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직장인들은 신품 폐인이다. SBS 주말드라마 '신사의 품격' 재방송을 보기 위해 1주일을 참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서이수(김하늘 분)의 유리창 키스를 받는 매력 꽃미남 김도진(장동건 분), 그가 과연 직장 상사라면 어떨까?
IBK기업은행과 한경BP가 최근 남녀 743명을 대상으로 '드라마 속 최고의 상사와 최악의 상사'를 뽑는 흥미로운 설문을 IBK기업은행 블로그에서 진행했다. 이에 따르면 혼자 잘난척하고 혼자 성과를 내는 '신사의 품격' 김도진은 직장 상사로서 큰 매력을 발산하지 못했다.
반면 개인의 업적이 집착하지 않고 대업을 위해 주변 사람의 능력을 잘 끌어내는 '뿌리 깊은 나무'의 세종대왕(한석규 분)은 68.1%의 지지를 받으며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차윤희(김남주 분)가 15.7%로 2위, 신사의 품격 김도진이 6.8%로 3위, '아이두 아이두' 황지안(김선아 분)가 5.2%로 4위에 올랐다.
'최악의 상사는 어떤 유형인가?'에 대한 응답은 '독재자형 리더'가 54.3%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으며 '당신은 어떤 상사가 되고 싶은가'에 대해서는 '인재를 끌어들이고 그들의 재능을 최대한 활용하는 리더'가 30.4%로 1위, '구성원들의 아이디어를 해방시키고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리더'가 23.6%로 2위를 차지했다.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캐릭터 김도진은 현실에서 '독재자 유형'에 가까운 직장 상사가 될 수 있다. 현대인들은 '개인의 천재성'에 집중하는 리더보다는 각 스태프의 역량을 최대로 끌어내 '집단의 천재성'을 만드는 리더를 선호한다.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베스트셀러 '멀티플라이어'의 저자 리즈 와이즈먼은 리더의 유형을 두 가지로 분류한다. 디미니셔(Diminisher)형 리더는 뛰어난 재능은 있으나 팀원들을 주눅 들게 만드는 사람인 반면 멀티플라이어(Multiplier)형 리더는 팀원들의 숨은 재능까지 천재성을 발전시키는 사람이다. 이에 따르면 세종대왕은 역사상 최고의 멀티플라이어였다고 볼 수 있다.
조사를 진행한 IBK기업은행 현웅재 과장은 "결과에서도 나왔듯이 요즘처럼 톡톡 튀는 신입사원들에게는 디미니셔보다 팀원의 능력을 이끌어내고 성장시키는 멀티플라이어가 더 각광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시대"라고 밝혔다.
꽃다운 외모와 출중한 능력을 가진 김도진, 그는 여심을 사로잡았지만 존경받는 리더가 되기는 어렵다. 과연 당신은 김도진처럼 자아에 도취된 상사인가, 아니면 드라마 속 세종처럼 성과를 나누는 상사인가? (사진 = 신사의품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