 앓았고 이것이 A씨에게 유전됐다는 것이다.



선천적 안과질환은 태어날 때는 몰랐지만 성장하면서 발병하는 경우가 많다. 심한 경우 실명까지도 이를 수 있기 때문에 조기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아벨리노 각막 이상증, 시력교정술 받으면 실명까지 이를 수 있어



아벨리노 각막 이상증은 상염색체 5번째 염색체가 이상이 생겨 검은 눈동자 각막 표면에 흰 반점이 생기면서 시력이 떨어지는 질환이다. 이 질환은 나타나는 유전자에 따라 동형접합자와 이형접합자로 구분한다. 동형접합자는 유전자 한 쌍이 모두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을 보유한 경우며, 이형접합자는 염색체 중 한 쪽만 이상이 있는 경우이다. 한국인 870명당 1명꼴로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다.



아벨리노 각막 이상증은 각막에 상처를 주는 시력교정술을 받으면 5~7년 안에 반점이 급속히 번져 실명에 이를 수 있는 질병이다. 이 질환은 아직까지 치료법이 없기 때문에 예방만이 최선이다. 최근에는 소아과나 산부인과에서도 아벨리노 유전자 검사를 받을 수 있다고 하니, 어릴 때부터 검사를 하여 유전자 보유여부를 체크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부평성모안과 배계종 원장은 “시력교정술 전에는 꼭 DNA검사를 받아야 하며, 이 질병은 눈을 찡그렸을 때 자외선에 노출되는 부위부터 반점이 시작된다고 하니 자외선을 차단하면 발병을 최대한 늦출 수 있다”고 말했다. 실례로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이라고 판명된 아이에게는 자외선 100% 차단효과가 있는 고글과 같은 안경을 처방하고 있다.



▶ 녹내장, 가족력 있다면 최대 7배까지 발병확률 높아



녹내장 환자 수는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약 2% 정도로, 녹내장으로 진료를 받는 환자의 수는 2003년 23만 5000명에서 2009년 39만 9800명으로 70% 증가하고 있으며, 가족 중에 한 사람이라도 녹내장이 발견되면 가족 전체가 꼭 녹내장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가족력의 경우 부모가 녹내장이 있으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녹내장 발병 확률이 2~3배, 형제가 녹내장이면 5~7배 높다는 보고가 있다.



▶ 망막색소변성증, 4천~5천명 당 1명 발생하지만 심하면 시력 잃을수 있어



망막색소변성증은 망막을 구성하는 시세포층 중에서 빛을 감지하는 세포들이 서서히 사라지면서 시야가 좁아지고 결국 시력을 잃게 되는 질환이다. 증상에 따라 4천명에서 5천 명 당 1명 꼴로 나타난다.



이 질환은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나타난다고 추정되고 있으며 우성, 열성, 반성유전 등 다양한 유전성향을 보인다. 이 병이 성염색체로 유전되면 증상이 빨리 진행되어 사춘기 이전에 나타나고, 상염색체로 유전되면 20대 후반부터 증상이 나타난다. 보통 10세 전후에 야맹증이 나타나며 시야협착과 시력저하가 시작되는데 심한 경우 실명에 이를 수도 있다. 얼마 전 영국에서 인공 전자 망막을 이식하는 수술이 성공했지만, 보편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부평성모안과 배계종 원장은 “눈의 유전질환은 태어나자마자 발견할 수 있으나 평소에는 몰랐다가 성장하면서 발현되면 실명에 까지 이를 수 있다”며 “시력을 잃지 않기 위한 관건은 조기치료인 만큼, 가족력이 있거나 이상증상이 나타나면 반드시 안과전문의의 진단을 받아볼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