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이슈진단] 막오른 EU 정상회의 관전포인트

입력 2012-06-29 07:33
굿모닝 투자의 아침 2부 - 이슈진단



글로벌모니터 안근모 > 단기적으로는 안도할 만한 결과를 내놓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지금 제일 급한 문제는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채시장이다. 유럽정상들은 우선 이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는 것에 의견을 모은 상태다.



지금 정상회의장 주변에서는 유럽 재정안정기금 EFSF가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시장에 직접 자금을 투입해 국채발행 금리를 끌어내리는 방안이 유력하게 논의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유로존 위기의 응급한 불은 일단 끌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탈리아의 몬티 총리는 시장을 안정시킬 만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일요일까지 남아서라도 성과를 얻어오겠다며 국채시장 불안 문제에 대해 중점을 둔 바 있다. 스페인의 라호이 총재도 지금 같은 국채금리로는 더 이상 오래 버틸 수 없다고 SOS를 쳤었다. 이런 응급대책에 대해 독일도 동의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다소 낙관적이다.



오늘 미국증시 장 막판에 독일 메르켈 총리가 예정했던 기자회견을 취소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 소식이 시장에 희망을 주면서 주가를 끌어올렸다. 세부적인 논의가 더 필요할 정도로 진척이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관측이다.



첫 번째로 논의되는 것은 EFSF가 국채 발행시장에 직접 참여해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를 매입하는 방안이다. 적극적인 국채수요를 창출해 국채발행 금리를 떨어뜨리자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부작용과 난관도 있다. EFSF가 국채를 사들이면 국채수익률은 떨어지고 가격은 올라가는데 민간 투자자들이 과연 비싸진 국채를 따라서 사겠느냐는 점이다. 다음 달이면 국채매입 주체가 유럽 안정화기구 ESM으로 바뀌게 되는데 이 경우 민간 국채투자자들이 후순위 채권자로 밀려나는 부작용도 있다. 이렇게 되면 역시 민간 투자자들이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시장을 외면할 수 있다.



그래서 함께 논의되고 있는 방안이 EFSF가 직접 국채를 사들이는 대신 국채에 보증을 서주는 아이디어다. 직접 국채를 사는 것에 비해 돈이 훨씬 적게 들고 민간의 시장참여를 저해하지 않는다는 이점이 있는 방안이다.



어쨌든 스페인과 이탈리아가 이런 지원을 받게 되면 구제금융을 받는 것과 유사하게 긴축과 개혁을 약속해야 한다. 다만 두 나라는 기존에 정해진 개혁 프로그램을 이미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더 엄격한 요구는 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의 메르켈 총리가 ‘유로본드는 내 평생에는 불가능하다’고 말했었다. 그 말은 은행동맹이나 재정동맹 같은 것이 단기간에 완성할 수 있는 사안은 전혀 아니라는 뜻이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은행동맹과 재정동맹을 추진하기 위한 원칙과 일정, 계획을 마련하기로 하는 정도에서 결론이 날 것이다.



제일 큰 관건은 혜택과 책임의 우선순위다. 본질적인 이견에 있는 부분이다. 프랑스는 약한 나라들이 급하니 먼저 혜택을 준 뒤에 주권의 이양이나 통제권한의 확보 같은 통합규제 문제를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반면 독일은 주권 이양을 통해 통제권한을 먼저 확보한 뒤에 부채를 서로 나눠 지는 혜택을 주자는 입장이다.



독일과 프랑스 누가 더 이기적이라고 단정할 수 없을 정도로 각자 나름대로 이유 있는 주장을 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