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재무장관회의.. 변동성 확대 불가피"

입력 2012-07-09 15:24
성공투자 오후증시 1부 - 박문환의 시장돋보기



동양증권 박문환 > 지난 유로정상회담에서 합의된 내용들인 ESM의 효율적 활용에 대한 구체적 안건이 논의될 것으로 알려져 왔지만 북유럽에서 몇 개 국가들이 ESM의 역내은행 직접지원에 대해 반대의사를 보이는 바람에 당초 기대했던 세부안 마련에 대한 기대치는 떨어졌다.



하지만 네덜란드와 핀란드는 합쳐서 7% 내외의 지분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지금 덴마크가 또 다시 반대하고 있지만 은행연합에 대한 반대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그렇게 위협적이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걱정하고 있는 것은 네덜란드의 변화가 문제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평상시에도 담배 피우던 학생이 술 마디고 들어 왔다면 그렇게 이상하지 않다. 하지만 평상시에 늘 1등을 놓치지 않았던 학생이 어느 날 술에 취해 들어왔다면 왕따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핀란드의 경우 언제나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그래서 이번에 또 반대한다고 해도 특별하지 않다. 그런데 북유럽의 모범생이었던 네덜란드마저 반대표를 던졌다는 것은 시장에는 물론이고 특히 독일에게는 적지 않은 혼란을 주고 있다.



실제 네덜란드에서 최근 진행했던 자체적인 여론조사를 보면 그동안 독일과 강력하게 연대를 하면서 행동을 같이 했던 마르크 뤼터 총리가 힘을 잃기 시작했다. 대신 프랑스처럼 좌파가 힘을 얻기 시작했다. 강력한 차기 총리 후보로 사회당 대표인 에밀레 로에머가 급히 부상하고 있다.



사회당은 네덜란드에서 활동하고 있는 좌파 중에서도 가장 많이 왼쪽으로 치우친 정당이다. 그러니까 그냥 좌파가 아니고 극좌파에 속하는 것이다. 쉽게 말해 프랑스와 독일의 강력한 연대가 깨졌고 이어서 북유럽의 모범생이었던 네덜란드마저 삐딱해지면서 독일의 입장이 조금 더 곤란해졌다. 그리고 그 때문에 지난달 말 겨우 만들어놓았던 합의의 근간이 흔들리기 시작했다는 것이 문제를 만들고 있다.



주로 사태를 해결해야 할 국가들에 대해서도 이탈표가 나오기 시작했다는 것은 특히 메르켈에는 더욱 실현이 될 수 있는 문제다. 특히 ESM의 직접 지원에 대해 찬성한 이후 메르켈은 야당은 물론이고 여당으로부터도 심한 질책을 받고 있다.



심지어 가우크 독일 대통령마저도 이렇게 이야기 했다. 메르켈 총리는 유로존 재정위기가 독일의 재정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상세히 설명할 의무가 있다고 말이다. 소통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독일의 대통령은 정치에 대해 거의 관여하지 않는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이것은 무척 이례적인 일이다.



그러다 보니 걱정거리가 더 하나 만들어진 것이다. 앞서 언급한 ECB의 효율적 활용 방안에 대해 누가 반대했는지 혹은 어떤 방법으로 지원할 것인가를 따지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보다도 근본적인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ECB은 사실 오늘부터 발효되기로 했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발효될 수 없는 상황이다. 아직 주요 국가들의 의회 비준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남유럽의 문제국들만이 대부분 비준을 마친 상황이고 북유럽의 나라들은 대부분 아직 ECB 의회 비준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특히 내일 밤에는 전체 ECB 지분의 27%나 보유하고 있는 독일에서 중요한 이벤트가 있다. 독일의 야당이 제기했었던 ECB의 위헌여부에 대한 판결이 대법원에서 있을 예정이다. 최근 메르켈 총리의 입지를 생각한다면 ECB의 효율적 사용이 아닌 존폐문제가 새롭게 대두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80% 이상의 확률로 합헌 판결이 날 것으로 생각하지만 적어도 오늘과 내일까지는 이로 인해 시장의 변동성이 조금 더 커질 수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