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유로 정상회담 앞두고 EU 막바지 진통"

입력 2012-06-27 10:24
<출발 증시특급 2부- 마켓리더 특급전략>



우리투자증권 이경민 > 코스피가 6월 초 상승폭을 대부분 돌리고 있다. 오늘도 1800선이 장중 깨지기도 했다. 글로벌증시 등락률을 보면 코스피는 어제 종가 기준으로 6월 초 상승폭의 3분의2 정도를 반납했고 글로벌 주요증시 43개국도 평균적으로 절반 이상 되눌림을 한 상황이다.



이처럼 주식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28, 29일 EU 정상회의를 앞두고 글로벌 금융시장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기 때문이다. 사태 해결의 키를 쥐고 있는 독일이 유로본드 도입, 재정위기국 부채 부담에 대해 여전히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면서 EU 정상회의 결과에 따른 회의론도 커지고 있기 때문에 심리가 크게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스페인은 은행권의 자본확충을 위해 EU에 구제금융을 신청했지만 향후 어떤 식으로 어떤 자금에서 지원을 할지에 대한 불확실성도 아직 남아있기 때문에 시장에는 반등보다 낙폭을 확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는 EU 정상회의에 대한 불협화음, 조정 과정에서의 불협화음 때문에 미리 실망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한다. EU 정상회의 과정에서 별다른 성과가 도출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감이 주식시장에 선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8, 9, 11월의 시장상황을 보면 8월에는 미국 채무한도 증액 문제가 시장에 불거졌고 9, 11월에는 유럽 재정위기가 시장에 불거졌다. 그 가운데 불협화음도 있었고 많은 이견이 표출되기도 했었다. 하지만 진통과정 끝에 막판에 정책공조의 합의를 이끌어낸 바 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다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 EU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심리는 남아 있다.



이와 함께 최근의 악재들도 어느 정도 예상됐던 부분이고 시기적으로 부각될 수 있던 사안들이다. 현재 미리 실망하는 것보다는 선반영한다는 측면에서 1800선 전후의 등락 과정을 거친 이후 분위기 반전을 모색할 것이다.



유럽사태나 글로벌경기 불확실성이 줄어들지 않는 한 시장에서 외국인 매수세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지난 주말부터 외국인 매도 공세가 강화되면서 시장은 급변하기 시작했다. 지난 주말 외국인은 선물 시장에서 1만 6471계약 순매도를 기록하면서 일간 순매도 규모로 역대 두 번째일 정도로 시장에 큰 충격을 줬다. 그러나 외국인 선물 매도 배경은 추세 전환에 배팅하기 보다는 매수 포지션을 청산하거나 주말 리스크를 피하기 위한 헤지 성격이 큰 것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이와 함께 과거 패턴, 1만 3000계약 이상 외국인 선물 매도세가 출회되었을 경우 추세적인 하락으로 이어진 것은 단 두 번에 불과했다. 8번 중 6번은 10거래일 전후로 저점을 확인하고 턴어라운드 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외국인 대량 선물매도에 의한 단기 충격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이로 인해 추세적인 약세로 전환될 것으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



한편 현물 시장에서도 외국인 매도세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조금 더 살펴보면 지난 주말, 그리고 월요일까지 IT 업종에 집중되는 모습이다. 지난 주말에는 외국인 전체 매도 중 IT 업종이 차지하는 비중이 98.9%, 85.6%였다. 이런 부분을 감안할 때 시장보다는 업종별 매도 집중전략이 펼쳐지고 있고 이와 같은 전략적인 측면이 뚜렷하게 관찰되고 있다. 단순히 외국인 매도에 대한 불확실성, 불안심리를 갖기보다 수급변화와 업종별 특징을 통해 향후 매매전략에서 시사점을 찾아보는 방안이 필요하다.



일단 IT에 매도가 집중되고 있다. 오늘은 유럽부터 미국, 우리나라까지도 자동차 업종에 대한 매도세가 집중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외국인 매도세가 IT에 집중되는 이유는 글로벌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고 유럽사태가 불안하다는 심리가 IT업종 실적 하향 조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2분기 실적시즌이 가까워 오는 가운데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까지 하향 조정되면서 시장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이런 실적 불확실성은 반도체 업종에 굉장히 편중되었던 외국인 포트폴리오의 변화를 야기하고 있다. 최근도 반도체 업종에는 8%p, 시장 시가총액 비중 대비 8%p나 오버웨이트 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 글로벌 이머징 국가들이 경기부양책을 적극적으로 펼치면서 그동안 소외되었던 경기 민감주가 반등 시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므로 그런 점을 감안할 때 포트폴리오 다변화 움직임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그런 가능성이 감지되는 차트가 있다. 외국인 순매수 업종 비중 차트는 외국인이 순매수하는 업종들이 얼마큼 많은지를 보여주고 있는 그래프다. 연초 외국인이 삼성전자, 반도체 업종에 매수를 집중하면서 시장은 반등했지만 순매수 업종 비중은 꾸준히 떨어졌다. 그런 가운데 최근 매도를 하고는 있지만 순매수 업종이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부분은 소수 업종 중심의 쏠림 현상에서 벗어나 업종 및 종목별 트레이딩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외국인 순매수 업종 비중이 -2 표준편차 수준에서 최근 반등하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포트폴리오 개편 작업이 이어질 것이다.



6월 초 이후 외국인이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비중을 늘려가고 있는 업종을 보면 소프트웨어, 자동차 부품, 화학, 은행, 조선, 운송 등 다수의 업종이 있다. 이런 업종 중 소프트웨어, 자동차 부품, 은행은 실적 개선세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업종이고 화학, 조선, 운송, 건설과 같은 업종은 2012년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최근 턴어라운드 하거나 하반기 턴어라운드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는 업종이다.



특히 화학, 건설, 조선, 운송, 증권, 보험업종은 중기 가격 메리트가 유효한 가운데 실적 턴어라운드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다. 화학, 보험, 조선업종은 최근까지도 언더웨이트 하고 있다. 비중을 많이 비워 놓았다는 것이다. 그런 가운데 최근 그 비중 갭을 줄이는 업종들은 화학, 보험, 조선, 운송, 증권, 건설업종이다. 이런 업종들은 그동안 가격 메리트가 높았고 하반기 실적 턴어라운드, 실적 개선세가 최근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단기 트레이딩 전략적인 측면과 하락하는 과정에서 비중을 늘려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현재 시장 자체가 안정되는 것이 가장 최우선이다. 그러다 보니 1800선 등락을 보이고 있어 자칫하면 시장이 추세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경계심도 분명히 있다. 그렇지만 1800선 지지력에 대한 신뢰도가 어느 정도 확보된 상황이고 지난 5월 저점을 기록했을 당시에는 굉장히 큰 투자심리의 위축, 유럽사태나 글로벌경기 우려감이 상당 부분 반영되었음을 감안하면 1780~1800선 정도의 지지력은 담보될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적극적으로 비중을 늘리기에는 아직 부담스럽기 때문에 1780~1800선 등락 과정을 이용해 추가적으로 하락할 경우에는 비중을 점진적으로 늘려가는 것이 맞다. 만약 1780~1800선을 하향 이탈할 경우 현금 비중을 늘려가야 한다. 현재는 굉장히 중요한 분기점에 와 있다. 1780~1800선 지지여부에 따라 탄력적인 대응을 하는 것이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