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이슈&이슈] EU 정상회담 '속빈강정' 되나

입력 2012-06-26 07:13
<앵커> 오늘 글로벌 증시 주요 이슈 살펴보겠습니다. 보도국 증권팀의 조연 기자 나와있습니다. 해외 주요 이슈 호재와 악재로 나눠 설명해주시죠



<기자> 25일 글로벌 증시 일제히 큰 폭의 하락을 보였습니다. 이번 주 유럽 정상회의를 앞두고 세계의 시선이 유럽에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실망감을 키우는 발언들이 이어졌는데요. 먼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기존의 강경 입장을 굽히지 않고, 유로존 부채 분담에 대한 반대 입장을 재차 밝혔습니다. 여기다 에발트 노보트니 유럽중앙은행 정책위원도 이번 정상회담은 정책의 큰 방향만 잡을 뿐”이라며 큰 기대는 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해외 증시는 항상 이벤트의 여파를 선반영한다는 점에서 조금 더 지켜봐야 할 부분일 것 같습니다. 해외 주요 이슈 함께 살펴보시죠.



먼저 호재성 재료입니다. 미국의 지난달 신규주택 매매 건수가 모기지 이자율 하락에 힘입어 예상보다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스페인 정부가 긴축목표 달성이 불가능할 것이란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앞으로 2년간의 예산 청사진을 내놓았습니다. 중국의 시중금리가 4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중국 정부가 오는 7월에 지급준비율을 추가로 인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다음은 악재성 요인입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유로본드 도입에 대해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25일 오후 스페인 은행들의 신용등급을 무더기로 강등할 예정입니다. 유럽연합(EU)이 이란산 석유에 대한 거래 금지 조치를 예정대로 내달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산업계를 비롯한 유럽의 경제난이 가속될 것으로 우려됩니다.



<앵커> 시장의 실망감을 준 발언들,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메르켈 총리는 최근 좀 완화되는 모습이었는데, 다시 강경한 입장으로 돌아선 건가요?



<기자> 앞서 말씀 드렸듯이 EU 정상회의를 앞두고 세계가 주목하는 것은 유럽, 더 자세히 말하자면 독일입니다. 유로존의 돈줄을 쥐고 있는 독일에 대해 관심이 집중돼 있다보니 메르켈 총리의 발언 하나하나가 다양한 해석과 여파를 낳았었는데요. 이번에 메르켈 총리가 강경 입장을 다시금 밝히면서 여지를 주지 않는 모습입니다.



메르켈 총리는 25일 베를린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연설을 통해 "모든 이목이 독일에 집중될 것이다"라고 운을 뗀 뒤 "공동부채(유로본드)에 대한 말들이 지나치게 많이 쏟아지고 감시나 감독 증진에 대해선 너무나 논의가 없다는 점이 우려스럽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유로본드와 공동예금보증 방안은 "잘못됐으며 역효과를 불러올 것"이라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는데요. 대신 본인이 항상 강조해온던 감독이 강화된 유럽 정치연합이 필요하다고 외쳤습니다.



한편 28일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논의될 유로존 위기 해법 초안도 마련됐습니다. 하지만 또 구체적인 합의는 나오기 힘들 것이란 부정적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먼저 10쪽 분량의 초안을 살펴보면요. 유로존의 단일 은행 감독기구를 만들어 금융동맹을 구축하자는 것이 골자입니다. 또 공동 채무상환기금을 조성해 재정동맹을 맺고, 'GDP 1%'의 성장펀드 구축한다는 내용도 포함돼있습니다. 하지만 유럽중앙은행(ECB)의 국채 매입과 유로본드 발행, 유로안정기금을 통한 은행 직접 지원 방안 등은 보이질 않습니다. 사실상 시장이 기대하던 세부 대책들은 아예 논의에서조차 배제된 셈입니다.



이 가운데 에발트 노보트니 유럽중앙은행 정책위원이자 오스트리아 중앙은행 총재는 이번 EU 정상회담은 정책의 큰 방향만 잡을 것이며 세부적인 조치는 그 이후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실망이 나올 것이 뻔한 광범위하고, 비현실적인 기대를 하지 말라"고도 덧붙였는데요. 유로존 지도부는 오는 10월이나 12월 정상회담이 되서야 세부적인 대책들이 진전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유로존에서 시작된 불길을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전 세계로 번져 나가는데, 정작 유로존 정책 당국은 원론적인 이야기만 반복하고 실질적인 대책을 구하지 않는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전망입니다.



지금까지 글로벌 경제 주요 이슈였습니다.